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3번째 계절, 가을

입력 2014-09-3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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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주현 현대산업개발 경리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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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부터 월요일 오전까지 요란스럽지 않은 비가 내렸다. 설악산의 첫 단풍뉴스는 지난주 금요일에 나왔다. 곧 쌀쌀한 가을이 될 것임을 여기저기서 알린다.

우리나라는 이 짧은 1년을 다시 4계절로 나누어 놓아서 더 짧아지는 야속한 면이 있다. 가을이라 한들 12개월 중 아직도 3개월이 넘게 남았지만 늘 마음은 무언가 이제는 1년을 정리하고 새로운 1년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만 할 것 같다.

자전거로 출퇴근한 지 4년째. 2월 말쯤 날씨가 좀 풀리고 자전거를 다시 꺼낼 때면 갑갑한 지하철에서 해방된다는 설레임이 앞선다. 다시 바람을 가르며 강변을 달릴 생각을 하다보면 기대감에 부풀게 된다. 매일 탈 줄 알았는데 황사예보가 나오고 이른 장마 한두 번에 여름 태풍을 지나서 여름 휴가기간과 추석을 쫓아다니다 보면 시간은 어느새 아쉬움이 잔뜩 묻은 9월까지 오게 된다. 찾아보니 2012년에는 5675km, 2013년에는 5664km를 탔는데 올해는 벌써 7742km를 탔으니 흐뭇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벌써 가을인 것이 더욱 안타깝다.

양평에서 양계장을 하는 이웃 덕에 자그마치 오골계 계란을 저렴한 가격에 얻어먹고 있다. 2주 전 이웃이 또 계란 한 판을 가져와서 프라이를 하나씩 해먹자고 풀었는데 노른자가 두 개인 달걀이 하나 있었다. 콜레스테롤이 어쩌고를 따지기 전에 기분 좋은 행운이다.

올 한해, 늘 그렇듯이 변변하게 성취한 것 없이 지나가는 듯 다시 겨울이 성큼 다가온 것이 안타깝지만 너무나 좋은 사람들을 새롭게 만난 것이 행운이고, 자전거를 이만큼 많이 탄 것도 행운이고, 큰 사고없이 지낸 것이 행운이고, 무엇보다 아직도 3개월이 더 남았다는 것이 행운이다.

올 한해 어떤 행운이 있었고, 감사할 것이 있었는지 조금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 찾아보고 생각하다 보면 그렇게 하고도 3개월 더 남아있는 기분 좋은 가을이 다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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