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건축물] “한국도 돔구장 하나 있어야 되지 않겠어요?”

입력 2018-01-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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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 ‘고척 스카이돔’ 2만5000명 수용…야구경기 외 정당·종교·마케팅 행사도

야구는 기상 상황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 스포츠다. 기껏 바쁜 시간 쪼개 ‘직관(직접관람)’하러 간 야구 경기가 장대비로 취소될 때의 기분은 겪어본 이들만이 공감할 수 있다. 5회까지 이기고 있던 경기가 비 때문에 ‘노 게임’이 선언되기도 하고, 지던 중 8회부터 겨우 역전의 실마리를 잡은 게임이 역시나 비 때문에 패배로 처리되기도 한다. 스포츠에서 흔치 않게도 기상 현상이 경기의 승패 자체를 결정해 버리는 사례다. 하지만 이 같은 야구라는 스포츠에 내재된 고질적인 문제를 한방에 해결해 줄 수 있는 마법의 세 글자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돔구장’이다.

◇손꼽히는 야구 강국에 새겨진 은빛 화룡점정 = 2015년 11월 개장한 ‘고척 스카이돔’은 국내 최초의 돔구장이다. 한국에서 최초의 야구 경기가 개최된 것이 1896년, 그로부터 119년 ‘고척 스카이돔’ 개장까지 한국 야구사엔 많은 일들이 있었다. 1981년 국내 최초의 프로스포츠 리그 개막에, 올림픽 야구 금·동메달 획득, WBC준우승, 현재 국내 최다 관중 동원 프로 스포츠 리그로서의 위상까지…

이 같은 야구 강국 대한민국에 딱 하나 빠진 옥의 티가 바로 ‘돔구장의 부재’였다. 이미 미국에서는 1965년에 최초의 돔구장이 지어졌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프로리그 개막 후 돔구장 없는 34년간 우천 취소 게임을 피할 방도가 없었던 야구팬들의 가슴은 미어졌을 법도 하다.

현재 넥센 히어로즈의 홈구장으로 사용되는 ‘고척 스카이돔’의 조성은 돔구장 국내 야구계의 판도를 바꾸는 분수령이 됐다. 우선 돔구장 건설 이후 넥센 히어로즈의 홈경기 전 일정은 ‘우천 취소’라는 변수가 완전히 사라졌다. WBC 등의 국제대회도 장마철이나 혹한기 등의 날씨 제약을 받지 않고 유치할 수 있게 됐으며, 대회 참여를 위한 국내 대표팀 소집도 이 구장에서 사시사철 가능하게 됐다.

또한 돔구장의 지붕은 단순히 비만 막아주는 시설이 아니다. ‘고척 스카이돔’은 여름철엔 26~28도, 겨울철엔 18~20도를 유지하는 온도 조절 기능과 환기 기능을 갖추고 있어 선수와 관중 모두 최적의 조건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메이저리그가 부럽지 않은 야구장 만든 현대산업개발의 기술력 = 국내 첫 돔구장이라는 상징성이 부여된 건축물인 만큼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도 그라운드, 조명, 방음, 디자인, 선수용 시설 등 각 분야에서 가용한 기술력을 총동원했다.

먼저 선수들이 직접 야구를 하는 그라운드는 세계 최고의 야구리그인 미국 메이저리그급으로 조성하는 데 역점을 뒀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그라운드 키퍼(각 구장 그라운드 상태를 전담으로 관리하는 직원)’의 자문으로 천연 잔디와 가장 흡사한 돔구장 전용 인조 잔디와 메이저리그 전용 토사를 공수해 깔았다. 선수들이 자주 부딪히는 펜스의 완충재도 안전을 위해 메이저리그 규정인 7㎝보다 두 배 높은 15㎝의 보호패드를 적용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조명과 방음 등 제반시설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고척 스카이돔’의 내야 조명 수평조도는 3000룩스, 수직조도는 2000룩스로 국내 최고 수준의 밝기이며, 이 밝기는 5단계로 조절이 가능하다. 주택가가 가까운 구장의 특성상 방음에도 세심한 신경을 써 천정에 3중막, 좌우측 창호에는 소음차단 유리와 소음흡수 커튼을 설치해 공연 소음을 일상 소음 수준으로 낮췄다. 뿐만 아니라 환경도 함께 고려해 LED조명, 태양광 발전설비, 지열설비 등 에너지 자급률을 높인 녹색건축 1등급을 획득한 구장이기도 하다.

야구팬들이 오랜 기간 염원해 온 시설인 만큼 관중을 위한 설비도 충실하다. 지상 1~4층, 총 1만7000여 석인 ‘고척 스카이돔’은 콘서트 등의 문화행사 시엔 그라운드에 설치하는 좌석을 포함해 2만5000여 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다. 이 구장 관중석의 꽃인 300여 석의 ‘로얄다이아몬드클럽’은 포수석과 14m 거리에서 생생한 야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으며, 200여 석의 스카이박스에서는 일반석과 분리돼 함께한 일행끼리만 모여 편안한 관람을 가능케 해 팬들의 수요를 충족했다.

◇뚜껑이 닫히는 초대형 강당… 활용 가능성은 무한대 = ‘고척 스카이돔’의 가치는 야구 구장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뚜껑을 닫을 수 있는 2만5000여 석 규모의 대형 강당인 이 시설물은 콘서트, 전당대회, 신제품 발표회 등 무궁무진한 분야에서 잠재 가치를 뽐낸다.

이미 ‘고척 스카이돔’에서는 개장 이후 EXO, 빅뱅, 방탄소년단, 젝스키스, 메탈리카, 브리트니 스피어스, 아리아나 그란데 등 국내외 내로라하는 초일류 가수들의 콘서트가 개최됐음은 물론이고 국내 방송사들의 가요제 등에도 수차례 활용됐다.

야구와 콘서트라는 돔구장에서 의례히 열리는 행사 외에도 다채로운 행사들이 이 ‘고척 스카이돔’에서 벌어진다. 2016년에는 한국GM의 중형 세단인 말리부의 신차발표회가 ‘고척 스카이돔’에서 있었으며, 2017년의 19대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수도권 경선도 이곳에서 열렸다. 2월 1일에는 한국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사제·부제 서품식도 열린다.

지난 21일엔 화제를 모으고 있는 평창 동계올림픽 북한 예술단의 사전점검단이 후보지로 눈여겨보는 공연장 중 하나가 ‘고척 스카이돔’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는 등 무한한 ‘고척 스카이돔’의 활용 가능성이 또 한번 주목받고 있다.

▲2015년 완공된 현대산업개발의 고척 스카이돔사진=현대산업개발
▲2015년 완공된 현대산업개발의 고척 스카이돔사진=현대산업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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