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임대아파트 ‘위해행위' 세입자 퇴거 놓고 고민…"인권침해 없어야"

입력 2019-04-23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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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주택에서 위해행위를 가한 입주민을 퇴거 조치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최근 경남 진주의 한 국민임대아파트에서 발생한 방화·살인사건에 따른 조치다.

23일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 입주민 가운데 고의로 위해를 가하거나 폭행을 행할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검토 중이다. 이번 진주아파트 사건으로 공공임대주택 관리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현재 공공임대주택 입주자가 주거안정을 해하는 행동을 했을 경우 퇴거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없다.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 제47조 ‘재계약 거절’ 조항에는 △월 임대료를 3개월 이상 연속해 연체한 경우 △공공임대주택 및 그 부대시설을 고의로 파손하거나 멸실한 경우 등이 해당돼 있다. 시장·군수 또는 구청장이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기 곤란할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인정한 경우에도 재계약을 거절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지만 실제로 적용한 사례는 드물 것이란 시선이 지배적이다.

LH는 퇴거조치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만들기 위해 복지기관, 행정기관 등과 협의체를 설치해 논의할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퇴거조치 관련한 내용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며 “현재는 이번 사건의 직접적인 피해자를 지원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공공임대주택이 무주택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물량인 만큼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퇴거에 대한 법 개정은 인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취약계층을 쫓아내면 오히려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며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주거 생활에 피해를 주는 입주민은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방법론을 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거나 주거의 안정성을 헤치는 경우 퇴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인권문제가 있다”며 “사안마다 달라서 법적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변 교수는 “행정의 편의, 관리의 편의가 개인의 인권과 상충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주민자치제도를 통해 주민이 공동으로 의견을 내면 주거안정권을 심의하는 기구에서 (퇴거를) 결정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거주자들에게 명확하게 피해를 주는 세입자라고 하면 입주를 차단할 방법을 찾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며 “모든 세입자를 관리하는 것은 무리가 클 것이고 문제점이 인지되는 개인에 대한 퇴거와 관련한 강화된 규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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