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MP3에 전력투구하는 이유

입력 2006-09-1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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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및 플래시메모리사업간의 시너지 효과 노려

MP3 플레이어 시장에 대한 삼성전자의 짝사랑이 이번에는 결실을 이룰까.

삼성전자가 상반기 'Z5'에 이어 19일 'T9'라는 신개념의 MP3플레이어(이하 MP3P)를 출시하며 재도전에 나섰다.

사실 삼성전자는 지난 98년 국내에서 레인콤의 ‘아이리버’보다도 먼저 ‘옙’이라는 브랜드를 시장에 내놓았으나 MP3P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벤처기업인 레인콤에 시장을 잠식 당했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단순히 음악플레이어 정도로 과소평가하고 마케팅이나 기술 및 디자인 개발에 소홀히 했던 것이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MP3P시장은 갈수록 커져 나갔고 위기에 처했던 애플컴퓨터가 2001년말 아이포드(iPod)로 기사회생하면서 현재 회사의 순이익률을 10%대 수준으로 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MP3P시장의 잠재력을 깨닫게 됐다.

이에 ‘앨리스’라는 프로젝트명으로 신제품 개발에 나선 삼성전자는 올 2분기 T5를 내놓으면서 상반기 매출을 30만대로 높이며 기사회생하는 분위기다. 이는 작년 상반기 실적보다 약 20%정도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다시 MP3P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데는 관련시장 확대와 함께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삼성전자의 성장기반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휴대폰’과 ‘반도체’사업에 MP3P시장이 직간접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카메라폰, MP3폰 등 휴대폰의 컨버전스를 주도하며 첨단 기능의 폰을 선출시하여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둬온 게 사실이다. 통화만 잘되면 된다고 생각했던 휴대폰이 새롭고 편리한 기능들을 갖추게 되자 소비자들은 이에 매료됐고 컨버전스 휴대폰이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기도 했다.

이에 MP3P나 디지털카메라는 이런 고기능 컨버전스 휴대폰에 의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만해도 이러한 고기능을 내세운 휴대폰판매를 통해 재미를 톡톡히 봤다. 한때는 미국의 모토롤라를 제치고 세계시장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면서 ‘위기’라고 할 정도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시장에서 여러 번 지적했던 대로 카메라폰, MP3폰 등과 같이 기능적인 차별화에 주목을 했지 소비자의 디자인 추세를 읽지 못했던데 큰 요인이 있다. 삼성전자측은 휴대폰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화되고 있음을 제때에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다.

오히려 소비자들은 MP3P나 디지털 카메라의 본 기능을 보강하고 특별한 디자인으로 무장한 제품들을 선호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트랜드의 변화에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말았던 것이다.

한마디로 컨버전스 휴대폰을 통해 MP3P시장과 디카 시장을 잠식할 계획을 잡았던 삼성전자의 입장에선 오히려 휴대폰 시장조차도 선두 자리를 내주는 볼썽사나운 꼴이 된 것이다.

삼성전자의 주력제품 가운데 하나인 낸드플래시의 최대 수요처가 MP3P이란 점도 삼성전자가 MP3P시장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MP3P의 핵심부품인 낸드플래시메모리의 세계1위 생산업체다. 따라서 자사의 MP3P플레이어의 시잠 점유율이 올라 갈수록 정비례하여 플래시메모리 판매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전 세계 MP3P 시장은 애플이 약 50%를 차지하고 있고 삼성전자는 겨우 7%에 그치고 있다. 삼성전자가 MP3P에 그토록 목메는 까닭도 이러한 이유가 크다.

물론 애플은 삼성전자의 플래시메모리를 가장 많이 사가는 고객이지만 언제 마음이 바뀔지 모른다. 또한 시장우위의 지배력을 가진 애플이 얼마든지 낸드플래시 가격을 덩핑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공급처를 일반적으로 바꿀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1일 애플은 삼성전자에게 공급받기로 한 자사의 MP3P 아이팟에 들어갈 오디오 칩을 일방적으로 시그마텔로 받을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11월 애플에 향후 5년간 대규모 낸드 플래시 물량을 공급하기로 하고 선수금으로만 5억달러를 이미 받았다. 정확한 공급 규모를 기밀에 부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낸드 플래시 생산량의 20%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금액으로 보면 연간 20억~30억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다.

이런 엄청난 금액을 삼성전자가 놓치기엔 아까울 수밖에 없다. 애플에 근접한 시장규모로 접근한다면 반도체 사업부문과 MP3P사업부문간의 시너지 효과는 상상을 초월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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