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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창근 칼럼] ‘경제위기 10년 주기설’, 공포의 본질

논설실장

복합위기의 태풍에 휩쓸린 한국 경제다. 미·중 무역갈등은 환율전쟁으로 번졌고, 일본은 우리 산업의 심장을 겨냥한 수출규제에 이어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조치를 강행했다. 꽉 막힌 상황은 오래갈 조짐인데, 길이 어디에 있는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기술패권과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운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제멋대로인 보호주의는 자유무역 질서의 근본을 무너뜨리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그치지 않고,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위협으로 내닫고 있다. 자유무역을 버팀목으로 수출주도성장을 일궈왔던 한국 경제의 절벽이다. 게다가 ‘트럼프 따라하기’에 나선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는 한국의 미래 성장을 확실히 꺾어 추격을 봉쇄하겠다는 공격의 날을 세웠다. 태풍의 피해가 얼마나 크고 깊을지 가늠하기 힘들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악몽이 뚜렷하다. ‘경제위기 10년 주기설’도 되살아난다. 미국 경기 부침(浮沈)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와 인상의 순환이 신흥국 환율을 흔들고, 글로벌 자금의 대이동이 일어나면서 경제 펀더멘털이 취약한 나라가 위기를 맞는 사이클이 대략 10년 단위로 되풀이된다는 시장의 경험이자 속설(俗說)이다. 지난해부터 심심찮게 나돌았다.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작년에 이어 최근에도 2020년 세계 경제 위기를 경고했다. 미·중 무역전쟁을 가장 큰 위험으로 꼽았다.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의 트라우마는 깊다. 한국은 국가부도의 상황에 내몰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에 들어갔고, 수많은 대기업, 또 은행까지 무너지면서 실업자들이 넘쳐났다. 극심한 경기후퇴로 이듬해인 1998년 우리 경제는 -5.5%의 유례없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리먼의 파산이 가져온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치명적이었다. 주식시장은 반토막 났고, 환율은 다락같이 올랐다. 수렁에 빠져든 2009년 경제성장률은 0.7%에 그쳤다.

그래도 혹독한 시련을 딛고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만들었다. 국민들의 의지가 결집된 ‘금모으기’와 뼈를 깎는 고통분담의 구조조정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했다. 금융위기는 국제 통화공조와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한 성장정책으로 충격을 줄였다.

다시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고난을 이겨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정부가 그런 역량을 갖고 있는가? 고통분담의 사회적 합의가 있는가? 이미 위기인데, 정부는 위기설만 나와도 펄쩍 뛴다. 금융시장이 비명을 지르고, 기업은 생사의 기로에 내몰렸는데 “펀더멘털 튼튼하다” “일본 자금 빠져나가도 문제없다” “위기설은 일본이 의도한 바다” 따위의 소리다. “더 이상 일본에 지지 않겠다”라는 대통령의 결연한 의지는 좋았다. 그런데 “남북 협력의 평화경제로 단숨에 일본을 따라잡는다”라는 뜬구름 잡기는 황당함을 넘어 절망스럽다. 북한은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하루가 멀다 하고 남한을 조롱하면서 미사일을 펑펑 쏴대고 있다.

금융과 실물의 위기는 악순환으로 맞물린다. 수출과 투자, 소비 등 실물경제는 이미 최악이다.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이 1%대로 후퇴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많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기는 정부 경제정책이 집약된 결과다. 말은 그럴듯하지만, 시장을 모르고 무시한 ‘소득주도성장’ ‘공정경제’ ‘혁신적 포용국가’의 이념적 구호가 가져온 결과물이 한국 경제의 지금 상황이다. 기업은 죽을 맛이고, 이 땅에서 기업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한다. 서민들의 삶은 더 고달파졌으며, 나라 경제는 갈수록 멍들고 있다.

정권이 입에 달고 다니는 ‘적폐’ 탓이 아니다. 지난 2년여 동안의 반(反)시장·반기업·노동 편향·신산업 규제·생산성 갉아먹기 일변도로 성장의 싹을 자르는 잘못된 정책은 손으로 꼽기조차 힘들다. 그런데도 요지부동, 계속 밀어붙이겠다고 한다. 국가 운영은 모든 현재의 실패가 과거 아닌 당대 정권의 책임임을 깨닫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그 기본에 대한 자성(自省)이 없다. 시장과 기업이 정부의 위기 대처능력을 믿지 않는 이유다. 위기에 대한 공포만 커지고 있다. kunny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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