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의대생들 '단톡방 성희롱'…일부 학생 "공론화해야"

입력 2019-12-2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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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의과대학 1학년 남학생들이 단체 카카오톡 대회방에서 동기 및 선후배 여학생들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단과대의 자체 진상조사에서 확인됐다.

29일 대학가에 따르면 경희대 의대 인권침해사건대응위원회(대응위)는 최근 의대 내 단톡방 성희롱 사건을 조사해 사건보고서를 발표했다. 대응위는 단체대화방에 가입된 남학생 1명의 양심 제보로 지난 9월부터 해당 사건을 조사해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해 학생 3명은 남학생 8명이 있는 단체대화방에서 여학생들을 상대로 "빈약해서 내 취향이 아니다", "핥고 싶다", "잘 대준다"는 등 성희롱·모욕적 발언을 했다.

대응위는 이들이 일상적인 자리에서도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성적인 발언을 일삼고, 개인 SNS 계정에 올린 사진을 허락없 이 갈무리해 이모티콘 용도로 사용하는 등의 행동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대응위는 "이 같은 상황에 거부감과 양심적 가책을 느낀 한 학생이 지난 9월 교내 성평등상담실에 사건을 접수했다가 큰 사건인 만큼 올해 안에 해결이 어렵다는 말을 듣고 대응위에 사건을 재접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학생은 사안이 적절히 처리되지 못해 다시 같은 수업에서 이들을 맞게 될 경우의 불안감, 폐쇄적인 의대 사회에서의 인식 등 공익제보자와 피해자에 대한 보호 방안이 부족한 사회의 한계로 사건 신고 취하와 재접수를 반복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가해 학생들은 대응위 조사가 시작되자 지도교수에게 사건 무마를 목적으로 면담을 신청하고, 신고 학생을 의심하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단톡방에 속해 있던 사람들을 모아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을 다같이 삭제하자고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응위는 지난달 29일 가해 학생 3명에 대해 공개 사과문, 동아리 회원 자격 정지, 학사운영위원회 및 교학간담회 안건 상정 등의 징계 사항을 의결했다. 또 사건이 발생한 동아리 소속 특정 학번 남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경고 조치를 했다.

대응위는 "불가피한 인권침해 사건 발생 시 피해자가 적절한 지원을 받고, 방관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구성원이 함께 힘써야 한다"며 "이 같은 사건의 재발 방지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A씨는 공개 사과문을 내고 "조사 당시 대부분의 사건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부인했지만 단톡방을 다시 읽어보니 저희가 저지른 행동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됐다"며 "저희의 잘못된 언행으로 모욕감과 배신감을 느꼈을 모든 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일부 학생들은 '동아리 회원 자격정지' 수준의 징계가 미진하다고 지적하며 28일 페이스북 '경희대학교 의학과·의예과 대나무숲' 페이지에 사건보고서를 올리고 공론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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