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젊어진 전통시장, 수원 남문시장으로 봄맞이 오세요

입력 2017-05-0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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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전통시장 봄내음 축제’ 개막

▲2017 전통시장 봄내음 축제 '수원남문시장 한마당'이 29일 경기 수원시 남문시장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시장이 나들이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2017 전통시장 봄내음 축제 '수원남문시장 한마당'이 29일 경기 수원시 남문시장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시장이 나들이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전국 200여 개 전통시장에서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거리를 만끽할 수 있는 ‘제1회 전통시장 봄내음 축제’가 지난 29일부터 2주간 열린다. 지난 주말 축제 개막식이 열린 경기 수원의 남문시장은 초입부터 나들이객들과 차량으로 붐볐다. 멀리서부터 들려오던 사물놀이 리듬이 수원천을 따라 시장으로 향하는 발길의 흥을 돋웠다. 가족 단위 손님뿐만 아니라 젊은 연인들과 외국인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수원 남문시장은 경기 남부 일대에서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으로, 팔달문 일대를 중심으로 퍼져있는 영동시장, 지동시장 등 9개의 전통시장을 통틀어 가리키는 명칭이다. 남문시장은 이번 축제기간 동안 다문화 먹거리 푸드트럭, 전통문화체험과 청년 아트프리마켓 등 연휴 기간 가족 단위 방문객과 청년 데이트족을 겨냥해 다양한 즐길거리를 준비했다.

영동 시장 초입에 마련된 관광상품체험관에서는 금박 공예를 즐기는 가족 단위 손님과 연인들로 북적였다. 이곳에서 남편과 함께 금박 공예 데이트를 즐기고 있던 김나미(32) 씨는 “수원에 사는데 축제 현수막을 보고 들어오게 됐다”면서 “축제뿐만 아니라 야시장도 열려 대학생들도 많이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7 전통시장 봄내음 축제 '수원남문시장 한마당'이 29일 경기 수원시 남문시장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한 어린이가 체험행사 관계자의 도움을 받으며 정조대왕 미니어처 만들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2017 전통시장 봄내음 축제 '수원남문시장 한마당'이 29일 경기 수원시 남문시장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한 어린이가 체험행사 관계자의 도움을 받으며 정조대왕 미니어처 만들기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팔달문 가는 길목에 설치된 푸른 천막에서는 ‘청년 플리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남문시장은 젊은 상인들을 영입해 상권을 재편할 계획으로 올해 6월부터 시장 건물 한켠에 터를 마련해 ‘청년몰’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플리마켓을 연 천막들은 내달 입점할 28개 청년 상점 대표들이 미리 자신들의 상품을 홍보하고자 세워졌다. 식빵과 파운드케이크를 파는 가판에서부터 캘리그라피 상품 등 각종 제품이 진열돼 판매되고 있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물고기 낚시나 종이 모자에 그림을 그리는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진행되고 있었다. 물고기 낚시에 집중하는 딸을 바라보고 있던 신모 씨(40)는 “주말이고 해서 장도 볼 겸 딸아이와 함께 나왔는데 아이가 즐거워하니 좋다”고 웃음을 지었다.

플리마켓의 한 천막에서 만난 ‘일개미마켓’ 대표 정혜지 씨(28)는 “올 여름 입점될 청년상점들은 크게 음식점과 예술 상점 두 종류”라면서 “반려동물 용품, 캘리그라피, 팝아트 상품부터 혼술혼밥 음식점까지 다양하다. 앞으로 기존 전통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설명했다. 옆 천막에서 직접 제작한 나무도마를 판매하고 있던 이지은(25)씨는 “피톤치드가 나와서 저절로 향균 작용이 생기는 도마”라고 자신의 상품을 홍보하면서 “이번 플리마켓 참여로 우리 청년몰 홍보가 많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2017 전통시장 봄내음 축제 '수원남문시장 한마당'이 29일 경기 수원시 남문시장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청년들이 운영하는 아트플리마켓이 나들이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2017 전통시장 봄내음 축제 '수원남문시장 한마당'이 29일 경기 수원시 남문시장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청년들이 운영하는 아트플리마켓이 나들이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풍부한 먹거리도 지나가는 발길들을 늦췄다. 못골시장에서는 갓 튀겨낸 오뎅과 빈대떡을 부치는 상점들에서 상인들이 방문객들의 시식을 돕고 있었다. 김이 설설 나는 시루째 진열된 떡판도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통째로 튀긴 옛날 통닭과 닭똥집 튀김은 오랜만에 보는 별미 음식이었다.

개막식장 맞은편에서 푸드트럭 ‘대만야시장’을 운영하고 있던 박래윤 씨(35)는 “오늘은 날씨가 더워서 팥빙수가 인기”라면서 “원래는 5시부터 영업하는데 오늘부터 축제기간 동안은 2시부터 문을 열 생각이다. 벌써 평소보다 유동인구가 많이 늘어 꽤 팔렸다”고 귀띔했다.

유동인구가 늘어난 만큼 불만 섞인 목소리도 있었다. 이날 시장을 방문한 고이나 씨(33)는 “시장 공용주차장에 들어가기 위해 거의 30분 동안 기다렸다. 축제에 방문객을 늘리려면 부족한 주차공간에 대한 대책마련도 필요해 보인다”고 토로했다.

최극렬 수원남문시장상인회장은 “수원화성에 연간 600만에서 700만 명이 방문하는데 이 유동인구를 끌어들이도록 다양한 즐길 거리를 기획하고 있다”면서 “이번 축제를 통해 전통시장 활성화를 선도하는 글로벌명품시장으로 키우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최 회장은 이어 “특히 젊은이가 찾게 하는 시장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최근 야간 개장을 석 달째 진행 중인데 실제로 저녁때 젊은 사람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표에 명시된 전국 16곳 거점 시장을 중심으로 전국 200여 개 전통시장에서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거리를 만끽할 수 있는 ‘제1회 전통시장 봄내음 축제’가 지난 29일부터 2주간 열린다. (자료제공=중기청)
▲표에 명시된 전국 16곳 거점 시장을 중심으로 전국 200여 개 전통시장에서 다양한 먹거리와 즐길거리를 만끽할 수 있는 ‘제1회 전통시장 봄내음 축제’가 지난 29일부터 2주간 열린다. (자료제공=중기청)

이번 축제를 기획한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올해 1회를 기점으로 앞으로 축제를 더욱 발전시켜 국민들이 전통시장에서 문화와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상권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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