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BW 재테크 귀재(?)가 세운 ‘엔터 왕국’

입력 2006-09-1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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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 동양제과서 출발…종합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변모

2001년 동양그룹서 독립…5년만에 매출 1조4700억 비약적 신장

오리온, 온미디어ㆍ미디어플렉스 최대주주로 그룹 지주사 노릇

담철곤 회장ㆍ이화경 사장 지분 14.62%, 13.02% 보유 그룹 장악

오리온ㆍ온미디어 BW 신주인수권 지배 기반 갖추는 데 한 몫

오리온그룹의 고속 성장이 눈부시다. ‘초코파이’로 유명한 동양제과로 시작해 제과업에서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미디어플렉스(영화 투자 및 배급), 온미디어(케이블TV프로그램 공급), 메가박스시네플렉스(영화상영관), 롸이즈온(패밀리레스토랑 ‘베니건스’ 운영) 등의 계열사를 거느린 종합엔터테인그룹으로 변모했다.

지난 2001년 9월 동양그룹에서 독립할 당시 6270억원(오리온 2000년 연결재무제표 기준)이던 그룹 매출은 5년만에 1조4744억원으로 비약적인 신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오리온그룹의 급성장에는 오너인 담철곤(51) 회장과 이화경(50) 오리온 사장이 자리하고 있다.

담 회장은 동양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이양구 회장의 둘째 사위다. 부인인 이화경 사장과는 고등학교 선후배로 만나 10년 연애 끝에 1980년 결혼했다.

담 회장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졸업 후 동양시멘트 구매과장으로 입사, 동양제과 구매부장, 사업담당 상무이사, 영업담당 부사장등을 거치면서 차곡차곡 실무를 익혔다.

1989년에 사장이 됐고 1993년 동양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동양그룹에서 독립한 2001년 그룹 회장에 올랐다.

고 이양구 동양그룹 창업주 둘째딸인 이화경 사장은 1975년 동양제과 구매부에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입사 26년 만인 2000년 사장 자리에 올랐다.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사장 부부 탁월한 경영능력 발휘

담 회장은 그룹을 총괄하고 이화경 사장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진두지휘한다. 특히 이 사장은 2001년 오리온그룹 외식ㆍ엔터테인먼트 담당 대표가 되면서 오리온 핵심사업인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다.

이 사장은 오리온그룹 계열 케이블TV 지주회사 온미디어를 지난해 시청률 28%의 케이블TV 업계 1위로 끌어올렸다.

최근 영화 ‘괴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오리온의 영화사업은 극장(메가박스씨네플렉스-메가박스)과 투자·배급(미디어플렉스-쇼박스)에서 이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메가박스는 현재 84개 직영 스크린과 위탁운영을 포함, 135개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다. 쇼박스는 2002년 영화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지만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웰컴투 동막골’ 등의 히트작을 내면서 지난해 시장점유율 20.7%(한국 및 외국영화 포함)로 업계 2위를 구축했다.

다만 오리온그룹의 향후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사업분야의 경영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아직은 이른 감이 있다.

오리온그룹은 부실화의 길을 걷던 체육복표업체 스포츠토토를 지난 2003년 4월 인수했다. 인수하던 해 순손실 규모가 404억원에 달했던 스포츠토토는 지난해 처음으로 111억원의 흑자를 기록, 경영상황이 호전되기는 했으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본총계가 -1080억원으로 여전히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외식업의 경우도 베니건스와 아시아차우를 운영하는 롸이즈온은 2004년 15억원, 지난해 25억의 순손실로 2년연속 적자 흐름을 보이고 있다. 매출도 각각 837억원, 874억원으로 외형 신장세가 두드러지지는 못하다.

최근 들어서는 오리온그룹은 신성장동력으로 건설업 진출을 저울질하고 있다. 지난 8월4일 오리온은 50억원을 출자해 건설업체인 ‘메가마크’를 설립했다.

◆지주사 오리온 지분 14.62%, 13.02% 지렛대 삼아 그룹 장악

담 회장과 이 사장은 오리온그룹 21개 계열사들의 사실상 지주회사 노릇을 하고 있는 오리온을 지렛대 삼아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오리온은 현재 21개사에 이르는 계열사들간 지배구도의 출발점이다. 오리온은 상장사 온미디어(이하 지분율 38.13%), 미디어플렉스(57.50%)를 비롯, 장외사인 롸이즈온(88.83%), 스포츠토토(59.08%), 스포츠토토온라인(59.08%), 메가파크(100.00%), 오리온스낵인터내셔널(100.00%), 오리온레포츠(86.0%), 오리온음료(100.00%) 등 9개사의 최대주주다.

이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인 온미디어가 온게임네트워크(78.5%), 바둑텔레비전(62.9%), 오리온시네마네트워크(83.4%), 동구케이블방송(76.0%), 전남동부방송(52.5%), 수성케이블방송(65.3%), 영동방송(55.1%) 등 7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미디어플렉스는 메가박스씨네플럭스(55.0%)와 코로또(23.8%), 모션일공일(80.00%)의 최대주주이고, 온미디어 자회사인 온게임네트워크는 디지털온미디어(80.2%)를 손자회사로 두고 있다.

담 회장과 이 사장은 이처럼 21개 계열사들의 지배회사인 오리온(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31.58%) 각각 13.02%, 14.62%씩 보유하며 오너로서의 지배기반을 갖춰놓고 있다. 이 사장의 모친인 이관희(77)씨도 2.69%를 갖고 있다. 2세인 경선(21)씨와 서원(17)씨도 각각 0.54%씩을 보유하고 있다.

담 회장과 이 사장은 온미디에 대해서도 각각 1.43%, 0.01%씩을 소유하고 있고, 이 사장은 미디어플렉스 180주도 갖고 있다.

◆오리온 BW 워런트가 지배 기반 갖추는 데 한 몫

특히 담 회장과 이 사장이 이 같은 그룹 지배기반을 갖춰 놓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BW는 투자자가 채권을 매입한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일정가격에 기업이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채권과 신주인수권이 별도의 증권으로 분리돼 따로 양도할 수 있는 분리형과 ▲신주인수권과 채권이 함께 표시돼 분리해 양도할 수 없는 비분리형으로 나뉜다.

오리온은 지난 1999년 5월 만기 5년짜리 1500만달러(한화 179억원) 규모의 47회차 분리형 BW를 발행했다. 워런트는 오리온 신주를 주당 2만3232원씩에 76만9047주를 인수할 수 있는 규모였다.

얼마 후 담 회장과 이 사장, 경선, 서원씨는 이 중 70.0%(53만8328주)어치의 워런트를 사들였다. 총 매입금액은 지난 2001년 2월 워런트 일부(23만여주)를 추가 취득할 당시 매입가가 권리당 124원을 기준으로 할 때 7000만원 가량이다.

이후 2004년 4월14일 담 회장과 이 사장은 보유중이던 워런트 각각 20만7642주, 23만8404주 등 총 44만6046주를 전량 행사했다. 행사 당시 오리온 주가는 6만5400원이었다.

장내에서 행사일 당시 시가로만 매입한다 해도 291억원(44만6046주×6만5400원)이나 소요됐을 주식 매입에 104억원(44만6046주×(워런트 매입가 124원+행사가 2만3232원)만을 투자해 7.54%나 되는 지분 확대를 꾀할 수 있었던 셈이다.

이로인한 평가차익도 막대하다. 오리온 주가는 지난 13일 종가 기준으로 20만8000원을 나타내고 있다. 담 회장과 이 사장은 워런트 행사로 취득하게 된 보유지분 각각 3.51%, 4.03%에 대해 각각 384억원, 440억원의 평가차익을 내고 있다.

◆온미디어에서도 BW 이용한 ‘주(株)테크’ 수완 발휘

지난 7월3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온미디어에서도 담 회장의 BW를 이용한 ‘주(株)테크’ 수완은 이김없이 발휘되고 있다. .

온미디어 및 상장 주간증권사 삼성증권에 따르면 온미디어는 지난 2000년 6월 만기 7년짜리 140억원 규모의 1회차 분리형 BW를 발행했다. 1년 뒤 온미디어는 워런트를 제외한 사채는 전액 상환했다.

발행기업의 신주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인 워런트는 주당 2만5000원(당시 액면가 5000원 기준)씩 온미디어 신주 총 56만주를 인수할 수 있는 규모였는데 담 회장은 이중 58.9%인 33만주(권면총액 82억5000만원)어치를 권리당 610원씩 2억원 가량에 사들였다.

이후 담 회장이 워런트를 행사한 시기는 지난해 6월로 규모는 16만5000주 어치였다. 행사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든 데 대해 온미디어 및 삼성증권 관계자는 “행사 전 워런트 절반을 온미디어 대표이사 등에게 매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두 관계자는 “담 회장의 워런트 행사전 온미디어 보유주식은 단 600주(당시 올미디어 발행주식 1004만9799주)에 불과했다”는 것도 확인시켜 줬다.

결과적으로 담 회장은 온미디어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증권선물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2006년 3월31일)하기 불과 9개월전 보유주식을 16만5600주로 늘려놓을 수 있었다.

지난 4월 온미디어는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했다. 이에 따라 담 회장은 현 보유주식인 165만5000주(상장공모전 발행주식 1조379만7990주 대비 1.6%)를 갖게 됐다.

담 회장의 워런트 행사 만으로 보유하게 된 온미디어 주식의 취득원가는 주당 2561원(액분 반영 행사가 2500원+워런트 취득가 61원) 수준이다.

온미디어 주가는 지난 13일 현재 7150원을 기록중이다. 담 회장은 온미디어 워런트로 보유하게 된 주식으로 주당 4589원씩 총 76억원의 평가차익을 내고 있는 셈이다.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사장이 이끌어 온 종합엔터테인먼트그룹과 글로벌식품기업으로의 성공신화와 BW 워런트 주(株)테크 신화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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