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엘리의 톡톡톡] 카드 포인트 유효기간의 의미

입력 2014-09-1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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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엘리 금융시장부 기자

“평생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지 포인트를 쓸 수 있습니다.”

롯데카드가 오는 11월부터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포인트에 적용하는 유효기간을 폐지하기로 해 화제입니다.

지금까지는 5년이 지나면 포인트가 자동 소멸됐지만 앞으로는 회원이라면 사라지는 포인트를 신경 쓸 것 없이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포인트를 쓸 수 있습니다.

사실 포인트 유효기간을 없앤 것은 씨티카드가 최초입니다. 씨티카드는 2009년 4월 1일부터 모든 카드의 포인트 유효기간을 없앴습니다.

하지만 전업계 카드사 중에서는 롯데카드가 처음으로 ‘통큰’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이런 롯데카드의 결정에 타 카드사들은 무모하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함께 카드대출 금리마저 인하된 업계 상황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카드사들은 회원에게 포인트를 쌓아준 금액의 일정 비율을 회계상 대손충당금으로 쌓고 있습니다. 만약 회원이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고 카드를 해지하거나 유효기간이 지나 포인트가 소멸하면 미사용 포인트에 대한 충당금이 카드사의 이익으로 바뀌게 됩니다.

이렇게 사라진 포인트가 지난해 기준 1300억원이 넘고 모두 카드사 수입으로 돌아간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소멸 포인트를 수익으로 처리해 오다 비난이 심해지자 여신금융협회에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어찌됐든 소멸되는 포인트가 없다는 것은 카드사가 회원이 언제든지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롯데카드가 포인트 유지기간을 없애면서 발생하는 비용은 연간 수십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포인트의 역사가 그리 오래되진 않았지만 카드 포인트의 존재를 잊고 있던 고객이 10년이 지나 포인트를 쓰려고 찾아왔을 때를 대비해 카드사는 충당금을 계속 쌓아야 하는 것입니다.

롯데카드의 이 같은 결정이 가능했던 이유는 롯데카드의 카드 포인트 사용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롯데카드 포인트의 사용률은 최근 3년 평균 94%에 달할 정도로 높습니다.

또 롯데카드 포인트는 롯데백화점이나 롯데마트 등 유통 계열사에서 쌓아주는 롯데멤버스 포인트와 마찬가지로 롯데 전 계열사에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객들의 충성도 또한 높습니다.

유통사를 포함해 국내 기업 중 포인트 유효기간을 없앤 것은 롯데카드가 처음입니다. 고객정보 유출 사태로 회원 이탈의 충격이 적지 않았던 롯데카드의 입장에선 쉽지 않은 결정으로 보입니다.

롯데카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전업 카드사들은 9월부터 제각각이던 포인트 사용 유효기간을 5년으로 통일했습니다.

신용카드 포인트 유효기간 폐지는 소비자 입장에선 더없이 좋은 혜택입니다. 소비자들은 포인트가 카드를 선택할 때 중요한 고려 조건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고객의 재산권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기업은 돈이 더 들고 비용이자가 부담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객에게 제공하는 부담스러운 서비스일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이번 롯데카드의 결정이 ‘독’이 될지, 아니면 카드 사용률이 올라가고 고객 충성도가 높아져‘약’으로 작용할지 다른 카드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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