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배려없는 '예스터데이' 폐지 [유혜은의 롤러코스터]

입력 2014-04-22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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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을 폐지한다니 이해가 안 됩니다.”

MBC의 심야 음악 프로그램 ‘음악 여행 예스터데이’가 오는 5월 막을 내린다. 지난 1월 25일 첫 방송된 이후 약 4개월 만의 갑작스런 종영이다.

‘음악 여행 예스터데이’는 1970년대부터 1990년때까지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은 가요를 후배 가수들이 라이브 무대로 들려주는 프로그램이다. K팝의 중심에 선 아이돌 가수들은 물론 송창식 이승환 변진섭 박완규 등 세대를 아우르는 가수들이 출연해 추억의 노래를 선사했다.

자극적인 음악과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한 가요 순위 프로그램과 달리 잔잔하지만 감동이 있는 라이브 무대는 시청자들을 끌어당겼다. 토요일 밤 12시 이후 방송된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마니아를 형성한 프로그램이었다. 매회 방송이 끝날 때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호평이 쏟아졌다.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다” “신선한 기획에 박수를 보낸다” “오랜만에 가슴이 뛰는 음악을 들었다” 등 날카롭고 냉정한 시청자들의 손끝에서 칭찬과 격려가 절로 흘러나왔다. 가수들의 역량과 완성도 높은 무대가 잘 어우러진 결과였다.

이 프로그램의 저력은 수치상으로도 나타났다. ‘음악여행 예스터데이’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3월 프로그램 몰입도 조사에서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심야 음악 프로그램이 쟁쟁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누른 것이다.

(MBC)

오랜만에 ‘착한’ 프로그램을 만난 시청자들의 반가움을 뒤로 하고 ‘음악여행 예스터데이’가 폐지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시청률과 제작비 때문이다. 심야 시간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높은 시청률이 나오기 힘들고, 그에 따라 광고 판매도 달성하기 어렵다. 프로그램을 존속시키는 것은 방송사의 입장에서 보면 손해 보는 장사일 뿐이다.

그러나 애초에 높은 시청률을 기대할 수 없는 심야 시간대에 프로그램을 편성한 MBC가 이제는 낮은 시청률을 이유로 프로그램 폐지를 결정하는 부분에서는 시청자들에 대한 배려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더 많은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았으면서 이제는 시청자들로부터 프로그램마저 빼앗아 가는 꼴이다.

‘음악여행 예스터데이’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MBC는 ‘시청자 중심의 명품 음악 프로그램’이란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커다란 아쉬움만 남겼다. ‘음악여행 라라라’, ‘아름다운 콘서트’ 등이 결국 막을 내린 것처럼 ‘음악여행 예스터데이’ 역시 MBC를 스쳐 지나가는 음악 프로그램 중 하나가 되고 말았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1~2%대의 시청률에도 5년 동안 방송되며 KBS의 대표 음악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점을 생각하면 더욱 입맛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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