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업 국내증시 상장]7년새 22개 중 7곳 퇴출… 녹록지 않은 ‘코리아 드림’

입력 2014-09-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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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차업 시총미달·뉴프라이드 관리종목 위기…저평가에 스스로 짐싸는 기업도

국내 증시에 상장한 해외기업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2011년 발생한 중국고섬의 회계분식 사태 이후 외국 기업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이 자리 잡고 있다. 코웰이홀딩스, 3노드디지탈, 중국식품포장 등 일부 기업들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판단해 스스로 상장폐지 결정을 내리고 국내 증시를 떠났다.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도 엑세스바이오, 씨케이에이치 등 일부 외국기업들은 견고한 실적을 올리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현재 상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외국기업은 15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7년 중국기업 3노드디지탈이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국내 증시에 들어온 외국 기업은 모두 22개사다. 이 중에서 중국고섬, 연합과기 등 7개 회사가 퇴출됐다.

지난 2012년 4월 일본 기업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SBI모기지는 최근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상장폐지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SBI모기지는 SBI홀딩스의 자회사로 일본에서 주택담보대출 사업을 하는 주택금융 전문 업체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미국 칼라일그룹 산하 투자펀드 CSM홀딩스는 지난 7월 SBI홀딩스로부터 SBI모기지 지분 1677만7090주를 취득해 지분율 70.67%를 확보한 상태다. 일본 회사인 SBI모기지는 주식예탁증서(KDR) 형태로 한국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돼 있는데, CSM홀딩스가 SBI홀딩스가 보유한 KDR를 원주로 전환해 인수하는 구조다.

CSM홀딩스는 필요한 지분을 확보해 SBI모기지를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소액주주로부터 상장폐지에 필요한 나머지 지분을 사들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자진 상장폐지를 실시하려면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95% 이상이어야 한다.

지난 2007년 국내 증시에 상장한 평산차업은 시가총액 미달을 사유로 퇴출되는 외국기업 1호라는 불명예를 얻게 될 위기에 처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2일 평산차업 KDR에 대해 관리종목 지정 후 61일간 외국 주식 예탁증권 시가총액 요건 50억원 미달이 지속됐다며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 상장된 종목이 △시총 50억원을 밑도는 날이 30거래일 이상 지속된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후 다시 90거래일 이상 시총 미달 상태가 지속되면 증시에서 자동 퇴출된다.

통지받은 날부터 15영업일까지 이의신청이 없는 경우 이의신청 만료일 경과 후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평산차업은 중국 우롱차, 철관음을 재배, 생산, 가공해 판매하는 업체로 시총은 이날 기준(종가 690원) 33억원으로 상장유지 조건인 50억원에 한참 못 미친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첫 미국 기업인 뉴프라이드는 2년 연속 자기자본 50%를 초과하는 손실 발생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0년 4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뉴프라이드는 7500원에 공모가를 형성한 뒤 상장 직후 주가가 1만원을 훌쩍 넘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과 2011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실적부진에 허덕이며 주가는 3년 만에 3000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난 4월 뉴프라이드는 최근 3개 사업연도 중 2개 사업연도에서 법인세 비용을 빼기 전의 계속사업손실률이 50%를 초과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뉴프라이드는 자동차 부품과 내장품 전문업체로 지난해 영업이익 4억6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으나 당기순손실이 76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청산 예정인 중국 자회사의 투자 감액손실을 반영해 당기순손실이 늘어났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스스로 상장폐지 결정을 내리고 떠나는 외국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상장을 통한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코웰이홀딩스가 국내 증시를 떠난 이후 총 7곳이 국내 증시를 떠났다. 지난해 3노드디지탈과 중국식품포장 등 두 곳도 같은 이유를 들어 자진 상장폐지를 신청했다.

반면 외국기업에 우호적이지 못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는 기업도 있다.

지난 2010년 코스닥에 상장한 중국기업인 씨케이에이치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올 들어 씨케이에이치의 주가는 52% 이상 뛰었다.

씨케이에이치는 4분기(4월1일~6월30일)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씨케이에이치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16억4000만원(약 286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0.2% 성장했다.

씨케이에이치는 한약재를 기본으로 하는 건강식품을 주력사업으로 펼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올해 1월부터 중국 국내외 브랜드 보건식품의 OEM 생산과 판매, 수입을 전면 금지함에 따라 OEM 생산 없이 모든 제품을 중국 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씨케이에이치가 정책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5월 상장한 엑세스바이오는 2002년 설립된 진단시약 전문업체로, 말라리아 진단시장에서 세계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본사는 미국 뉴저지에 있다. 엑세스바이오 주식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록 없이 증권예탁증서(KDR) 형태로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엑세스바이오의 주가는 올 들어 45% 이상 급증했다.

증권가에서도 엑세스바이오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내놓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제품인 G6PD(적혈구 효소 결핍으로 인한 용혈성 빈혈) RDT 매출 가시화, 본사 공장 자동화 및 에티오피아 공장 가동에 따른 수익성 개선 등으로 주가 상승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김태희 현대증권 연구원도 “수익성이 높은 G6PD RDT와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HPV) 진단시약, 변종 말라리아 RDT 등 신제품 효과로 향후 3년간 영업이익이 연평균 35.8%씩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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