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을들의 전쟁터’ 된 편의점

입력 2018-07-1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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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꽃들 산업2부 기자

‘소비주의 사회의 첨병’, ‘현대인의 정체성과 지향점 보여주는 도시의 성좌’, ‘88만 원 세대의 밥집’….

서울에서 마라도까지 전국 226개 시군구에 모두 있고, 5대 프랜차이즈 점포 3만9277개에 군소 브랜드까지 포함하면 4만 개가 넘으며, 지난해 매출액 규모만 22조 원에 이르는 편의점에 대해 전상인 서울대 교수가 저서 ‘편의점 사회학’에서 구사한 수식어이다. 여기에 하나가 더 추가될 상황이다. 바로 ‘을들의 전쟁터’다.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의결된 직후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동맹휴업 선언에 이어 카드수수료 인하, 가맹수수료 인하 등 요구사항을 확대하고 있다. 일부 편의점은 ‘알바 문의 사절’ 안내문까지 붙였다. 그러자 알바생 등 노동자들은 “점주가 알바생보다 덜 번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 “근로 조건 밥 먹듯이 어기는 곳이 편의점”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가맹점협회는 “이미 올해 최저임금 인상만으로 점주 평균 월 수입이 지난해 195만 원에서 올해 130만2000원으로 감소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노동자는 “본사와의 불평등 계약, 점포 급증 등 수익 악화 요인이 많은데도 최저임금 탓만 하며 본질을 호도한다”고 맞선다.

시민의 편리한 소비 공간인 편의점은 젊은이와 중장년층에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수많은 소상공인의 생계 터전이다. 편의점 ‘을들의 전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본사 갑질 방지, 근접출점 제한, 임대차법 개정, 카드 수수료 인하 등 법적·제도적인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만 최저임금을 둘러싸고 반복되는 편의점 ‘을들의 전쟁’이 종식된다. 또 그래야만 우리나라에서 20년 가까이 편의점 알바를 하며 작가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작품을 집필해, 소설 ‘편의점 인간’으로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무라타 사야카(村田沙耶香)처럼 자신의 꿈을 이루는 편의점 알바생이 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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