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야생진드기, 눈곱만한 불청객이 가져온 ‘살인 공포’

입력 2013-05-3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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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면 죽는다” vs “확대해석 말라”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살인진드기에 대한 공포가 더해지고 있다. 보건당국에서는 언론에 ‘살인진드기’ 대신 ‘야생진드기’라는 표현을 써 달라고 당부하는 등 진드기에 대한 과장된 공포를 애써 차단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공포는 사실상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진드기 방제 효과가 있는 방충제 매출이 급증했다. 야생 진드기 감염 의심환자 발견 소식이 알려진 15일부터 19일까지 방충제 매출은 30.8% 늘었다. 같은 기간 진드기 퇴치 기능이 있는 제품의 매출은 2배 이상 급증해 이에 대한 공포가 얼마나 심각한지 엿볼 수 있다.

▲야생진드기의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살충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야생진드기로 인한 국내외 피해 현황 = 2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현재 살인진드기에 물린 환자는 모두 37명이다. 27일 하루에만 7건이 접수됐으며 강원도와 제주도에서 각각 1명씩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28일에는 제주도에서 의심환자 1명이 또 숨졌다.

해외에서는 중국과 일본에서 최근 몇년간 야생진드기로 인한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

2009년 3~7월 중국 중앙지역(후베이성과 허난성의 산악지역)에서 원인 불명의 질환이 집단 발생했다. 2011년 원인 바이러스인 SFTS 바이러스가 확인됐고 중국 조사 결과 현재 11개 지역에서 환자가 발생했다.

일본에서는 올해 3월 13일 현재 50세 이상 남자 6명, 여자 2명이 보고됐고, 이중 5명이 사망했다.

◇열나고 피곤하며 곧바로 병원 가야 = 보건당국에 따르면 야생진드기에 물려 SFTS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열이나 구토, 설사, 혈소판 감소, 다발성 장기 부전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열이나 구토, 설사와 같은 증상은 기온이 올라가면서 바깥 활동이 많은 요즘, 피로나 식중독 등 다른 원인으로 발생할 수도 있고, 장기 부전 등은 기타 다른 원인에 의한 감염으로 증상을 보일 수도 있으므로 쉽게 감별해내기 어렵다.

현재는 의심 증상이 있는 환자가 응급실 등을 비롯해 병원을 내원하게 되면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까닭에 각 증상에 맞춰 대증요법을 실시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다.

바이러스 자체를 없애기는 힘들어도 각 증상에 맞게 호흡부전이 올 경우 호흡기를 단다든지, 혈소판을 투여한다거나 열이 심할 경우 해열제를 투여해 병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 = 현재까지는 아쉽게도 SFTS 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보건당국과 의료기관에서조차도 야생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정도다.

진드기 예방법은 단순하다.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는 수풀이나 나무가 우거진 곳 등에서 활동할 때에는 긴 바지와 긴 셔츠를 착용하고 피부가 드러나지 않도록 양말에 바지를 넣어 이동해야 한다.

주변의 식물과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되도록 길의 중앙으로 걷는 게 좋다. 수풀 등에 다녀온 후에는 진드기에 물린 곳이 없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조금이라도 의심이 나면 귀가 후 2시간 내에 온몸을 씻고 거울을 이용해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아이들은 부모들이 머리카락과 귀 주변, 팔 아래, 허리 주위, 무릎 뒤, 다리 사이 등을 살펴줘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강철인 교수는 “살인진드기로 인한 SFTS를 예방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살인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라며 “야외에서 활동 시 가급적 긴 소매 옷이나 긴바지를 입고, 활동 후에도 손발을 깨끗이 하는 등 기본적인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집으로 돌아온 뒤 열이나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면 가까운 병의원을 찾아 의료진의 전문적인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생진드기를 둘러싼 오해 = 야생진드기에 물리면 죽는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치사율이 최고 30%에 이른다는 보고도 맞지 않다. 최근 조사에서도 10% 미만으로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에서는 최근 2년 동안 2047명의 SFTS 감염 환자가 확인됐고, 이 가운데 129명이 목숨을 잃었다. 치사율은 6%대다.

작은소참진드기가 모두 SFTS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1000마리 중 5마리 미만이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를 보유한 진드기에 물렸다고 모두 감염되는 것도 아니어서 확률은 더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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