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중개사들...거래 절벽에 “복비 무료” 등장

입력 2018-04-13 10:00 수정 2018-04-1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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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경기 호황을 타고 급격히 늘어난 공인중개사들의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부족한 매물을 확보하기 위해 ‘복비 무료’ 이벤트까지 등장하는 판국이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종로의 한 중개업소는 지역 집주인들에게 문자를 돌려 매물을 올릴 경우 중개보수를 받지 않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지역 중개업소 대표는 “얼마 전 문을 연 중개업소가 복비를 무료로 내걸고 매물을 확보 중인 것으로 안다”며 “일단은 매물이 있어야 손님을 끌어모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무료 중개보수가 중개업계 전체에 해를 끼치는 행위란 지적이 빗발친다. 하남시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복비를 무료로 한다는 것은 중개사가 자신이 하는 노동의 가치를 땅에 떨어뜨리는 짓”이라며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제 살 깎아 먹는 일들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법이라는 설명도 있다. 새로 개업한 중개사는 지역 중개사들이 자기끼리만 매물을 공유하는 회원·비회원 차별에 직면하게 된다. 때문에 무리수라도 써서 매물을 확보해야 하는 셈이다.

2015년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중개사가 급격히 늘어나며 살아남기 위한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2014년까지 중개사 합격자 수는 8956명이었지만 2015년 1만4914명으로 늘더니 2016년에는 2만2340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는 2만3698명으로 여전히 증가폭은 커지고 있다. 중개사 총합격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0만6072명에 이른다.

이렇다 보니 매출 또한 변변치 못하다. 지난해 5월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회원 1만5000명을 조사한 결과, 연 매출 3600만 원 미만이 전체의 5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영업비를 제외하면 월수입이 200만 원도 안 되는 중개사가 80%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다.

때문에 매출을 보전하려 올리는 허위매물이 기승을 부린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올해 1~3월 접수된 부동산 허위매물 신고 접수 건수가 총 2만6375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7557건)의 3.5배 수준이다. 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이달부터 주택 거래가 크게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그 전에 어떻게든 매출을 올리고자 허위매물을 쓰는 중개사가 많았다”며 “허위매물 신고자가 이웃 중개업자인 일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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