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중개업 인기 짱

입력 2017-11-01 06:00 수정 2017-11-0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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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개사 시험 접수자 30만명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부동산중개업은 정말 좋은 직업인가 보다. 올해 공인중개사 시험 원서를 낸 접수자가 30만명을 웃돌았다. 지난해도 27만3251명이나 됐는데 올해는 3만2069명이 많은 30만5320명으로 집계됐다. 2012년 시험 접수자가 17만5716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5년 만에 14만5000여명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1,2차 시험 접수자를 다 포함한 수치다. 접수를 했다가 환불해 간 사람까지 치면 32만명이 넘는다.

지난 28일 시행된 28회 공인중개사 시험에는 1차 원서 접수 18만4760명에 실제 시험을 본 응시자는 12만9074명으로 69.9%의 응시율을 나타냈고 2차는 원서 접수 12만560명, 응시 7만6742명으로 접수자의 63.7%가 시험을 봤다.

아마 이만큼 응시자가 몰리는 자격시험은 없지 않을까 싶다.

왜 이렇게 해마다 공인중개사 시험에 인파가 몰릴까. 아파트 단지마다 중개업소가 넘쳐날 판인데도 말이다. 경쟁이 심해 중개업도 한물갔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도 응시자가 계속 불어나는 이유는 일단 인기가 좋다는 소리가 아니겠나.

일반 직장은 불안해 유사시 개인사업을 할 수 있는 자격증이라도 하나 따 놓으려는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부동산중개사 시험에 유독 응시자가 많은 배경에는 여느 자영업보다 투자금이 적게 드는데다 안정성과 수익성이 높은 업종으로 평가돼서 그런 것 같다. 더욱이 돈 벌이를 희망하는 일반 주부들이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도 한 몫 하고 있다.

그래도 그렇지 시험 응시자가 30만명이 넘는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닌 듯싶다. 한곳으로의 쏠림현상이 너무 심하다는 애기다.

시험을 봤다고 해서 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자격증이 있다 해도 중개업소를 개업하는 비율은 아주 낮다. 시험 접수자 가운데 실제로 시험을 보는 비율도 2012년 이후 65~69% 정도이고 시험을 치른 사람 대비 합격자 비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1차 26.7%, 2차 31.1% 수준이다. 생각보다 합격률이 높지 않다. 아마 당국에서 합격률을 적정한 수준으로 통제해서 그런 듯하다.

그렇다면 현재 개업 중인 공인중개사 수는 얼마나 될까.

올해 2분기 현재 10만105명이다. 엄청난 숫자다. 지금까지 공인 중개사 합격자수는 지난해 기준 38만2374명인 점을 고려하면 개업 비율은 26.2%다. 나머지는 잠재 개업자 또는 장롱 자격증 소유자로 보면 된다.

개업 비율이 30%도 안 된다고 해서 개업자 수가 적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어쩌면 포화상태인지 모른다. 중개업자가 너무 많다는 소리다.

그런데도 중개사 시험에 도전하는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개인 창업 대상으로 부동산중개업이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의미다. 개업이 손쉽고 그런대로 돈벌이도 좋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중개업자의 수지타산을 따져보자.

이를 추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사 비율을 구해야 한다. 관련 통계가 없어 이동 인구수에서 주민등록 세대수를 나눠 보기로 했다. 전부는 아니더라도 인구 이동은 곧 주거 확보가 병행된다는 것을 감안했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대략적인 추정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주거 수요를 고려해 이동 인구 중에서 20세 이상 숫자만 집계했다. 지난해 기준 20세 이상 이동 인구는 598만6000여명이고 이를 주민등록 세대수 2154만4000가구로 나누면 27.8%의 수치가 나온다. 이를 우리 국민들의 연간

이사 비율이라고 추정해 보자.

이 수치를 대입했을 때 아파트 1000가구 단지의 연간 이사 가구 수는 278가구다. 중개 대상 주택가격을 매매·전세 평균해서 대충 3억원이라고 치면 전체 중개 수수료는 3조3000억원 가량 된다. 한국은 외국과 달리 이사를 나가고 들어오는 측 양쪽에서 수수료를 받는 형태여서 총 수수료 시장은 6조6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월간 평균 금액으로 환산하면 5500만원이다.

중개업소 당 매월 수익을 1000만원이라고 한다면 5~6개 업소가 먹고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임대료 등을 내고 나면 실제 중개사에게 떨어지는 수익은 400만~500만원은 되지 않을까 싶다. 중개업소 역량에 따라 수익 차이는 나겠지만 평균적으로 이정도면 괜찮은 장사가 아닐까. 게다가 중개업자는 관련 단지 물건만 취급하는 게 아니라 매물 공유를 통해 다른 지역까지 영역을 넓히기도 하고 상가·오피스텔·토지와 같은 다른 상품 알선도 하기 때문에 수익은 더 많아질 수 있다. 매물 공유로 전입 또는 전출자 한쪽의 수수료만 챙기는 이른바 단피 작업도 많아 수입기반은 튼튼한 편인 것으로 알려진다.

일반적인 자영업 가운데 이만큼의 수익이 나는 업종이 얼마나 될까. 자영업은 워낙 경쟁력이 심하고 경기 부침이 심해 3년도 못가고 문을 다는 경우 절반이 넘는다지 않는가.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중개업은 정말 양질의 업종임에 틀림없다. 중개업소도 물론 영업이 부진해 문을 닫기도 하지만 일반 자영업에 비해 양반이라는 애기다.

이런 계산이라면 부동산 공인중개사 시험에 수요자들이 몰릴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까지는 부동산 중개시장은 괜찮다는 소리다.

그러나 세상 흐름으로 볼 때 멀지 않아 중개업도 쇠퇴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인터넷이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개인 간의 거래시장이 만들어지고 이에 따라 수수료를 대폭 낮춘 기업형 중개회사들이 잇따라 탄생할 여지가 많아서다. 지금도 하는 일에 비해 중개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는 비판이 강해 이를 개선한 부동산중개회사들의 기반은 더 강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몇년 전 설립된 트러스트부동산가 한 사례이다. 이 회사는 변호사가 중개 서비스를 담당하면서 수수료를 파격적으로 낮춰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법률·세무·금융·자산 관리 등을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종합부동산서비스회사가 등장하면 중개시장의 판도는 확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단순 중개 서비스 방식으로는 경쟁에 살아남기 어려워진다는 뜻이다.

시대 조류에 맞게 개인 중개업소의 변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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