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노동’ 근로기준법 첫 손질…‘근로시간 단축’도 탄력

입력 2017-08-0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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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노위, 26개서 10개로…대상 근로자 수 260만명 추산

사실상 무제한 근로가 허용되는 ‘특례업종’의 수가 현재 26개에서 10개로 대폭 줄어드는 방안이 추진된다. 주당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지만 근로시간을 줄이는 두 사안 모두 기업에는 부담일 수밖에 없어 최종 결론이 내려지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

1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전날 고용노동소위를 열어 ‘무제한 노동 허용 조항’으로 불리는 근로기준법 제59조 손질을 시도했다. 근로기준법 59조는 운수업, 물품판매업, 영화제작업, 의료업 등 26개 업종을 ‘근로시간 특례업종’으로 분류해 사용자와 근로자 대표가 서면 합의하면 합법적으로 연장근로를 무한정 연장할 수 있게 한 조항이다. 이날 환노위 회의에서 여야는 최근 버스기사의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발생한 졸음운전 사고 확산을 막고자 우선 시내버스, 시외버스, 마을버스 등 노선버스 여객운송업을 특례업종에서 빼기로 잠정 합의했다.

소위는 또 특례업종을 현행 26종에서 10종으로 줄이는 방안에도 공감대를 이뤘다. 우편업, 보관·창고업, 자동차 부품판매업, 미용·욕탕업 등 여야 합의에 따라 특례업종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되는 16개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 수는 대략 270만 명으로 추산된다.

특례업종이 지정된 것은 1961년이다. 처음에는 행정관청의 승인만 받으면 무제한 연장근로가 허용됐다가 1997년 노사서면 합의가 새로운 조건이 됐다. 이후 2011년에 노사정위원회가 16개 업종의 특례는 아예 폐지를 하고 운수업 등 10개 업종은 연장근로 시간의 상한을 설정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시도했지만 노동계와 사용자 측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하지만 이번에 노선운수업의 특례업종 제외 등을 계기로 20년 만에 ‘무한노동’을 가능케 한 근로기준법이 처음으로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소위는 8월 임시국회에서 특례업종을 추가로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나머지 10개 특례업종에 대해서도 더 논의하고 줄이자는 의견이 있어서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도 “‘특례업종 최소화’의 원칙하에 뺄 수 있는 거 다 빼겠다”고 밝혔다.

환노위는 조만간 주 7일을 모두 ‘근로일’로 명시해 주 근로시간의 허용치를 52시간으로 하는 ‘근로시간 단축’ 논의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법정 근로시간을 주 52시간(40시간+12시간 연장근로 포함)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가 ‘휴일근로는 연장근로에서 제외된다’는 해석을 내놓으면서 주말 16시간까지 초과근무가 가능해 1주일 최대 근로시간은 68시간이 된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20대 ‘100대 과제’ 중 하나인 데다 국회에서도 공감대를 형성해온 만큼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다만 특례업종 축소로 인해 발생할 비용과 인력 부담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어 추후 협의가 어떻게 결론날지는 미지수다. 근로시간 단축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법인세율 인상 등과 함께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과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정책들이다. 법 시행 시기를 조율하고 사업주 지원대책 등을 마련한다지만 재계의 우려는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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