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옐로모바일, 숫자로 실력 보여줘야

입력 2015-03-25 10:34 수정 2015-03-2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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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욱 자본시장부장

‘공룡벤처’라 불리는 옐로모바일을 둘러싸고 논쟁이 일어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옐로모바일은 검증받아야 한다. 그래서 논쟁은 필요하다. 옐로모바일에 엮여 있는 ‘사람과 돈’이 많기 때문이다. 앞으로 엮이게 될 불특정 다수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초기 투자자들은 투자금 회수라는 절대 목표가 있다. 어떻게든 옐로모바일을 시장에 어필해야 할 필요성이 존재한다. 옐로모바일이 투자금을 회수할 만큼 수익을 내거나, 또는 상장을 통해 돈을 끌어모아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앞으로 옐로모바일에 투자하게 될지도 모르는 투자회사와 기업공개(IPO)를 통해 주식을 공모받을 불특정 다수에게는 검증의 필요성이 존재한다. 이렇듯 이미 투자한 사람과 앞으로 투자할 사람 간에는 이해관계가 상충한다.

옐로모바일이 유명해진 것은 70개가 넘는 스타트업 회사를 주식교환 방식으로 인수한 것에서 출발한다. 인수한 사람과 인수당한 사람 간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거래가 성사된 것일 테다. 그러니 과거 리타워텍 사례가 있다한들 문제삼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또 하나 옐로모바일이 유명세를 떨친 것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세계적인 투자회사’로 알려진 포메이션8 때문이다. 더구나 1조원에 달하는 가치를 인정받고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유치했다. 하지만 ‘포메이션8’은 LS그룹 3세인 구본웅씨가 운영하는 벤처캐피털사다.

참고로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검은머리 외국인’을 강력하게 규제한다. 내국인 혹은 내국인이 운영하는 회사이면서도 마치 외국인 혹은 외국계 회사인 것처럼 오인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을 규제하겠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포메이션8’의 실체를 어떻게 볼 것인지도 중요한 문제다.

언론을 통해 상장설이 계속 나오는 것도 미심쩍기는 마찬가지다. 옐로모바일은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과 주간사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동시에 나스닥 상장설도 나온다. 그러더니 일부 우량 계열사의 코스닥 상장설도 나온다. 자본시장을 지켜보고 있는 언론인 입장에서 옐로모바일이 대체 뭘 하려는지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대목이다.

국내 증권사와 주간사 계약을 맺은 상황에서 나스닥 상장설이 계속 나오는 것은 무언가 대단한 회사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한 마디로 새로운 투자를 받기 위한 쇼잉(Showingㆍ보여주기) 작업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 막대한 광고비를 집행하고 있는 피키캐스트가 5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는 소식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잘 나가고 있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그 50억원을 투자한 회사가 바로 옐로모바일 초기 투자자인 DSC인베스트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미 여러 차례 옐로모바일에 투자한 DSC인베스트를 시장에서는 사실상 공동운명체로 보고 있다.

최근 페북에서 벌어진 M&A전문가인 정주용씨와 옐로모바일 임진석 CSO 간의 MAU(Monthly Active Userㆍ월간평균이용자수)를 둘러싼 논쟁도 충분히 유익하다. 신동엽의 ‘싸다구’ 광고로 유명한 ‘쿠차’가 어느 정도의 가치를 가지는지 논쟁해야 한다. 엄청난 광고로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고 가치가 부풀려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브랜드 인지도와 수익은 꼭 상관관계에 있지 않다.

상장 가능성도 중요한 내용이다. 옐로모바일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어느 쪽으로 갈지는 모르겠지만 각 시장의 상장요건에 부합하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연내 상장설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옐로모바일 실적으로는 연내 상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증권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옐로모바일을 지켜보는 시선이 많은 것은 옐로모바일이 그만큼 화제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대규모 투자와 대규모 합병, 이로 인한 대규모 조직구성원, 매출을 늘리기 위한 대규모 광고집행이 시선을 모으게 했다. 당연히 ‘의심의 시선’, ‘기대의 시선’이 교차한다. 어떤 벤처캐피털 대표는 옐로모바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언론플레이 많이 하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옐로모바일은 이 말을 기분 나쁘게만 들을 일이 아니다.

이번달 말 감사보고서가 나오면 또다시 논쟁이 시작될 것이다. 옐로모바일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줘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옐로모바일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운운할 때가 아니라 숫자로 증명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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