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대종상이라면 차라리 폐지하라! [배국남의 직격탄]

입력 2015-11-21 11:07 수정 2015-11-2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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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열린 52회 대종상영화제 관련 기자간담회.(사진=뉴시스)
▲지난달 14일 열린 52회 대종상영화제 관련 기자간담회.(사진=뉴시스)
“우여곡절 속에 이 자리에 섰다. 부족한 부분 사과드린다. 대종상은 앞으로 끊임없이 나아가겠다. 많이 사랑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20일 열린 제52회 대종상 영화제 김구회 조직위원장의 말이다.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시상식이라고 명명하기 조차 민망한 최악의 상태로 추락시킨 대종상을 사랑해달라고. “대종상은 앞으로 나아가겠다”라는 말에 어안이 벙벙한 수많은 영화팬과 네티즌, 전문가는 “차라리 대종상을 폐지하는 것이 한국 영화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비난과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국민이 함께하는 영화제의 대리수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참석하지 않는 배우에게 상을 주지 않겠다.” 대종상영화제 조근우 사업본부장이 지난 10월 14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하지만 이날 대종상 시상식은 황정민 전지현 남녀주연상, 오달수 김해숙 남녀조연상 수상자를 비롯한 주요부문 수상자가 대부분 불참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심지어 올해 영화에 한편도 출연하지 않았는데도 인기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수현과 공효진도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민이 함께 하는 영화제의 대리수상은 바람직하지 않아 참석하지 않는 배우에게 상을 주지 않겠다고 소리를 높였던 대종상은 대리수상 시상식의 절정을 보여줬다. 대종상이 얼마나 권위가 없고 존재의미를 느끼지 못했으면 대종상의 주역인 수상자와 후보들이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았을까. 오죽했으면 수많은 영화팬과 전문가들은 대종상 폐지를 요구하는 의견을 쏟아낼까.

대종상은 1962년 1회 시상식을 시작으로 1970~1980년대 반공 이데올로기나 국가홍보 영화들을 수상작으로 선정해 영화인의 외면을 받았고 심지어 1996년에는 개봉조차 하지 않은 ‘애니깽’이라는 영화에 감독상 여우조연상 등을 수상해 시상식의 권위를 바닥으로 추락시키는 등 가장 문제가 많은 영화상으로 꼽혔다. 그런 대종상이 올해는 주요상 수상자가 대부분 시상식장에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는 대리수상의 종합전시장으로 전락했다.

“국민이 함께하는 영화제의 대리수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참석하지 않는 배우에게 상을 주지 않겠다!” 조근우 사업본부장의 말이 나오면서부터 52회 대종상의 파행은 이미 예견됐다. 이 말은 대종상의 권위 부재 인정이자 상의 공정성 부정이기 때문이었다.

상을 상답게 만드는 권위는 누구나 인정하는 수상자의 공정한 선정을 통해 세워지는 것이고 상의 권위가 생기면 수상자는 자랑스럽게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낸다.

52회 대종상은 공정한 수상자 선정에서부터 시상식 진행까지 부실한 시상식의 끝을 보여줬다. 그 결과는 대중과 수상자의 철저한 외면이다. 그리고 존속시키는 것보다 폐지하는 것이 한국영화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비난의 홍수다.

(출처=대종상영화제 포스터)
(출처=대종상영화제 포스터)

문제투성이 대종상은 상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기에 폐지 목소리가 터져나온 것이다.대종상같은 대중문화상은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음악 등 문화작품의 질과 가치 그리고 가수와 연기자, 감독, PD, 스태프의 실력과 명성을 공적으로 인증(reputation)해 주는 기능을 한다. 또한, 대중문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상업성으로 초래되는 문제와 부작용을 억제하는 동시에 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중요시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래서 대중문화상은 홍보 효과에서부터 시청자·관객 동원, 문화상품 소비 증가, 명성과 경쟁력 확보까지 다양한 효과와 엄청난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대종상은 상으로서 이런 기능과 역할을 전혀 못했다. 대종상 관계자들이 자초한 문제 때문이다. 대종상 영화제 김구회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관계자들이“대종상을 사랑해주기 바란다. 대종상은 앞으로 나아가겠다”라는 말 대신에 최악의 시상식으로 전락시킨 책임을 지고 대종상의 폐지를 고려하는 것이 한국영화 발전에 그리고 대중문화상 역할과 권위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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