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에너지 절약? 아니, 이젠 스마트한 에너지 소비

입력 2018-08-1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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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 겸 한국혁신학회 회장

말 그대로 ‘기록적인’ 폭염으로 에너지 소비 역시 기록적으로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단순한 에너지 절약이 아닌 이른바 ‘스마트한 절약’이 필요한 때이다. 4차 산업혁명, 빅 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 등을 언급하지 않아도 그 개념이 떠오를 것이다. 바로 첨단기술을 사용해 에너지 소비를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이다.

유럽의 강국 독일은 재생에너지 사용으로도 유명하지만 사실 가장 앞서가는 분야는 바로 ‘에너지 사용 효율화’이다. 독일이 재생에너지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에너지 효율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른바 에너지 효율화와 재생에너지 공급을 병행하는 정책이다.

독일 정부가 추진 중인 대표적 스마트 에너지 소비 유도사업은 LEEN(Learning Energy Efficiency Network)이다. 이는 지역별로 기업들이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유한회사를 만들고 이를 지방정부와 대학, 연구기관이 지원하는 참여형·자율형 에너지 효율 개선 제도이다. 2002년에 처음 하나의 네트워크를 만든 이후에 현재 100여 개 지방 네트워크가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LEEN은 해당 지역 기업의 에너지 사용 정보를 세밀하게 진단하고 그 기업의 특성에 맞는 대책을 마련해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지역 기업들과 정보를 공유한다. 기업들이 원하는 내용을 파악하고 이들의 요구를 해소해 주는 정보 분석 및 정보서비스업인 것이다. 덕분에 독일의 지방 기업들은 자신들의 소비패턴이 반영된 스마트한 에너지 소비가 가능해졌으며 지방 고용 증대는 물론 지방 기업의 국제적 경쟁력 또한 향상됐다. 스마트한 에너지 소비와 기업 경쟁력 향상을 함께 유도한 스마트한 정책이다.

이에 독일 정부는 2012년부터 기존의 사업 대상이던 중견기업에 더해 소규모 기업을 추가하고, 2020년까지 500여 개의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 역시 이미 스마트한 소비를 행해 온 지 오래다. 그러나 가정이나 상업 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국민도 이미 ‘스마트한 수요 관리’, 즉 ‘스마트한 소비’에 대해 휴대전화를 통해 경험하고 있다. 휴대전화 사용 요금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고 홈페이지에 접속하거나 고객센터에 전화 한 통만 하면 다양한 요금제로 변경할 수 있다.

하지만 전기요금은 어떠한가. 실시간 사용한 요금을 알 수 없으며 요금제 역시 선택의 여지가 없는 단일 요금제도만 존재한다. 소비자는 스마트한 행동을 할 수 없고, 전기를 많이 쓰고 요금을 많이 내거나 아니면 덜 쓰고 덜 내거나 두 가지만 가능하다. 휴대전화 산업이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는 스마트한 소비 행동의 십 분의 일만 전력 산업이 국민에게 허용하면 아마도 엄청난 전력 소비 절감이 이뤄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5% 이상을, 주요 광물의 99% 이상을 수입하는 나라이며 21세기 내내 지속된 고유가에도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꾸준히 증가했다.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는 사회 미덕이자 국가경쟁력이다. 예전의 일방적인 공급 정책과 일방적인 소비관리 방식은 재빨리 쌍방향의 대화와 소비자의 특성이 반영된 유연하고 효과적이며, 무엇보다도 스마트한 에너지 소비 방식으로 변화돼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중심 기술들이 에너지 소비 분야의 혁신을 이뤄내는, 그리고 국민과 지역 중소기업들이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스마트한 에너지 수요관리에 동참할 수 있는 시기가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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