[토이 이노베이션] ‘싸구려’는 옛말… 중국 장난감의 대변신

입력 2019-03-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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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장난감’ 생산공장서

해외 유명 기업과 손잡고

디자인-마케팅 허브 구축

유럽·美도 아웃소싱 나서

▲미국 시민이 지난해 11월 <a class='video_link' data-play_key='1000073' data-play_url='23661399'>블랙프라이데이</a>를 맞아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장난감 가게 토이저러스에서 쇼핑하고 있다. 뉴욕/AP뉴시스
▲미국 시민이 지난해 11월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장난감 가게 토이저러스에서 쇼핑하고 있다. 뉴욕/AP뉴시스
중국의 장난감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저가 제품을 대량으로 찍어내는 데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독특하고 질 좋은 장난감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 지금까지는 세계 유수의 장난감 업체들이 주문한 상품을 생산하는 하청업체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자체 브랜드로 승부를 걸겠다고 나서고 있다. 몇 년 안에 ‘싸구려’ 장난감 업체 이미지를 벗어던지겠다는 포부다.

현재 세계 장난감의 75%가 중국 업체 손에서 탄생한다. 미국 시장만 놓고 보면 연간 판매된 장난감 중 85%를 중국이 생산한다. 엄청난 규모이지만 대부분 해외 장난감 브랜드 제품을 싸게 찍어낸 것이다. 그러나 디자인을 연구하고 생산 공정을 개선한 노력 끝에 해외 파트너들과 공동으로 브랜드를 개발하는 단계에 올라섰다. 향후 자체 브랜드만으로 세계 시장을 호령한다는 전략이다.

항저우ZT모델컴퍼니(HZTMC)의 판매 담당 매니저인 아론 퉁은 “아직 많은 중국 장난감 업체가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제 OEM은 우리의 주력 사업이 아니다”라고 최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HZTMC는 현재 스페인, 포르투갈, 호주 및 영국의 파트너와 10개 이상의 제품을 공동 브랜딩하고 있다. 통은 “우리는 향후 몇 년 안에 공동 브랜딩도 점차 없앨 예정이다. 해외 업체들이 OEM을 기반으로 우리와 협력하길 희망하는데 우리는 그럴 의사가 없다”고 강조했다. HZTMC는 현재 전체 인력 200명 중 30명 이상이 연구원과 엔지니어링 인력이다. 또 영국에는 자회사인 플레이스팀에듀케이션을 세워 디자인 팀을 꾸려나가고 있다.

공동 브랜딩 전략을 세우고 일찌감치 해외 시장에 진입한 업체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중국의 디즈니’로 불리는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 알파그룹은 2년 전 로스앤젤레스(LA)에 디자인과 마케팅 허브를 구축했다. 알파그룹의 글렌 유 디자인 디렉터는 “미국에 진출한 지 2~3년 만에 사업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중국의 생산자원과 해외 디자인 자원을 결합해 상당한 이점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R&D) 능력 없이 공장만 즐비했던 중국이 해외 사업자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자체 브랜드 개발의 토대를 다지는 전략을 펼치는 것이다.

해외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2년 전 HZTMC에 합류한 프랑스 출신 연구원 자파르 무함마드는 “예전에 중국 완구 제품은 싸다는 인식이 전부였지만 이제 기능과 성능으로도 밀리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뉴욕의 유아 콘텐츠 생산업체인 리틀에어플레인프로덕션의 조쉬 셀리그 대표도 “중국과 협력하면서 큰 성공을 거뒀다”며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19 북미 국제 장난감 박람회’에 참가한 중국 저장성 소재 닝보광이토이스의 마후이니 사장은 “우리는 과거에 유럽시장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제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용 나무 장난감으로 미국 공략에 나섰다”며 “자사 디자인팀이 글로벌 장난감 대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 중국 업체들에 디자인 아웃소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장난감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나기 위해서는 더 이상 가격 경쟁력이 아닌 제품 개발과 혁신이 필수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싸구려’만 생산하던 중국이 자체 브랜드로 글로벌 시장을 제패하겠다는 야심을 실현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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