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과 열정은 기본, 인간미도 갖춰라”

입력 2006-09-1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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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SK·LG 등 재계 총수들의 인재관

삼성그룹의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은 신입사원을 뽑을 때 직접 문제도 내고 면접시에는 관상까지 볼 정도로 인재찾기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도 인재욕심이 남달라 지금까지도 삼성에 꼭 필요한 인재라고 생각하면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데 아끼지 않는다. 이 회장은 여전히 ‘천재 1명이 1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자신의 천재론을 굽히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취업시즌이 도래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기업의 문을 두드리는 취업 준비생의 입장에선 재계총수들의 인재관의 궁금하기 마련이다.

국내에서 내노라 하는 대기업 총수들은 과연 어떤 인재를 원할까.

◆ 이건희 회장의 인재관, “끼, 창의력, 인간미까지 갖춰야 인재”

이건희 회장의 인재관을 들여다보기 전에 이 회장이 생각하는 인재의 정의에 대해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회장은 과거 'I'자형 인재가 득세했지만 지금은 'T'자형 인재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한다. 'I'자형 인재란 한가지 분야에만 매달리는 사람이며 인간관계 역시 상하의 수직적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요즘은 이공계출신이라도 인문사회분야도 알아야 하고 수평적인 인간관계도 유지할 수 있어야 삼성에 맞는 인재라고 생각한다.

이공계출신은 문학과 철학을, 인문상경 출신은 기술을 전공자 못지않게 터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이 임원급에게 ‘1예1취’를 가지라고 했던 것과 경영자는 종합예술인이라고 언급한 것과 연관이 있다.

이런 인재의 정의에서 볼 때 이 회장은 인재를 평가할 때 천재성, 이공계 기술인력, 여성인력, 끼 있는 창의력, 글로벌 능력 등을 두루 몬다는 말이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항목은 '끼 있는 창의력’이다.

이 회장이 주창하는 천재론도 다름 아닌 ‘끼가 있는 창의성’이 그 바탕이다. 남과 다른 창조적 사고를 할 수 있어야 새로운 분야를 남들보다 먼저 주도적으로 개척할 수 있다는 것이 이 회장의 생각이다.

이 회장 스스로가 말을 아끼며 경청을 즐기듯이 말을 많이 하기보다는 충분히 사고하고 연구해서 필요할 때 집중적으로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재가 '인재중의 인재'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은 긍정적이며 낙관적인 마음가짐을 통해 우러나오는 ‘인간미’도 인재의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이 회장은 삼성인의 자세로 “뛸 사람은 뛰고, 앉아 있을 사람은 앉아 있어라. 그런데 뛰는 사람은 앉은 사람을 무시하지 말고, ‘잘 쉬었다가 너도 잘 뛰어라’고 격려해 줘라. 앉아 있는 사람은 뛰는 사람을 질투하지 말고 박수를 쳐주며 ‘나도 빨리 체력을 회복해서 다시 뛰어야지’라고 생각하자”고 강조해 왔다.

◆ 정몽구 현대ㆍ기아차회장, "도전, 진취적인 기상, 조직간의 융화성”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은 2001년 자동차 전문그룹 출범 이후 신입사원 하계수련회 때마다 연수원을 방문하는 걸로 여름휴가를 대신하고 있다. 그만큼 인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신입사원 수련회 특강에서 항상 정 회장은 “전문능력 배양과 상호 협조, 도전과 개척의 벤처정신, 자부심과 사명감, 차세대 자동차 산업의 주역 역할 등이 현대·기아차 신입사원이 가져야 할 자세”라고 강조한다.

정몽구 회장은 매년 신입사원 수련회에 참석해 이러한 인재관을 직접 밝히고 있다. 특히 회사 경영목표를 실현하는데 딱 들어맞는 핵심 인재를 과감히 발굴해 중용하는 수시ㆍ발탁 인사를 잘 활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정 회장이 좋아하는 인재는 저돌적인 그의 스타일과 일맥상통한다. 한마디로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인물을 원한다. 여기에 개인보다는 조직의 일원으로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실제로 정 회장은 조직이 가고자 하는 기본 방향을 거스르거나 다른 방향으로 튀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보다 앞을 내다볼 수 있는 눈을 가진 미래 지향적인 인재를 선호한다. 창조성과 학습능력, 봉사정신을 두루 갖춘 미래형 인재여야 한다는 것이 정 회장의 생각이다.

정 회장이 인재확보에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는 연구개발 인력이다. 이를 위해 현재 6500명에 이르는 연구개발 인력을 오는 2007년까지 해마다 1000명씩 충원, 1만 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연구개발 인력 1만명은 일본 도요타 수준에 버금가는 규모다.

◆ 최태원 SK회장, “타고난 천재보다 노력하는 수재 원해”

“기업에서 사람은 시작이자 끝이다. 능력이 있으며 가능성을 계발하는 패기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최태원 SK그룹회장은 인재관은 한마디로 ‘사람이 곧 회사’라는 뜻의 인내사(人乃社)다. 최 회장은 "기업경영의 모든 과정이 사람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창립 당시부터 50여년간 이어져 내려오는 SK의 한결 같은 인재경영관이기도 하다. 실제로 고(故) 최종현 회장은 “나는 내 일생중 80%는 인재를 모으고 기르고 육성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최태원 회장은 이른바 ‘천재론’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총수다. 최 회장은 올 4월 신입사원들과 대화하는 자리에서 “사람의 능력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다”며 “상위 20%의 인재를 쫓아 나머지 구성원들이 움직인다는 이른바 ‘20 대 80’ 이론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자질이 우수해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 없으면 불완전한 인재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창의적인 사고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패기있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패기란 곧 `일과 싸워서 이기는 것`이다. 사고는 적극적으로 하고 행동은 진취적으로 하며 일처리는 빈틈없고 야무질 것을 주문한다.

고(故) 최종현 회장이 지난 88년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신입사원을 9박10일 일정으로 일본으로 보내 견문을 넓히도록 한 일도 발단은 바로 SK가 강조하는 ‘패기’를 기르고 돌아오라는 것이었다.

◆ 구본무 LG회장, “강한의지와 승부근성 가져야”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몇 년전부터 LG의 교육프로그램을 전면적으로 바꾸도록 주문했다. 과거 ‘인화’와 ‘단결’에서 ‘강한 의지’와 ‘승부근성’중심으로 바꾸라는 지시였다.

‘1등 LG’를 만들자고 주창하는 구본무 LG 회장은 단순한 개인능력보다는 종합적인 업무실천 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선호한다. 각 개별 사업과 전략에 맞는 인재가 있다는 생각에서다.

따라서 LG전자의 경우 실행력이 강하면서 전문역량을 갖춘 ‘올바른 사람’을 우수 인재로 평가한다.

이 때문에 미래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구 회장이 매년 예외없이 참가하는 행사가 있다. 바로 국내 최초·최장수 대학생 대상 해외탐방 프로그램 'LG 글로벌 챌린저' 발대식이다. 그는 탐방활동을 떠나는 대학생들을 격려하며 '창의적인 사고'와 '도전의식'을 기를 것을 강조한다.

구 회장은 지난 95년 회장 취임과 함께 시작된 'LG 글로벌 챌린저' 프로그램에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져왔다. 지난 11년간 학생들이 탐방활동을 떠나기 전 갖는 발대식과 탐방활동 결과를 평가하는 시상식 등 관련 행사에 단 한차례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

구 회장의 관심도는 매년 연간 주요 일정을 세울 때 글로벌 챌린저 행사일정을 빠짐없이 반영할 것을 지시하는가 하면 매년 탐방활동 주제를 보고받으며 연구보고서도 관심있게 읽고 있다.

구 회장은 발대식 격려사를 통해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진정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사고를 통해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강인한 도전정신으로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여러분 앞에 펼쳐진 무한한 가능성을 향해 과감히 도전해 나가는 젊은이가 LG가 원하는 인재"라고 말했다.

LG 관계자는 "지난 11년간 구 회장이 한번도 빠짐없이 글로벌 챌린저 발대식에 참석해 깊은 관심과 애정을 표명한 것은 젊은 인재들의 창의적인 생각과 도전의식을 중시하는 구 회장의 인재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대기업취업 大戰 막 올랐다

-외국어 구사, 현장 경험 있으면 취업 지름길

국내 대기업들이 너나할 것 없이 하반기 채용규모를 밝히고 있다. 지난해외 비슷한 정도의 인원을 충원할 계획이지만 각 대기업 마다 원하는 인재가 달라 취업준비생들은 자신이 희망하는 기업의 채용요건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정규직신입사원(3급) 4500명을 뽑는 삼성그룹은 이번 하반기 공채에서 영어구사력이 떨어지는 지원자는 아예 뽑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원자들은 우선 영어회화 면접을 통해 기본적인 의사소통능력을 검증받아야 한다.

인문계열의 경우 토익 730, 이과 계열은 토익 620 이상이 되어야 가능하다.

반면, 학력이나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고 SSAT 응시가 가능하다. 면접은 SSAT 합격자를 대상으로 계열사별로 실시된다. 계열사별 채용 인원은 삼성전자가 2220명으로 가장 많고, 삼성SDS 500명, 삼성중공업 260명, 삼성SDI 200명 등의 순이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올 하반기 800명 규모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키로 했다.

모집 부문은 연구개발(R&D)과 생산, 일반사무, 국내영업, AS 등 전 분야에 걸쳐 진행된다. 이와 별도로 현대기아차는 전국의 각 대학을 직접 방문해 채용 설명회와 상담을 갖는 등 인재 유치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응시 원서는 13일부터 26일까지 현대차(www.hyundai-motor.com)와 기아차(www.kia.co.kr)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접수하며 지원 자격은 2007년도 2월 4년제 정규대학 졸업예정자 또는 졸업자다.

전형 절차는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을 거쳐 3차 신체검사 순으로 진행되며, 면접전형은 경영진면접, 실무면접, 영어면접으로 구성된다.

경영진면접은 면접 참가자의 가치관, 품성을 살펴보는데 주안점을 두며 5인 1조로 30여분 간 진행된다. 실무면접은 지원 부문에 따라 달리 운영된다. 특히 현대ㆍ기아차그룹의 영어면접은 원어민을 통해 회화 가능 여부를 판단하며 최저 기준 미달자는 탈락처리된다.

LG그룹의 LG전자, LG필립스LCD, LG마이크론, LG이노텍 등 LG의 전자 부문 계열사들이 하반기에 총 1500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한다.

1000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LG전자의 경우 오는 19일까지 홈페이지(www.lge.co.kr)의 인재채용 코너를 통해 입사 지원서를 접수한다. 이 기간 동안 전국 9개 도시에서 총 25회에 걸쳐 순회 입사설명회를 개최하는 채용 로드쇼를 새롭게 진행할 계획이다.

각 도시에서 열리는 설명회는 해당 지역의 모든 대학생들에게 개방되며, 이 자리에는 LG전자 각 사업장 채용책임자는 물론 R&D 담당 임원까지 나서 직무 선택기준, 입사지원서 작성, 직무적성검사 및 면접정보 등 지원자들이 전형과정에서 알아야 하는 정보를 전달한다.

이밖에 LG필립스LCD는 국내외 석·박사급 연구개발 인력을 중심으로 하반기 200여명의 대졸사원을 채용하고 하이프라자는 하반기 영업 및 관리직을 중심으로 120명 규모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LG마이크론도 10월 중순까지 70명을 채용할 계획이며 LG이노텍은 연구개발과 영업직을 중심으로 50명을 선발한다. LG엔시스는 9월부터 연구개발, 시스템 엔지니어와 컨설턴트를 위주로 30 명을 채용하고 실트론도 10월 중순부터 연구개발과 영업직 등 30명을 채용한다.

국ㆍ내외 인재 800여명을 채용할 예정인 SK그룹은 SK㈜, SK텔레콤, SK네트웍스를 비롯한 15개 계열사가 공동으로 대졸 신입사원 700여명을 뽑기로 하고 이번달 15일까지 지원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서류전형-SK종합적성검사-면접 등을 거쳐 오는 11월 말께 대졸 신입사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SK그룹은 특히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중국 인력 40여명과 해외 MBA 및 R&D 석ㆍ박사 60여명 등 모두 100여명을 따로 선발한다.

이밖에 롯데그룹이 600명을, 한화그룹이 계열사별로 500여명을 채용할 예정이며, 두산그룹이 총 600명, 금호아시아나그룹이 500명, LS그룹이 350명, 동부그룹이 650명, 동양그룹이 100여명, STX그룹이 대졸신입 400명 등을 선발한다.

<사진설명: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신입사원들과의 대화식에 참가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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