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생산기술硏 원장 절반 넘게 산업부ㆍ고위관료...관피아 장악"

입력 2014-10-0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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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사장이 이사장, 중소기업기술지원 취지 무색

14개 전문생산기술연구소(이하 전문연)가 감독기관의 방치 하에 극히 폐쇄적으로 운영되면서 낙하산 인사와 각종 부정 비리의 온상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일 김제남 의원(정의당,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전문생산기술연구소 지배구조 현황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예산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전문연이 관피아, 지역토호, 사기업의 이권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실태가 드러났다.

전문연는 중소기업 기술지원을 목적으로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하에 14개 연구소가 운영 중이다. 대구경북 지역에는 섬유관련 전문연 등 5곳(다이텍연구원, 한국섬유개발연구원, 한국패션산업연구원, 한국섬유기계연구원,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부산에는 조선관련 전문연 등 3곳(중소조선연구원,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한국신발피혁연구원)이 소재하는 등 전국에 산재해 있다.

그동안 전문연은 숱한 비리에 휘말리며 ‘비리연구소’라는 오명을 뒤집어써왔다. 대표적으로 대구에 있는 패션산업연구원은 지난해 채용과 입찰, 용역비리 등으로 전임 원장 등 7명이 불구속 입건되었다. 최근에는 진주의 한국실크연구원 직원 2명이 국가보조금을 횡령 혐의로 징역 1년 6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되었고, 이사장과 실크업체 대표 등 15명 또한 각각 징역 4년~1년 2월의 집행유예가 선고돼 큰 파장을 불러온 바 있다.

이러한 불법과 비리가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원인은 지배구조부터가 문제가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14개 전문연 원장 중에서 5명은 산업부 출신이고 1명은 지자체 고위관료 출신으로서 관피아가 6명을 차지하고 있으며, 2명은 정당 출신으로 절반이 넘는 8명이 정관계 인사로 확인됐다. (그 외 연구원 출신 4명, 기업 2명, 학계 1명 등 7명). 관피아 원장들이 당국의 관리 감독에 대해 방패막이 역할을 하니 비리가 끊이지 않는 구조인 것이다.

게다가 전문연의 설립 목적인 ‘중소기업 생산기술 지원’이 무색할 정도로 대기업 관련 인사들이 상당수 이사회에 포진돼 있었다.

전자부품연구원은 권오현 삼성전자 사장이, 자동차부품연구원은 현대기아차 정진행 전략기획사장이,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은 현대중공업 윤중근 상무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등 대기업 임원들이 이사장과 이사로 대거 선임되어 있었다. 김제남 의원실은 이는 전문연의 지정 취지 자체가 왜곡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전체 전문연 이사회 구성 중 사기업출신 이사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에 달하고 있었다. 이사회 구성에서 업계 당사자가 많은 것은 특정 기업이 특혜를 얻을 수 있는 구조를 의미한다. 더군다나 이사의 수를 15명 내로 두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있는 전문연은 9곳에 달하는데, 이는 전문연이 사기업체 임원의 감투와 특혜의 수단으로 전락한 것을 시사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반해 학계 등 연구자 비율은 10.7%에 불과하다. 김제남 의원은 때문에 전문연의 중소기업 기술지원 연구목적에 맞게 이사회 구성에서도 학계 등 연구자들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자체장과 공무원이 예산 지원 등을 빌미로 연구원 운영에 개입하여 낙하산 인사와 채용비리와 같은 문제가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각종 협회 및 기업 대표 등 이른바 지역 토호들이 이사회에 진출하여 특혜를 얻는 구조도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김제남 의원은 “전문연들이 설립된 지 20여 년이 지나면서 당초의 설립취지가 사라지고, 구조적으로 관피아 재취업 통로가 되고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하고 "설립 취지인 중소기업 기술지원 연구사업을 위한 지배구조 혁신, 정부 지원에 따른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 특히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전문연에 대한 철저한 관리 감독 방안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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