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색겸비 블루투스 스피커, 소니 히어고

입력 2016-04-2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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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라고 조용히 발음해본다. 소니라는 이름이 우리말 ‘소리’와 비슷한 건 순전히 우연이겠지만 고것 참 어울리는 우연이다. 브랜드명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데, 소니를 들으면 집요한 장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채 방망이를 깎는 노인처럼 한 우물만 파는 그런 이미지. 소니의 블루투스 스피커 히어고(h.ear go)를 며칠 동안 만났다. 헤어질 때쯤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재색겸비.

재(才): 소리가 좋구나

황금귀는 아니지만 다양한 종류의 노래를 즐겨듣는 편이다. 사운드 테스트를 위해 레드벨벳의 ‘덤덤’부터 변진섭의 ‘그대 내게 다시’까지 세대를 넘나들며 음악을 들었다. 사실 에디터는 막귀라 음질을 구별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그대 내게 다시 돌아오려 하나요~’라는 도입부를 듣는 순간 ‘세상에 막귀는 없다’는 누군가의 위로가 떠올랐다. 지금까지 듣던 음향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다.

저음부터 고음까지 왜곡 없이 깨끗하게 들렸다. 그동안 에디터가 사용했던 스피커들의 소리는 압축된 소리에 가까웠다. 풍성한 원음을 깎아 앙상한 뼈만 듣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히어고는 덩어리를 통째로 듣는 것 같았다. 꽉 찬 소리를 한 입에 먹은 기분이었다. 

소리와 디자인이 ‘한 덩어리’라는 키워드로 통일성을 갖추고 있었다. 소리를 잘 구별하지 못하지만 ‘앗! 이건 확실히 다른 소리!’라고 느꼈던 이유가 그것이다.

예전에 모 브랜드의 무선 헤드폰과 블루투스를 써본 적이 있었다. 저가 제품이었기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 스피커가 내뿜는 소리는 꽉 막힌 소리였다. 그때 ‘이게 블루투스 음향기기의 한계구나’라고 깨달은 후 무선 제품은 가까이하지 않았다. 소니 히어고는 무선임에도 풍부한 소리를 들려줬고 나의 편견을 없애줬다.

히어고가 재색을 겸비했다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소리와 색 모두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소니는 이 작은 스피커에 그들의 오디오 기술을 듬뿍 탑재했다. 먼저 LDAC 전송이 가능하다. 기존 블루투스 오디오보다 약 3배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최대 전송 속도는 990kbps. 단, LDAC을 지원하는 플레이어와 연결해야 고해상도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또 S-Master HX 기술은 음원이 출력되는 전 과정을 디지털로 처리해 노이즈와 왜곡을 최소화하며, DSEE HX 기술은 압축 손실된 파일의 음질을 HRA급으로 업스케일링하는 기술이다. 이런 기술들 덕분에 소리를 들을 때 공간감이라고 부르는 풍성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소리로 둘러싸이는 느낌이다.

에디터는 저음과 고음을 수십 번 왔다 갔다 하며 내 귀를 피곤하게 만드는 노래를 좋아하는데, 히어고는 어떤 노래도 잘 소화해냈다. 복잡한 이퀄라이저 설정 없이도 저음부터 고음까지 안정적이고 완성도 높은 사운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ClearAudio+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아무 노래나 틀어도 웬만큼 잘 나오니 좋았다. 연결하는 법은 간단하다. NFC 기능을 이용하여 스마트폰으로 히어고를 터치하면 연결할 수 있다.

색(色): 디자인이 아름답구나

색깔이 중요한 세상이다. 그런데 색상이 중요하다 보니 그 색이 그 색이다. 잘 나가는 색만 따라 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실버나 골드만 내놓기로 합의를 본 것처럼 말이다. 히어고는 다르다. 챠콜 블랙, 보르도 핑크, 라임 옐로, 비리디안 블루, 시나바 레드 등 다섯 가지 색깔은 흔하지도 그렇다고 튀지도 않는다. 블루면 블루지 비리디안 블루는 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제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색상 명은 단순히 색깔을 수식하는 허세가 아니었다.

시나바(cinnabar)는 적색유화수은에서 볼 수 있는 주홍색이다. 약간의 탁한 빨간색은 메탈과 잘 어울리며 또 고급스럽다. 단순히 레드라는 말로 설명하기엔 부족한 색이기 때문에 ‘시나바 레드’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비리디안(viridian)이라는 말 역시 생소할 수 있는데 비리디안이라는 말은 녹색이라는 뜻의 라틴어에 어원을 두고 있다. 약간 바랜 듯한 청색을 띤 녹색을 말한다. 다른 색상도 마찬가지다. 다 이유가 있는 이름이다. 색을 나타내는 두 가지 명사를 동시에 품고 있는 색상명이다. 

버튼도 정말 필요한 것이 아니고는 모두 생략했고, 심지어 버튼과 본체의 색은 같은 계열로 통일시켰다. 무채색은 일부러 없앴다. 그래서인지 봤을 때 튀어 보이는 색이 없다. 전원 버튼은 다른 톤을 적용해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스피커의 무게는 0.79kg로 가방에 넣고 다니기에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금속 소재라 손에 들었을 때 묵직하다는 느낌이 받을 순 있지만, 계속 들고 다닐 것이 아니라면 큰 단점은 아닐 것 같다.

평소에도 들고 다닐만 하다는 생각을 한 이유에는 예쁜 디자인도 한몫했다. 가방에서 스피커를 꺼냈는데 누가 봐도 오디오스럽게 생긴 전자기기가 나온다면 약간 부끄러울 수도 있으니까. 재생시간은 최대 12시간. 아웃도어 환경에서 음악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색이 정말 예뻤는데 왜 이런 색의 스마트폰은 안 나오는 건지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결론

히어고는 자랑하고 싶은 스피커다.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친구를 만날 때마다 ‘내가 이런 제품이 있는데’라며 항상 꺼내 보여주고 싶은 그런 스피커랄까? 히어고의 전작 SRS-X99는 심플한 블랙의 정말 ‘소니스러운’ 디자인이였다. 이후 히어고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했고, 그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결론적으로 히어고는 패션 액세서리처럼 통통 튀는 색으로 내가 누구인지를 말해줄 수 있는 전자기기다. 이제는 다른 제품에서도 소니의 색깔 놀이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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