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명품 아파트' 공격경영 정조준

입력 2006-09-13 16:15 수정 2006-09-1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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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김준기회장 '자극'에 센트레빌 영예 재탈환 태세 갖춰

업계 18위 동부건설이 재도약 준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시장 재탈환에 나설 태세를 갖추고 있다.

IMF 외환위기 때 잠시 경영위기를 겪었던 동부건설은 삼성, GS등 5위 권 이내 굴지의 업체들만 참여하는 강남재건축 시장에서 대치주공고층 아파트 재건축을 따내 건설업계 일대에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대치동부센트레빌과 이촌 동부센트레빌 등 동부건설이 지은 아파트는 인기지역 내 고급 아파트로 일찌감치 자리매김해 '센트레빌'은 회사인 동부건설 이상 가는 위상을 갖고 있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최근 동부그룹 내에서 동부건설의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각 계열사마다 부회장이 CEO로 운영하는 동부그룹은 2000년대 들어 주력 사업 분야를 화재, 증권 등 금융업 계열로 전환하고 있어 동부건설의 역할은 과거보다 크게 약화된 상황이다. 특히 IMF를 거치면서 부도위기까지 몰렸던 동부건설에 대한 그룹 측의 배려는 거의 없었던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동부건설은 2004년 이후 서울, 수도권에서 10 여 사업장에서 분양을 실시했지만 한강조망 고급 아파트를 지향하며 1222세대로 가장 많은 물량을 내놨던 남양주 덕소 센트레빌이 대량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센트레빌 브랜드에 '누'를 끼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에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지난해 16위에서 올해는 두 단계 떨어진 18위를 기록하며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며 센트레빌 브랜드는 서서히 시장에서 잊혀져 가고 있는 상태에 까지 몰리고 있다.

동부그룹 내에서 동부건설의 매출액 규모는 1.5조원 수준이다. 여기서 물류 부문을 제외한 순수 건설부문 매출액은 1조원 가량으로 이는 그룹 내 최고 매출 기업인 동부화재의 3조원에 비해 1/3에 불과하며, 2위 기업인 동부제강에 비해서도 절반 수준에 머무는 수치다.

특히 건설업은 '저부가가치'란 특성상 순익이 매출액의 5~10%선에 머물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정도는 그룹 내에서 명함을 내밀기도 쑥스러운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시작된 동부건설의 재도약은 창업주의 의지에서 비롯됐다. 지난 2월 김준기 현 그룹회장이 건설 임원들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브랜드를 더욱 브랜드답게 만들어라"며 호통을 쳤다는 후문이다. 이날 김회장은 서울역 인근에 위치한 동부건설의 주택전시관을 보고, 건설사의 상징인 주택전시관이 너무 초라하다며 개탄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동부건설은 지난 68년 김준기 현 그룹회장이 약관 24세의 나이에 창업한 동부그룹의 첫 회사다. 고속버스 등 물류업 부문과 주택, 토목 등 건설업 부문으로 구성된 동부건설은 재계 12위인 동부그룹을 현 위치에 있게 한 동부그룹의 '본산(本山)'. 그런만큼 최근의 건설사의 부진에 대해 김회장의 아쉬움도 클 수 밖에 없는 셈이다.

동부건설의 쇠퇴는 다름 아닌 동부그룹의 사업 다변화 계획에 따른 것이다. 동부그룹은 동부화재와 증권 등 금융업이 주력 사업분야로 채택된지 오래며, 최근 들어선 제강과 반도체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에 비해 부가가치도 낮고 노동집약적 산업인 건설은 그룹 내에서 '따'를 당하기 충분했다.

특히 지난 2004년 이후 동부그룹 차원에서 시작된 중간 간부 물갈이도 건설업 약화의 영향을 미쳤다. 삼성물산, GS건설 등 1군 업체 출신 중간간부들이 건설업의 '야전 사령관'격인 주택사업분야와 개발사업분야에 대거 입성하면서 동부 만의 색깔이 사라진 것도 최근 1~2년간 나타난 건설사의 약세에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3년이 동부건설에게 잊혀진 시간이었다면 앞으로 올 3년은 동부건설에게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예정이다. 동부건설은 최근 2010년까지 현재의 건설업 매출 규모를 현 1조원 가량에서 3조원까지 2.5~3배 가량 늘린다는 마스터플랜을 작성해놓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수혈한 뒤 정상으로 돌아오기 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마련"이라며 "토목, 플랜트 분야에 비해 약했던 동부건설의 사업 수주, 건축 기술, 개발사업 등이 외부 인력으로 강화된 만큼 이제 서서히 그 위력을 발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동부건설은 종로구 숭인4구역 재개발 아파트 416세대와 송파구 오금동 석우시장 재개발 주상복합 아파트 120세대를 공급하는 것을 필두로 본격적인 아파트 공급에 뛰어들 전망이다. 또 내년부터는 서대문구 홍은동에 249세대와 냉천2구역에 681세대를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동부건설은 양적확대를 위한 무리한 사업에 뛰어들 마음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대치동부센트레빌 이래 동부건설의 경영철학은 유럽의 장인 정신인 '소량 명품주의'다. 즉 단 한 개 사업장에서 만 아파트가 건설되도 명품 아파트를 짓는다는 게 동부건설의 경영철학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주택사업의 영역을 확대한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지만 그 때문에 브랜드의 질을 훼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매 사업장마다 최고의 아파트를 짓겠다는 생각으로 동부건설의 제2도약에 나설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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