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여풍당당]⑩한진해운 최은영 회장

입력 2010-12-07 11:32 수정 2010-12-0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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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M으로 불러달라” 특유의 스킨십 경영

한진해운 최은영 회장은 전업주부로 지내오다 남편인 고 조수호 전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로 지난 2006년 경영 일선에 나서게 됐다.

최 회장의 경영 일선에서의 활약은 올해 특히 빛이 났다. 지난 2009년 1월 한진해운 회장, 같은 해 12월 한진해운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 최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글로벌 경제침체로 인해 전세계 물동량이 감소하며 경영위기에 봉착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할 정도로 경영난에 처했던 한진해운이지만, 올들어 반전의 기회를 맞았다.

강도높은 비용 절감과 수익성 향상을 위한 사업다각화를 추진한 결과, 한진해운은 지난 1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하는 등 매출 호조세를 보였다. 올해 꾸준히 흑자를 유지한 한진해운은 2011년에도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매출 회복세에 힘입어 최 회장의 경영능력도 재평가되고 있다. 그동안 단지 여성CEO, 경영 늦둥이로 일컬어지던 최 회장은 단기간 내 위기에 봉착한 그룹을 정상화시키며 경영계에서도 여성이 아닌 유능한 CEO로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재벌가 안주인에서 여성 CEO로 ‘우뚝’=최은영 회장의 행보는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과 닮아 있다. 공교롭게도 해운업계 1, 2위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이끌고 있는 경영인이라는 점과 전업주부에서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경영 일선에 섰다는 점 등이다.

그러나 올해 두 여성 CEO는 각자 경영을 맡은 그룹의 실적 회복으로 우리 경영계 대표 여성 CEO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도 유사하다.

최 회장은 지난 2009년 11월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을 당시 적자를 면치 못하던 한진해운을 올들어 1분기 매출액 1조9262억원,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3분기에는 매출 2조7583억원, 영억이익 3705억원으로 사상 최대의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4분기에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올해는 기분좋은 웃음을 지을 수 있게 됐다.

최 회장은 지난 2006년 남편인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이 오랜 투병 생활 끝에 별세하자 재벌가 안주인에서 기업CEO로 나서게 됐다. 전업주부 였던 그가 국제해운업계의 대표적인 컨테이너 선사의 경영을 맡는 것은 무리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최 회장은 이에 당당히 맞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앞세우며 자신 만의 경영방식을 추구, 과감히 일선에 나섰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직원들과의 문화활동, 점심미팅 및 e메일 등의 열린 대화를 통해 경영층과 직원들 간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를 마련하는 한편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발휘할 수 있는 사내 분위기 조성에도 관심을 갖으며 새로운 리더십의 모델을 제시했다.

지난 2006년 7월 한진해운 자회사인 싸이버로지텍 부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2007년2월 한진해운 부회장, 2009년 1월 한진해운 대표이사 회장, 그해 12월 한진해운홀딩스 대표이사 겸 회장으로 선임된 최 회장의 일보는 전문경영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유의 친화력, 의사소통능력과 함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통한 기업경영으로 인해 최 회장은 외유내강형 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 속에서도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기록하는 한편 한진해운그룹의 독자경영 기반을 확고히 다졌다는 점에서 최고의 한해를 보낸 경영인으로 손꼽힌다.

◇최 회장의 ‘스킨십 경영’, 직원들과 친밀도 높여=최은영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위기를 딛고 성공적인 경영성과를 이뤄낸 데는 최 회장 특유의 부드러우면서 세심한 리더십이 통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 최 회장의 직원챙기기는 유명하다.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한진해운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직원들과 구내 식당에서 식사를 함께하며 애로사항과 관심분야에 대한 얘기를 듣는다.

또 사내 와인동호회에도 직접 참석하는 것은 물론 밸런타인데이 때에는 직원들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등 직원과 얼굴을 맞대는 ‘스킨십 경영’을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e-메일을 통해 받아 일일이 답장을 해주며 직원들을 몸소 챙기는 모습을 보여왔다. 보여주기 위한 스킨십이 아니라 몸에서 우러난 스킨십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같은 사례들 때문이다.

최 회장은 또한 직원들에게 자신을 대한민국 보물 1호인 ‘동대문(DDM)’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라며 친밀도를 높여왔다. DDM은 오너경영자를 지칭하는 코드명인 ‘DD’에 마담을 의미하는 M을 붙인 약어다. 최 회장은 회장님이라는 딱딱한 호칭 대신 동대문이라는 별명으로 바꿔 불릴 만큼 직원들과 편하게 소통하는 것에 익숙해 있다.

◇2011년 한진해운 그룹으로 분리 가능할까=한진해운은 내년 한진그룹에서 분리돼 ‘한진해운 그룹’으로 재탄생할 수 있느냐에 재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올해 무난히 흑자전환을 기록한 한진해운은 한진그룹으로부터의 계열분리 작업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평소 전 세계 물류업체 중 항공과 해운을 동시에 하는 곳은 없다며 계열 분리 의지를 밝혀오던 최 회장은 올해초 한진해운을 지주회사인 한진해운홀딩스와 사업자회사인 한진해운으로 분할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최 회장이 한진해운홀딩스를 정점으로 한진해운 그룹을 구성, 독자적으로 경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진해운홀딩스를 중심으로 한진해운, 싸이버로지텍 등의 자회사를 두는 구조다.

최 회장은 한진해운 대표이사와 더불어 한진해운홀딩스 대표이사 회장도 겸임하는 등 경영전면에 나서며 독자경영의 의지를 다졌다.

특히 한진해운홀딩스 출범에 이어 지난 3월 최 회장은 공개매수를 통해 한진해운 홀딩스 지분을 32.7%까지 확보, 독립경영을 위한 안정적인 지배구조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호지분까지 더하면 최 회장의 지분은 47.6%에 달해 시숙인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보유지분 27.4%) 과의 지분 격차도 20%포인트 가량된다.

그동안 수송물류 그룹으로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시너지 창출 차원에서 계열분리는 어렵다는 입장을 펼쳐온 데서 최근의 행보는 본격적인 계열분리 사전작으로 해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한진해운의 계열분리는 당연한 수순”이라며 “최은영 회장과 조양호 회장간 합의는 어느 정도 이뤄져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 회장 역시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지주회사로의 공식 출범은 단순한 회사의 신설, 분할의 조직형태 상의 변화가 아니라 진정한 글로벌 선사로서의 한 단계 도약을 위한 필수조건이자 발판이며, 한진해운 신화를 창조할 또 한번의 도전”이라고 강조하며 한진그룹으로부터의 계열분리 의지를 드러냈다.

조 회장 또한 한진해운홀딩스 첫 이사회 회의에서 임원들에게 “계열 분리는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한진해운 그룹의 계열사 분리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최 회장이 오는 2011년 한진해운 그룹이라는 새로운 그룹을 출범시키고 안정적인 항로를 찾을 수 있을 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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