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식기 사마귀, 재발 걱정 없는 치료와 예방법

입력 2016-05-3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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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 들어오는 환자들을 마주할 때, 얼굴만 딱 봐도 ‘아 이 분은 OOO 때문에 오셨구나’ 하고 알게 되는 질환이 있다. 몹시 걱정되고 당황하면서도 반쯤 체념한 표정을 짓게 하는 이 질환은 생식기에 생기는 사마귀 '콘딜로마로 곤지름'이라고도 불린다. 콘딜로마는 성접촉을 통해 주로 전파되는 성감염성 질환으로, 성기 주변에 좁쌀 같은 사마귀로 시작되어 닭벼슬처럼 징그럽게 점점 넓은 부위로 퍼지게 된다. 가까운 동네병원에서 '재발이 잦아 치료가 잘 안 되는 난치병'이라는 얘기를 먼저 듣고, 실제로 재발하게 되면 공황상태로 먼 곳에 있는 우리 병원까지 오게 되는 것이다.

콘딜로마는 성 접촉을 통한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병되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치료받기도 어려워 치료기간에 마음고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재발을 경험한 환자들은 또 재발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과 치료받을 때 통증에 대한 공포 때문에 쉽게 지치기도 쉽다. 그러나 콘딜로마도 치료를 꼼꼼하게 잘 받고 3~6개월간 정기적으로 진찰받으면서 면역력을 키우면 재발하지 않고 완치될 수 있으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콘딜로마의 치료에는 전기 소작술, 레이저 치료, 고주파 치료, 약물치료 등 국소적 치료방법이 주로 이용되는데, 면적이 넓거나 수가 많을 때는 완치될 때까지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 치료 후 눈에 보이는 병변이 없어진 후에도 원인균인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존재할 수 있으므로 일정 기간 추적 검사를 통해 완치를 위한 노력을 하고, 함께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다른 성감염성 질환에 대해서도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자궁경부암 뿐 아니라 생식기 사마귀도 예방해 주는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아쉽게도 이미 발생한 곤지름의 치료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콘딜로마에 걸린 경험이 있다면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자궁경부암 백신도 접종해 주어야 한다.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취약한 체질이나 중복 감염이 쉬워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에 의해 자궁경부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식기사마귀의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접종과 함께 매년 1회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도 반드시 받도록 한다. 또한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남성에게는 음경암, 항문암 같은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남자친구나 배우자도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생식기 사마귀는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우선 다른 성감염질환 예방법과 마찬가지로 충동적인 성접촉은 피하는 등 안전한 성생활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생식기사마귀는 콘돔만으로 온전한 예방이 되지 않으므로 성관계 전 외음부를 세정제로 깨끗이 세척하면 피부접촉에 의한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콘딜로마가 생겼다고 생각되면 지체 없이 콘딜로마 진료경험이 많은 의사에게 1차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치료시작이 빠를수록 면역력도 빨리 생기고 완치까지 걸리는 시간도 짧아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확실한 콘딜로마 예방법은 성생활이 시작되기 전에 가다실처럼 생식기 사마귀 예방도 가능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마침 올해 7월부터 만12~13세 여자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의 국가 지원 2회 무료 접종이 시작된다. 고가의 백신이므로 가급적 무료 접종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접종할 수 있도록 주변에 이 연령대의 여아들이 있는지 관심을 두시면 좋을 것이다.

글. 조병구 노원에비뉴여성의원 원장

(현) 대한질병관리본부 성병진료지침 감수위원

(현)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공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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