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화분 보는 일

입력 2018-07-25 10:21 수정 2018-07-25 10:3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윤자송 칸타코리아 선임 컨설턴트

우리 집에는 10개의 화분이 있다. “10명의 아가가 자라고 있다”고 표현하곤 한다. 그만큼 나름의 애정과 관심을 쏟고 있다는 의미다.

‘육아’는 올해 초 결혼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녀석들마다 우리 집에 오게 된 사연이 다르다.

신혼집 손님에게 들려온 녀석들 사이에서 금전수 화분은 얼마 전 나의 승진을 축하한다는 민트색 리본을 자랑스럽게 걸고 있다. 지난 생일에 선물받은 식탁 위 홀리페페는 뒤돌아보면 많아진 나이처럼 어느새 또 새로운 잎을 달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몬스테라 넓은 잎에 동그랗게 맺혀 있는 물방울이 신기하다. 퇴근 후 돌아오면 부챗살 펴듯 새잎을 피워 낸 아레카야자가 기특하다.

아침저녁으로 한 놈 한 놈 들여다보고 쓰다듬으며 “아프지 말고 잘 자라라”라는 말을 걸어 보는 것이 일상이 됐다. 간만에 나 아닌 무언가를 진지하게(?) 바라보면서, 새삼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꽃을 다 피워 낸 후 시들어 가는 화분을 대하는 태도 같은 것 말이다.

봄 내내 다홍빛 예쁜 꽃들을 팝콘처럼 피워 내서 내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칼랑코에가 시들었을 때였다. 남편에게 “이제 꽃이 다 졌나 보다. 갈색 꽃잎이 보기 무서우니까 뒷산에 심어주자”고 말했다. 평소 집 안에 하나둘 늘어나는 화분을 못마땅해하던 남편은 웬일인지 “못 생겨졌어도 우리가 책임져야 할 생명이잖아”라고 말하며 화분을 해가 잘 드는 쪽으로 한 뼘 돌려놓았다.그때 생각했다. 그래, 나는 본래 이런 사람이었지. 보기보다 진지하지 못한 사람. 결정적인 순간에 늘 이기적인 사람.

화분을 보는 건, 이런 일이다. 일상의 소소한 기쁨이며, 가끔 나 자신도 가만히 들여다볼 수 있는. 초보자에게는 금전수나 몬스테라를 추천하고, 해충 퇴치에는 자바 시리즈(싹자바, 깍자바 등)가 좋으니 참고하시길!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종합] "대중교통 요금 20% 환급"...K-패스 오늘부터 발급
  • "뉴진스 멤버는 쏘스뮤직 연습생 출신…민희진, 시작부터 하이브 도움받았다"
  • "불금 진짜였네"…직장인 금요일엔 9분 일찍 퇴근한다 [데이터클립]
  • 단독 금융위, 감사원 지적에 없어졌던 회계팀 부활 ‘시동’
  • "집 살 사람 없고, 팔 사람만 늘어…하반기 집값 낙폭 커질 것"
  • "한 달 구독료=커피 한 잔 가격이라더니"…구독플레이션에 고객만 '봉' 되나 [이슈크래커]
  • 단독 교육부,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은 ‘2000명’ 쐐기…대학에 공문
  • 이어지는 의료대란…의대 교수들 '주 1회 휴진' 돌입 [포토로그]
  • 오늘의 상승종목

  • 04.2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3,895,000
    • -2.68%
    • 이더리움
    • 4,598,000
    • -1.67%
    • 비트코인 캐시
    • 702,500
    • -4.94%
    • 리플
    • 773
    • -3.01%
    • 솔라나
    • 220,500
    • -4.17%
    • 에이다
    • 693
    • -5.2%
    • 이오스
    • 1,221
    • +0.41%
    • 트론
    • 165
    • +1.23%
    • 스텔라루멘
    • 169
    • +0.6%
    • 비트코인에스브이
    • 100,600
    • -3.27%
    • 체인링크
    • 21,570
    • -2%
    • 샌드박스
    • 685
    • -3.1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