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과 개인이 케이만군도, 버진 아일랜드, 버뮤다 등 50개 조세회피처에 지난 7년간 투자한 금액이 25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의 조세회피처 투자는 계속 증가해 전체 투자액의 약 80%에 이르렀다.
2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오제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국세청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기업과 개인 등이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조세회피처에 직접 투자한 금액은 모두 227억75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를 매년말 매매기준 환율로 환산하면 25조2270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의 총 해외투자액 197조8865억원의 12.7%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가운데 79.6%인 20조655억원은 대기업이 투자한 금액이다. 중소기업 투자액은 9.6%인 2조4802억원이다.
연도별 조세회피처 투자액은 2007년 1조6862억원, 2008년 2조9937억원, 2009년 2조1228억원, 2010년 4조3337억원, 2011년 4조246억원, 2012년 4조6473억원, 2013년 5조4186억원이다. 국제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받았던 2009년에 조세회피처에 대한 투자가 일시적으로 8701억원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5조원대를 돌파했다.
전체 해외투자액 가운데 조세회피처가 차지하는 비율도 2007년 8.0%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의 경우 17.4%로 크게 높아졌다.
조세회피처 투자액에서 차지하는 기업규모별 비중은 중소기업의 경우 2007년 24.2%, 2009년 16.3%, 2011년 4.8%, 2013년 3.0%로 급감했다. 대기업은 2007년 59.4%, 2009년 70.3%, 2011년 88.8%, 2013년 83.3%로 상승추세다.
오제세 의원은 “조세회피처 투자 증가는 대부분 대기업이 투자액을 늘렸기 때문”이라며 “대기업의 조세회피처 투자 확대는 국내 자본의 해외 유출이라는 측면과 더불어 탈세로 이어질 우려가 큰 만큼 과세 당국의 철저한 감시와 조사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