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게이트’에 흔들리는 워싱턴…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나

입력 2017-05-18 09:09 수정 2017-05-18 10:33

김나은 기자 better68@etoday.co.kr

기자 이름을 클릭하면
더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요!

북마크 되었습니다.
마이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가장작게
작게
기본
크게
가장크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이후 정치적으로 최대 위기에 내몰렸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이 발단이 된 이른바 ‘러시아 게이트’와 관련해,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결국 대통령 탄핵론으로까지 비화, 워싱턴 정가가 통째로 흔들리는 모양새다.

그간 미국의 러시아 게이트 역풍에 침묵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한 파올로 겐틸로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기자회견에서 “백악관이 허락한다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트럼프 대통령 간 대화 녹음본을 미 의회에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라브로프와 회동하는 자리에서 이스라엘로부터 받은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을 러시아에 유출했다는 의혹이 나온 데 대해 ‘트럼프 편들기’에 나선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또 “트럼프가 왜 그러한 공격을 받는지 나로서는 ‘정치적 정신 분열증’이라는 말로 설명할 도리 밖에 없다”면서 “그처럼 중요한 비밀을 나와 공유하지 않은 라브로프를 견책할 생각”이라며 미국 언론을 비판했다. 트럼프 역시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정보 공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그의 말대로 정보 공유 자체에 위법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스라엘에 동의를 구하지 않고 무단으로 유출한 것으로 동맹국과의 신뢰를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이러한 푸틴의 지원사격에도 러시아 게이트는 오히려 파장이 더 커지고 있다. 전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코미 측근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가 지난 2월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만나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14일 코미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직후 대화 내용을 2쪽 분량의 메모로 남겼는데 이 메모에 따르면 트럼프가 코미에 “플린을 내버려 둬. 그는 좋은 사람이야. 당신이 이쯤에서 그만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NYT는 코미의 측근들을 통해 메모 내용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트럼프 최측근 인사로 통했으나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궁지에 몰리면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25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러시아 게이트의 시작은 지난해 대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트럼프 선거 캠프를 도운 폴 매너포트 선대위원장이 우크라이나 전 정권과 푸틴 대통령 측근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자리에서 사퇴한 것이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의 발단이 됐다. 이후 플린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세르게이 키슬략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접촉하면서 ‘대(對) 러시아 제재 해제’를 논의한 사실이 알려져 전격 사퇴하고 이후 트럼프가 갑작스럽게 코미 국장에 해임 통보한 사건까지 맞물리면서 러시아 게이트 논란은 급물살을 탔다.

급기야 민주당은 트럼프 탄핵을 공개 요구에 나섰고 집권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알 그린(텍사스) 하원의원은 하원 본회의장에서 “이 나라와 미국 헌법에 대한 의무감으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사법방해 혐의로 탄핵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공화당 소속 저스틴 아매쉬(미시간) 하원의원과 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상원의원은 이날 코미 국장의 메모 보도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미국 법무부는 야당인 민주당의 요구대로 러시아 미국 대선 개입 의혹 및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당국 간의 내통 의혹에 대해 특검 수사를 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러시아 게이트에 대한 특검이 확정되면서 이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는 평가다.

#트럼프탄핵 #러시아 #FBI

좋아요0
화나요0
슬퍼요0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법정상속분 ‘유류분’ 47년만에 손질 불가피…헌재, 입법 개선 명령

상속재산 다툼 중 ‘위헌확인’ 헌법소원 아들 빼놓고 부인과 딸에 부동산 증여 직접 설립한 장학재단에 全 재산 유증 병든 부모 외면…사망하자 ‘얌체 상속’ 유류분제도 자체 아닌 형제자매간 위헌 법정상속분을 정한 ‘유류분’ 제도가 47년 만에 손질이 불가피해졌다. 헌법재판소는 25일 유류분에 관한 위헌제청 및 헌법소원 사건에서 “일부 위헌
2024 호텔 망고빙수 가격 총 정리 [그래픽 스토리]

10만 원으로도 못 먹는 빙수가 등장했습니다. 매년 이맘때쯤 등장하는 호텔표 고급 빙수의 대명사 망고 빙수입니다. 호텔업계에 따르면 시그니엘 서울은 22일부터 '시그니처 제주 애플망고 빙수'를 13만 원에 판매하고 있는데요. 지난 시즌 포시즌스 호텔의 12만6000원 망고 빙수를 뛰어넘은 가격이죠. 거대해진 망고 빙수지만 놓칠 수 없는 그
"뉴진스 멤버들 전화해 20분간 울었다"…민희진 기자회견, 억울함 호소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가 제기한 '경영권 탈취 의혹'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민 대표는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나눈) 사담을 진지한 것으로 포장해 저를 매도한 의도가 궁금하다"라며 "내가 하이브를 배신한 게 아니라 하이브가 날 배신한 것이
"아일릿, 뉴진스 '이미지' 베꼈다?"…민희진 이례적 주장, 업계 판단 어떨까 [이슈크래커]

가요 기획사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의 갈등이 연일 격화하고 있습니다. 양측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하이브가 어도어의 '경영권 탈취 시도' 정황을 포착, 감사에 착수하면서부터입니다. 하이브는 22일부터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 일부 임원들에 대한 내부 감사에 돌입했는데요. 하이브는 이들이 어도어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외
“안갯속 경기 전망에도 투자의 정도(正道)는 있다”…이투데이 ‘2024 프리미엄 투자 세미나’

주제 그대로 ‘지금 이 순간’ 필요한 투자의 교과서였다. 올해 첫 번째로 열린 ‘2024 프리미엄 투자세미나-지금 이 순간, 현명한 투자전략’은 미국 주식부터 부동산과 미술품 조각투자까지 가장 뜨거운 투자 주제를 넘나들면서 참석자들에게 최신 투자 흐름을 알려주고, 향후 투자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강연으로 진행됐다. 24일 서울 여의도 FKI
"한 달 구독료=커피 한 잔 가격이라더니"…구독플레이션에 고객만 '봉' 되나 [이슈크래커]

최근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의 부담도 나날이 커지는데요. 구독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구독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도 나온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들 업체의 줄인상에 '해지', '탈퇴'를 거론하고 있습니다. 각자 부담할 수 있는 가격 이상으로 구독료가 뛰어오르면서 더 이상 서비스를 이용
단독 교육부,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은 ‘2000명’ 쐐기…대학에 공문

의료계 “2026학년도 의대정원 재논의해야” 대통령실 “의료계, 원점 재논의 주장 유감” 교육부가 내년 의과대학 학생 증원분을 포함한 2026학년도 대입전형시행계획을 이달 30일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제출해 달라고 대학들에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2025학년도에 한해 의대 정원 증원분을 최대 50% 줄여 모집정원에
"8000원에 입장했더니 1500만 원 혜택"…프로야구 기념구 이모저모 [이슈크래커]

'소년 장사'에서 '야구 천재'로 거듭난 최정(37·SSG 랜더스)이 한국프로야구(KBO) 역사를 새로 써내려갔습니다. 최정은 24일 롯데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통산 468호 홈런을 터뜨리며 리그 역대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 되었는데요. 이날은 최정 개인은 물론 KBO리그에도 기념비적인 하루였겠지만 주목받은 주인공이 한 명 더 있었죠. 바로 최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