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프린팅 '의료혁명'] “시술로 잘못된 턱뼈 90%이상 복원”

입력 2014-05-2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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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환 에이치성형외과 원장 인터뷰… ‘3D프린터 성형수술’ 세계 첫 도입

▲에이치 성형외과 백정환 원장은 지난해부터 국내 최초로 3D프린터를 이용한 ‘맞춤형’ 보형물을 직접 제작, 안면조소술에 적용해 성형외과계의 큰 관심을 받고있다. 노진환 기자 myfixer@

“잘못된 시술로 아무리 엉망으로 잘려나간 턱뼈라 할지라도 90% 이상 복원할 수 있습니다. 3D프린팅의 놀라운 힘입니다.”

백정환 에이치(H)성형외과 원장은 3D프린팅이 성형외과 시술에서 혁명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선언했다.

백 원장은 3D프린터로 보형물을 제작해 안면조소술에 적용하는 ‘3D FIT’ 시술을 고안해냈다. 안면윤곽술이 뼈를 깎아내는 것이라면, 안면조소술은 덧붙이는 시술을 말한다. 3D프린터를 성형외과 시술에 도입해 상용화한 사례는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렵다.

백 원장의 아이디어는 얼굴을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 찍은 다음, 뼈의 모양을 3D프린터로 찍어내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언뜻 단순해 보이는 이 아이디어는 엄청난 효과를 불러왔다. 개인마다 천차만별인 뼈대와 99% 딱 맞는 보형물을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안면조소술은 완전히 의사의 ‘눈대중’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보형물 제작 자체가 주물에 재료를 넣어 찍어내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이뤄져 맞춤형 제작이 어려웠다. 결국 의사가 대략적인 보형물의 크기를 골라 수술을 하면서 이를 적당히 깎거나 변형해 덧대는 방식이 최선이었다. 수술 이후 얼굴이 울퉁불퉁해지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 보형물이 살속을 돌아다니는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했다.

백 원장은 3D프린팅으로 안면조소술의 이 같은 한계를 완전히 극복했다. 원래의 뼈 모양과 거의 동일한 보형물을 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비밀은 3D프린터의 정밀함에 있다. 3D프린터가 찍어내는 보형물의 정밀도는 32마이크로에 달한다. 컴퓨터 단층촬영(CT)의 정밀도가 1~0.2밀리 수준임을 감안하면, 무려 20~100배 높은 정밀도다. 즉 CT만 제대로 찍으면 본인의 뼈 굴곡과 거의 동일한 굴곡을 가진 보형물을 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워낙 정밀해 뼈나 보형물을 다듬을 필요가 없으며, 시술 또한 간단하게 진행할 수 있다.

‘3D FIT’ 시술의 가장 큰 수혜자는 이른바 안면윤곽술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피해를 본 환자들이다. 잘못된 시술로 턱뼈 모양이 뾰족해지는 부작용은 뼈가 계단처럼 잘려 있거나, 심지어 치아와 연결된 신경까지 손상시킨다.

이같이 뾰족한 턱을 치료할 수 있는 기존 방법은 재수술을 통해 다듬어 주는 것 외에는 없었다. 보형물로 덧대기도 했지만, 뼈의 표면이 거칠어 보형물이 살속을 돌아다니기 일쑤였다.

“턱뼈가 뾰족해진 부작용 환자는 치료하는 데 상당히 어렵습니다. 완치 방법이 없었던 것이죠. 의사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한계를 느꼈죠. 의사생활 내내 이런 고민을 안고 살던 중 3D프린팅 기술을 접하게 됐습니다. 바로 이거다 싶었죠.”

백 원장의 3D프린터에 대한 연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최근에는 서울대 연구진과 함께 3D프린터로 제작한 보형물에 특정 재료를 도금으로 입혀 물성 자체를 변형하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의료용으로는 두어개의 재료밖에 쓸 수 없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4D프린팅’ 기술이다.

“도금 기술을 통해 보형물을 강철처럼 단단하게 만들거나 연골처럼 부드럽게 만드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화학·재료공학·기계공학·의학 등 현대 과학기술 대부분을 필요로 하는 연구인 만큼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입니다. 그러나 일단 개발이 되는 순간 성형외과·정형외과에는 그야말로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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