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속으로] 어려울 때 되새겨보는 금융의 역할

입력 2019-07-31 17:59 수정 2019-07-3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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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국제 무역 질서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미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은 심화되고 있다. 최근 일본도 한국의 IT 핵심 소재에 대해 수출 규제를 시행하였고 화이트리스트 해제를 통해 규제를 확대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협상은 진행되고 있지만 G2간 패권경쟁 프레임으로까지 볼 수 있기 때문에 단시일 내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참의원 선거가 끝났지만 향후 중의원 선거, 그리고 개헌까지 이르는 정치 일정을 고려한다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정치 이슈로 장기간 끌고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일본이 아시아에서의 위상을 강화하려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견제 심리도 내포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이에 따라 원만한 해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수출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최근 글로벌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다. 수출에 제약 요인이 커질수록 기업 실적에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시장에는 기업의 실적 하향이 이어지면서 주가 수준의 변화가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PER(주가대비 주당순이익 배율)가 상당히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물론 주가 대비 주당순자산 배율인 PBR는 상당히 낮은 수준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이는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정도의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시장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시장이 다른 시장보다 비싸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액티브 펀드보다는 패시브 펀드가 주류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시장 접근을 제약한다. 따라서 향후 주식시장을 보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기업 실적 전망의 하향 조정이 멈출 것인가, 더 나아가서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인가이다. 이번 실적 발표 시즌 이후의 실적 전망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업 실적 개선 가능성이 단기적인 주가 반등의 실마리가 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보다 큰 그림을 봐야 한다. 기업의 미래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기업의 미래는 현재의 투자가 결정한다. 현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투자가 향후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의 성장을 결정하는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진 이유 중 하나는 투자 부진에서 찾을 수 있다. 기업 투자가 부진한 것은 규제나 정책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또한 기업들이 투자의 방향을 잡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기업들이 투자 실패에 대한 우려가 커서 쉽게 투자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향후 한국 경제의 방향에 걸맞은 산업의 방향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고 투자의 주체인 기업이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제 환경을 개선해줘야 할 것이다.

한국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에서 크게 뒤떨어져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우려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제에서의 한국의 위상, 즉 제조업 강국이라는 점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소프트웨어와 IT서비스의 발달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향후에는 새로운 기술이 제조업과 결합되면서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국의 장점이 부각될 수 있을 것이다. 원천 기술의 개발 단계 이후에는 이를 제품화할 수 있는 실용 기술의 발달 단계로의 이행이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실용화하는 데는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 이를 견디기 위해서는 금융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이에 적합한 위험자본을 활성화하는 것이 절실하다. 금융의 레버리징 기능과 위험 분산 기능을 적절하게 활용하면 투자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시킬 수 있다.

이상을 종합해보면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금융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투자에 따르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향후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금융의 역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을 금융을 통해 찾는 시도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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