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백색국가 제외] 배터리ㆍ수소차 등 미래 산업도 '비상태세'

입력 2019-08-0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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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급력 크진 않을 것…그러나 시나리오 수립해 대응 중"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일반이사회에 일본 표시가 보인다. 제네바/로이터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일반이사회에 일본 표시가 보인다. 제네바/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의 한국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가 현실화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수소차향(向) 탄소섬유 등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산업들이 본격적인 비상 태세로 전환했다.

일본의 제재가 이 분야에선 파급력이 크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아직까지 어떤 소재와 장비가 규제 품목에 포함될지 파악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상향 중인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주재로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한국을 수출절차 간소화 혜택을 인정하는 화이트 리스트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탑티어(Top-tier)로 자리잡고 있는 배터리 업계는 이번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당장 배터리 핵심 소재 중 이번 화이트 리스트 제외에 따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배터리 핵심 소재 중 양극재, 음극재는 국내 업체들의 증설로 일본 수입 비중이 15%를 하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해액과 전해질은 국내와 중국 업체들의 증설 확대로 미쓰비씨 케미칼, 센트럴 글래스 등 일본 업체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고 있고, 동박은 일본 수입 비중이 35%에 달하나 일진머티리얼즈·KCFT 등 국내 업체가 규모의 경제 및 기술력 등으로 높은 세계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분리막 역시 지난해 수입액이 1억8000만 달러로 일본 비중이 83%에 육박하나, SK이노베이션이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고 중국 업체들도 증설에 나서고 있어 사실상 일본의 수출 규제 적용은 큰 의미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파우치 필름과 바인더 등 일부 공정용 소재의 일본 의존도가 80% 이상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배터리 업체들이 이번 사태에서 관망하고만은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시나리오 플래닝’에 돌입한 동시에 장기적으로 소재의 일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투자에 나선 상황이다.

LG화학은 현재 수출규제 품목이 확대될 가능성에 따라 ‘시나리오 플래닝’에 돌입한 동시에 구미에 5000억 원을 투입해 양극재 공장 설립을 결정하는 등 소재 내재화를 강화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규제 확대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황을 면밀히 보고 있으며, 시나리오를 수립해서 대응하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통해 진행 중인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생산 일정을 앞당겼다. 충북 증평 공장의 LiBS 생산라인 12호, 13호기를 조기 준공해 시험 가동에 들어갔으며 양산 시점을 1개월 앞당긴 10월로 보고 있다. 또 유럽 폴란드 실롱스크주 동브로바구르니차에 건설 예정인 분리막 공장을 이달 중 착공하고, 중국 허베이(河北)성 창저우(滄州)시에 건설 중인 분리막 공장도 준공을 계획보다 앞당길 예정이다.

삼성SDI는 비교적 일본산 의존도가 낮은 편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여러 가능성에 대비해 공급처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국내 미래 산업 중 하나인 수소전기차의 핵심인 수소탱크에 적용되는 탄소섬유도 일본 전략 물자에 해당하며 규제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자동차 업계 역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현재 일본 도레이가 국내 법인인 도레이첨단소재에서 탄소섬유를 생산하고 있는데 여기에 필요한 프리커서는 일본에서 공급하고, 전력비가 일본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국내에서는 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일본 수출 규제 품목에 탄소섬유까지 포함될 경우 국내 완성차 및 부품사 업계는 미래 사업 준비에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이에 따라 현재 관련 업계는 국내 탄소섬유 업체인 효성첨단소재 등과의 테스트 확대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업체들이 만들어내는 고강도 제품에 적용되는 탄소섬유의 경우 인장강도 측면에서 일본 업체와 품질 차이가 없어 적용과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효성첨단소재는 프리커서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내년 1분기에 기존 탄소섬유 생산능력을 40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탄소섬유 수출 제한 조치가 발생하더라도 아직까지 수소차나 수소충전소향 판매 물량이 아직 많지 않고, 재고도 충분하기 때문에 큰 영향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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