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 "카톡으로 보고 받아라… 하지만 오더는 삼가라”

입력 2017-08-0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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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의전 생략… 지하철 출근 즐겨

“웬만하면 서류 대신 구두로. 굳이 대기할 필요 없이 휴대전화 메신저(카카오톡)로 보고할 것.”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취임 다음날 첫 회의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금융위 업무 시스템의 개혁이었다. 임원·비임원 회의를 모두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불필요한 보고와 의전을 생략하는 것은 그가 첫 기관 수장을 맡은 SGI서울보증 시절부터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수출입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말 카톡으로 보고를 해도 되나 처음엔 다들 머뭇거렸지만 이내 리더와 즉각 소통할 수 있게 됐다”며 “다만 임원들에 대해서는 후배들의 보고는 간편히 받되, 메신저로 자주 오더를 내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재경부 국제금융과에 근무하던 공무원 시절부터 인품과 실력을 두루 갖춘 인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과 같이 실용적이고 소탈한 면이 더욱 부각된 것은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근무 이후라는 평이 대부분이다.

공무원일 때는 거시경제를 바라보고 정책의 원칙을 강하게 밀어붙였지만 금감원 이후 일반 회사들을 경험하며 업계 현안과 경제 흐름에 더욱 민감한 눈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은행감독원·증권감독원·보험감독원 등 세 개 조직 출신은 물론 공채·전문직 등이 한데서 일하는 금감원에서 조직 운영을 경험한 점도 최 위원장이 구성원 간 결속력을 중시하게 된 ‘터닝 포인트’가 됐다.

수석부원장 직을 내려놓은 최 위원장이 지친 심신을 달래고 생각의 변화를 정리하고자 매일같이 지하철 순환선을 타고 독서를 한 일화도 유명하다. 골프보다는 자전거를 좋아하고 관용차가 제공되는 보직임에도 지하철로 출근을 즐기는 등 서민적인 면모가 강한 점도 인기 요소다.

이에 SGI서울보증 대표와 수은 행장으로 임명됐을 때는 일명 ‘관 출신’ 인사임에도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이나 흔한 성명서 한 번 없이 무혈입성했다. 기대에 부응하듯 최 위원장은 올해 3월 수은 행장으로 부임한 직후 터진 대우조선해양 문제에서 실무진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며 채권자들과 협상 테이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업무를 숙지하는 데 주어진 시간조차 부족한 상황이었지만 실무 부서에서 보고를 받아보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이동걸 산은 회장과 실시간으로 통화하면서 산은은 물론 금융위 등과의 의사소통을 주도해 후배들에게 공유했다는 것이다.

당시 최 위원장을 보좌한 수은의 한 임원은 “평소 휴대전화를 양복 안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최 위원장이 이 시기만큼은 식사시간조차 휴대전화를 손에 들고 있을 정도였다”며 “수은 실무진이 파악하지 못한 정보를 최 위원장이 먼저 일러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이 수출입은행장에 임명된 지 약 4개월 만에 금융위원장으로 임명되자 사내 익명 게시판에는 최 위원장의 영전을 아쉬워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안팎으로 덕망이 높은 최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각종 금융기관과의 소통이나 업무 진행 속도도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금융위에서는 취임 직후 과장급 인사와 더불어 국장급 인사를 실행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장 자리도 조만간 후보 추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감원장 인사 이후에는 현재 금융위 1급 인사들의 일괄 사표로 공석이 된 고위직 자리가 차례로 채워질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한국거래소,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등 20여 개 금융위·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과 유관 금융기관 수장 인사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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