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인물사전] 184. 구혜영(具暳瑛)

입력 2017-08-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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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관습•도덕 사이 갈등에 주목한 작가

구혜영(具暳瑛·1931~2006)은 강원도 춘천시 약사동에서 출생했다. 1955년 숙명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그해 ‘사상계’에 단편 ‘안개는 걷히고’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장했다. 사랑의 욕망과 사회적 관습, 도덕의 갈등 속에서 어떠한 도덕적 선택을 할 것인가를 탐구하는 작품을 꾸준히 발표했다.

‘사상계’와의 관계는 특별한데 구혜영과 박순녀, 서영은 등 세 명의 여성작가가 이 잡지를 통해 등단한다. 특히 구혜영은 7편의 단편을 발표하여 전후 청년들의 방황을 다룬 청년서사를 통해 ‘사상계’의 계몽성을 제시한 바 있다. 허무를 벗어난 생기 넘치는 청춘으로 도약할 것을 희망한 작품 경향을 보인다.

등단작 외에도 ‘상록의 지층’, ‘암초’, ‘메기의 추억’ 모두 여성 주인공들은 자신의 사랑과 욕망에 적극적인 인물들이다. 여성의 억압된 성욕을 드러낸 ‘은빛깔의 작은 새’ 역시 욕망과 감정에 솔직한 여성인물이 등장한다. ‘생기’, ‘열정’ 등은 전후 청년들의 우울과 허무를 벗어날 새로운 인물 유형으로 1960년대 청춘서사의 특징을 보여준다.

작품집으로 ‘은빛깔의 작은 새’(1975), ‘요가를 하는 여자’(1979), ‘해결되지 않는 불꽃’(1996) 등이 있으며, 장편 ‘안개의 초상’(1973), ‘칸나의 뜰’(1974)이 대중적 인기를 모았다. 그 외 ‘언덕에 부는 바람’(1977), ‘오월제’(1978), ‘불타는 신록’(1979), ‘유라의 밀실’(1982), ‘보리수 피리’(1986), ‘광상곡(狂想曲)’(1986), ‘고래의 노래’(1989) 등을 잇달아 발표했다.

사랑과 성, 모성 등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관심은 장편소설에서 좀 더 본격적으로 다루어진다. 이러한 작품들은 유부남과의 불륜, 전쟁 속에서의 사랑 등 사회적 금기와 상황의 불가능성을 뛰어넘는 인간의 사랑과 욕망을 다루고 있다. 제도와 관습에 대한 복귀로 보수적 관점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와, 제도와 금기 밖을 떠도는 섹슈얼리티의 불온함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학원사 편집기자로 재직하면서 ‘여학생’ 잡지에 청소년 소설을 연재하기도 하고, 청소년 상담을 기반으로 엮은 서간집 ‘진아의 편지’(1988)를 발간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 구혜영은 ‘시민’이 국가의 주권자이듯 여성이 성(性)에 대한 주권자여야 함을 강조한다. 주권자로서 행동하고 책임을 지듯이 생명에 대한 엄마로서의 책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진아의 편지’는 일종의 성 지침서로서 젊은 독자층의 관심을 끌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숙명여대 전임강사, 한국일보 문화부 기자, 학원사 ‘주부생활’ 편집기자 등을 역임하면서 열정적으로 창작활동을 펼쳤으며, 대중소설 창작,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수필 등 다양한 대중적 작업도 병행한다. 한국소설문학상, 월탄문학상,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공동기획: 이투데이, (사)역사 여성 미래, 여성사박물관건립추진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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