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 한우 농가의 희망이 되다 … 한우 번식능력 향상 기술

입력 2013-12-2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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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연구자가 함께 만드는 현장농업 이야기 36

“우리 소가 아주 좋은 소라는 걸 저는 압니다.”

경북 예천 강만준 농장주의 자부심에 찬 이야기다. 한우 사육 농가에게 우량한 소를 선별, 번식시킬 수 있는 기술지원이 가능해진 은 대단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일일이 개별 농가의 한우에 대한 번식능력을 측정하고 개선점을 찾는 일은 손이 많이 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연구사업은 새로운 도전이다.

본 ‘한우 번식능력 향상 및 개량 수익모델’ 연구사업은 유전능력 평가 및 분석을 통해 ‘우량 암소 관리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하여 우량한 소의 수정란 이식 기술을 현장 농가에 접목하는 사업이라 요약할 수 있다.

▲우량 암소 생산을 위한 관리체계 구축

본 연구사업은 ‘전국 단위 우량 암소에 대한 유전능력 평가’를 실시하면서 시작했다. 지난 5~10년 동안 전국의 암소 30만두를 대상으로 진행한 유전능력 연구결과를 분석함으로써 개별 농가 암소의 유전능력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가 만들어졌고, 이를 통해 정확한 유전능력 비교가 가능해졌다. 보유 암소 중 옥석을 판별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한우 농가 입장에서는 우량 암소의 정보를 축적함으로써 번식 효율성 증대는 물론이고, 농장의 경영 측면에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키우고 있는 암소의 유전능력이 전국단위 암소 중 어느 정도 순위인지 확인함으로써, 경영 측면에서 다양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유전능력 평가를 통해 유전능력이 좋은 것으로 판명된 소를 대상으로 유전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를 통해 번식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렇지 않은 소는 육우로 판매하여 농가들이 경영상의 이익을 취할 수 있다. 이처럼 개별 농가 암소의 번식능력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만들어 농가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본 현장접목 연구사업의 가장 큰 의미이다.

▲유전능력 평가를 기반으로 다양한 연구사업 추진

현재 그동안 축적된 유전능력 평가 및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장접목 농가에 의미 있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 첫 번째 사업이 우량소의 수정란을 이식해 우량 송아지를 얻는 ‘우량소 증식사업’이고 두 번째 사업은 송아지 번식시기를 일정하게 조절해 번식 효율성을 높이는 ‘발정 동기화 사업’이다.

우량소 증식사업은 농가의 암소 가운데 상위 5% 이내에 드는 우량 암소의 난자를 채취하여 여러 수란우에 이식하는 사업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까다로운 과정이지만 우량한 유전자를 가진 송아지를 생산한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발정 동기화 사업은 동일한 시기에 암소들의 수태율을 증가시킴으로써 송아지 번식시기를 일정하게 관리하기 위해 진행되었으며, ‘일괄수태법’ 기술이 활용되었다. ‘일괄수태법’은 호르몬 주사를 놓아 인위적으로 소들의 발정시기를 맞춘 후, 일괄적으로 수정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통해 수태율을 높여 송아지를 동시에 생산하고 우량한 송아지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현재 현장접목 연구사업은 위의 두 가지 연구사업을 예천군과 평창군의 농장에 투입하여 추진 중에 있다.

▲수태율 15% 증가. 참여 농가가 늘고 있다

사업 초기에는 ‘일괄수태법’이나 ‘발정 동기화’ 등 농가에게 낯선 기술, ‘몇십 두 이상 보유’라는 까다로운 조건 등이 주변 축산 농가로의 확산을 가로 막았다. 조건이 되는 농가들도 고가(高價)인 소를 대상으로 신기술이 진행된다는 점 때문에 참여를 꺼렸다. 경북 예천군 정윤교 대표는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현재까지 해온 방식으로는 어렵다는 걸 알았고, 지금 한우 농가들이 겪고 있는 위기를 극복하고 활로를 찾아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에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금은 신기술을 적용한 농가의 암소 수태율이 15% 이상 증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신기술 이전을 원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립축산과학원 이명식 박사에 따르면 “이 연구사업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분명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술 접목을 원하는 농가가 많이 늘었다”라며, “몇몇 지자체에서는 예산을 발 빠르게 세워서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선진국 일본의 번식률 85%에 도전!

이 연구사업을 이끌고 있는 국립축산과학원 이명식 박사는 “이번에 실시한 유전능력 평가 및 분석은 농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초의 사례”라며, “참여 농장 소들의 유전능력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를 구축했다는 데 매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의 한우 번식률은 75% 수준이다. 하지만 연구사업에 참여한 농가는 2013년도에 80% 수준까지 올라왔으며, 내년까지 관련 분야 선진국인 일본의 85% 수준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현장접목 경영체인 경북 예천군 조승원 농가의 경우 유전능력이 매우 뛰어난 것으로 분석·확인되었으며, 농가에서는 이를 활용한 경영을 실시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우량 암소를 대상으로 번식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소의 경우에는 육우로 활용하여 농장의 소득을 극대화하고 있다.

발정 동기화 사업은 수태율 10~15% 향상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60% 정도였던 수태율이 70~75% 수준까지 올라왔다. 지금은 일본 수준인 80%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유전능력 평가와 분석으로 농장에 경영마인드를 심다

예천군과 평창군에서 실시한 현장접목 연구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기록하면서 본 사업에 참여하려는 시군이 여럿 등장하고 있다. 경북 예천군은 2014년에 군내 암소 5만 두를 대상으로 연구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유전능력정보를 구축함으로써 관내 농가의 경영효율성 향상 및 소득증대에 체계적으로 접근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

경북 예천군 강만준 농장주는 “이번 현장접목 연구를 통해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경영마인드를 갖게 되었다는 겁니다. 경험에 의존했던 주먹구구식 경영에서 데이터에 의한 과학적 경영으로 변한 것이죠”라고 본 연구의 소감을 말한다.

또한 처음에 망설였던 농가들도 연구사업 2년차에 접어들면서 소득증대 효과가 현실화되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의사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전국의 많은 시군에서 관련 정보를 활용한 한우 농가 번식능력 향상 사업에 뛰어들 태세여서 향후 관련 분야 연구사업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우 번식능력 향상 및 개량 종합 수익 모델에 대해 관심 있는 농가는 국립축산과학원 이명식 연구사(033-330-9431)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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