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화 칼럼] 선회하는 글로벌 암호화폐 정책

입력 2018-08-1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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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인 맥도날드는 세트 구매 시 암호화폐인 ‘맥코인’을 발행해 증정하였다. 물론 정식 암호화폐 발행이 아닌 이벤트로 단 일주일 동안 매장당 50개씩 선착순으로 증정하였기 때문에 국내에서 맥코인을 수령한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매장당 50개라면 결코 적지 않은 양이며, 실제 맥도날드 대표 메뉴인 ‘빅맥’과 무료 교환이 가능하다는 점은 맥코인이 단순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주목할 점은 맥코인은 어느 나라에서 받았든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에서 똑같은 가치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어디에서든 코인 하나의 가치는 빅맥 하나의 가치가 되는 것이다. 이는 사람들에게 지불결제의 수단으로 암호화폐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한편 세계 최대 커피 체인인 스타벅스도 암호화폐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뉴욕증권거래소의 모기업인 ICE (Intercontinental Exchange)와 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협력하여 암호화폐를 매장에서 현금으로 교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백트(Bakkt)’를 설립한다고 발표하였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암호화폐가 직접 결제에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 가능한 법정화폐로 교환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성공적으로 이 플랫폼이 안착된다면 암호화폐가 주류 통화의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 시간 문제일 것이다.

이러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관심은 글로벌 음식 체인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실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의 암호화폐 가격은 작년 말에 비해 현저히 하락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에 꾸준하게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KPMG가 발표한 2018년 상반기 글로벌 핀테크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미국에서의 블록체인 투자는 이미 작년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또한 PwC의 발표에 의하면 2018년 2분기 ICO(Initial Coin Offering) 규모는 72억 달러로 미국 IPO(Initial Public Offering) 규모의 45%, 벤처캐피털의 31%에 달한다. 이는 1분기 각각 40%, 30% 수준에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미 기업들의 자금조달 수단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 가는 모습이다.

앞으로 이 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골드만삭스에 이어 JP모건도 적극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하였고, 승인이 한 달가량 미뤄지긴 했지만 암호화폐 선물 시장에 이어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개장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미국 금융시장에서 암호화폐 시장을 정당한 금융시장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상당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의 ICO에 대한 정책기조 변화도 암호화폐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각국 금융시장 규제기관의 암호화폐에 대한 시각 변화가 눈에 띈다. 먼저 싱가포르와 스위스 규제기관에서는 암호화폐를 토큰으로 보고 이를 분류하기 위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했다. 프랑스의 경우, 올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ICO 전면금지 정책을 고수했지만 최근 ICO 활성화로 정책 기조를 선회하였다. 프랑스 금융안전위원회(AMF)는 ICO 지원제도를 마련하여 9월 의회를 거쳐 내년 초 시행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클레이튼 위원장은 지난달 비트코인은 더 이상 증권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는 지난 2월 모든 ICO가 증권이라고 발언했던 시각에서 비추어 보면 상당한 태도 변화이다. SEC 기업 금융팀의 힌만 팀장 역시 2014년 이더리움이 증권이라고 주장했지만 지난달 이더리움이 기능하는 방식을 고려하면 증권으로 볼 수 없다고 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규제기관들 스스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한 학습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은 분리할 수 없고, 각각의 암호화폐가 블록체인 내에서 하는 기능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분명 놓쳐서는 안 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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