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라이벌 막전막후]오라클 vs 세일즈포스, 인터넷 서비스 기업 맞서 ‘클라우드 통합’ 맞손

입력 2013-08-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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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 DB관리 시스템 독보적 클라우드 시장 후발주자…대결보다는 ‘상생’ 택해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 오라클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통 소프트웨어 강자인 오라클은 그동안 클라우드 시장에 비중을 크게 잡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IT 흐름을 간파해 데이터베이스 시장을 개척했던 래리 앨리슨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MS가 운영체제 ‘윈도’(Window)로 IT 시대의 문을 열었다면 오라클은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인터넷의 무한 가능성과 성장동력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IT 회사 암펙스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던 앨리슨이 창업을 결심하게 된 것은 어느 날 우연히 읽게 된 IBM 연구소의 전망 보고서 때문이다. 앨리슨은 “앞으로 새로운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는 전망 하나에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개발에 올인하기로 한 것이다. 그는 1977년 에드 오츠, 밥 마이너와 함께 ‘소프트웨어디벨롭먼트래버러토리스’(SDL)를 세웠다.

이 회사가 수주한 프로젝트는 미국 중앙정보부(CIA)가 주문한 데이터베이스 관리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 ‘신이 인간에 전하는 메시지’라는 뜻의 ‘오라클’이었다.

오라클이 1978년 개발한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DBMS)은 다양한 컴퓨터에서 적용되는 호환성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이듬해 상업용 오라클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으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회사의 매출은 1982년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올라 24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해 회사는 사명을 주력 제품명인 오라클로 바꿨으며 1986년 3월에는 나스닥에 상장했다.

1987년 오라클은 매출 1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데이터베이스관리업체로 부상했다. 2009년에는 컴퓨터 서버업체인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74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에서 벗어나 스토리지와 하드웨어 등 전 분야에 통합 운영을 도모했으며 2011년에는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했다.

앨리슨 CEO는 2011년 10월 ‘오라클퓨전애플리케이션’을 공개하며 “지난 6년간 오라클이 노력해온 결과를 드디어 오늘 발표하게 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라클은 사실상 클라우드 시장의 후발주자였지만 앨리슨은 “세일즈포스닷컴은 클라우드 서비스가 아니다”라며 세일즈포스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최근 ‘적과의 동침’을 택했다. 지난 6월 25일 세일즈포스와 오라클은 9년에 걸쳐 서비스를 오라클 클라우드에 통합해 운영할 방침을 밝힌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해 구글과 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클라우드 시장에서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지나친 경쟁구조보다는 상생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라클의 지난 5월 마감한 회계 4분기 순이익이 시장 전망치와 부합한 주당 80센트로 총 38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오라클의 분기 순익은 세계 최대 컴퓨터 서비스업체 IBM(32억 달러)은 물론 기업용 소프트웨어 경쟁업체 SAP(11억5000만 달러)를 압도한 것이다.

◇세일즈포스, 오라클, 경영진 출신 설립 공격적 M&A로 고성장… 3년 연속 혁신기업 1위

소프트웨어 서비스업체 세일즈포스닷컴이 오라클을 바짝 뒤쫓고 있다.

세일즈포스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3 세계 100대 혁신 기업’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세일즈포스는 3년 연속 최고 혁신 기업 1위를 유지했다.

포브스는 최근 1년간 매출 성장률과 5년간의 연간 투자 총수익, 자체 평가한 혁신 지수 등을 합산해 세계 100대 혁신 기업을 선정한다.

세일즈포스는 미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2013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에서는 19위를 차지했다.

세일즈포스는 지난 1999년 설립됐다. 당시 설립자는 경쟁업체 오라클의 경영진으로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마크 베니오프 전 오라클 부대표를 비롯해 파커 해리스, 데이브 뮐레노프, 프랭크 도밍게즈 등 전 오라클 경영진이 세일즈포스를 공동 설립했다.

세일즈포스는 공격적 인수합병(M&A)으로 고속 성장했다. 지난 수년간 인수한 기업은 총 24곳에 달하며 총 40억 달러를 투자했다.

세일즈포스는 M&A를 통해 재능 있는 혁신가들을 영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혁신기업의 아이디어 등을 도입할 수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또 M&A로 제품 라인을 변화시키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비전도 바꿨다. 세일즈포스는 매년 11월 ‘드림포스’ 콘퍼런스를 개최해 신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세일즈포스는 지난 2004년 뉴욕증권거래소(NTSE)에 상장했다. 당시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 조달 규모는 1억1000만 달러였다.

세일즈포스는 고객 관리 솔루션을 중심으로 한 클라우드 컴퓨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일즈포스가 서비스를 세분화한 전략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세일스포스는 시간을 절약해 더 많은 거래를 성사시키도록 돕는 영업 클라우드를 비롯해 비용을 줄이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서비스 클라우드, 안전한 소셜 네트워크로 실시간 팀과 협업하는 채터 클라우드를 출시했다.

세일즈포스의 높은 매출 성장률은 산업 부문 IT 서비스를 주도하면서 가능했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세일즈포스는 클라우드 서비스업체에서 기업 고객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자문업체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최근 과도한 M&A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세일즈포스는 올해 ‘이그잭트타깃(ExactTarget)’을 25억 달러에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이그젝트타깃이 지난 2008년 이후 수익성이 저하된 데다 세일즈포스의 지난해 매출이 3억 달러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25억 달러라는 인수가가 과도하다는 것이다.

세일즈포스의 주가는 2009년 이후 400% 뛰었다. 시가총액은 259억8400만 달러다. 세일즈포스는 현재 10만4000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에쿼티스리서치는 세일즈포스 주식에 ‘비중확대(overweight)’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세일즈포스의 1분기 주당순이익은 10센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5% 증가한 8억9300만 달러였다.

애널리스트들은 세일즈포스의 올해 총 주당순이익이 33센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는 2014년 순이익은 38억6000만 달러로 주당 48센트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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