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국민참여 부동산대책 1년의 명암

입력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양극화 심화, 거래시장 마비 등 부산물 가득 정부, 유연성 필요해

지난해 1달 반 여간의 숙고 끝에 탄생한 8.31 '국민참여 부동산대책'이 선보인 지 1년이 지났다. 현 정부의 모토인 '국민참여'를 거론할 정도로 거창한 표현까지 덧붙였지만 이의 성과에 대해서는 갑론 을박이 한창이다.

◆집값은 안정세, 하지만 양극화 현상 시작

8.31대책은 집값은 안정화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지난 2003년 10.29대책 이후 처럼 즉각적인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올 5월 이후 '보유세 공포'가 현실화되면서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집값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는 재건축과 같은 투기성향이 뚜렷한 종목에 대해서만 효과를 드러냈을 뿐 강남권 등 정부가 만들어낸 '버블세븐' 지역의 집값 추이는 여전히 '위기에 강한' 위력을 나타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 스피드뱅크가 2005년 8월 31일 이후 1년간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 가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분당, 일산 등 5대 신도시 지역 아파트 가격은 평균 16.12% 상승했으며 서울지역(10.18%), 경기지역(7.18%) 등도 상승폭이 컸다. 다만 서울, 경기지역보다 주택시장의 인기가 낮은 인천광역시는 2.07%로 수도권 중에서 유일하게 안정세를 기록했다.

또 지방 아파트 매매 시장은 안정세를 기록했다. 부산광역시 0.17% 대전광역시 0.88%, 경상남도 0.09%, 제주 0.62% 각각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타 대부분 지방지역 매매가 상승률도 대부분 1% 내외에서 안정됐다. 이 같은 상승세는 2003년 10.29 대책 이후 2년간 아파트 가격이 안정세를 보인 것과 상반된 결과. 즉 집값을 잡는데는 성공했지만 뚜렷한 양극화현상을 불러온 것이 8.31대책의 부산물인 셈이다.

물론 정부는 양극화현상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도 강남 등 '투기세력'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시장상황이 어려울 때 일수록 기존 인기지역에 대한 쏠림현상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정부가 몰랐다면 억지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일부 지역의 경우 강남 등 버블세븐의 집값 상승에도 자신들의 집값은 오르지 않는 점에 대한 박탈감을 느끼게 됐고 이는 담합이란 현상으로 나타난 바 있다.

◆부동산 거래시장은 '파리만..'

8.31대책은 서민주거안정, 공급확대, 가수요 차단 등 다양한 '카피'문구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 8.31대책의 요는 부동산 제세금 강화에 따라 개발이익, 부동산 시세차익을 투기꾼이 아닌 정부가 가져가기 위한 정책으로 축약할 수 있다. 지난 10.29 대책때 처음 터진 실거래가 6억원 이상 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한 1가구1주택 비과세 폐지에 이어 2주택자 양도세 50% 과세 등은 투기꾼들의 시세차익을 뺏는다는 당초 목적을 달성하기보다는 거래시장을 초토화시켰다. 국민은행의 거래 활발성 조사에 따르면 올 6월 거래활발성은 0.6으로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에 머물렀다. 특히 실거래건수를 감안할 때 올 7월과 8월의 거래활발성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시장 마비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최근 몇 년간 집값 상승세가 크게 일어났다는 것. 하지만 정부가 양도세를 강화하면서 내야할 돈이 지나치게 많아졌다는 게 문제다. 실제로 서울 강남의 46평형 아파트를 1995년 3억원에 매입했다가, 2006년에 17억원에 판다면 양도소득세는 무려 2.5억원에 이르러 기타(취등록세, 중개 수수료 등) 비용 6000만원 소요. 자산가치 17억원 수준이 3억원이 감소한 14억원 수준이 된다.

이에 따라 투기목적이 다분한 재건축과 달리 '강남에 산 죄' 밖에 없는 1주택 장기보유자로선 마른 하늘에 벼락과 같은 양도세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 대치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는 오른 양도세 만큼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 믿고 있는데, 여러차례 정책 실험을 통해서 이같은 결과는 이뤄지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는 것을 정부만 모르는 척 하는 것 같다"며 "집을 옮기고 싶어도 양도세가 내리지 않는 한 집을 넓혀 가는 선순환도 차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는 국세인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했고 8.31 대책으로 과세표준을 당초 기준시가 9억원에서 공시가 6억원으로 내리고 과세비율도 2009년 1%까지 높일 계획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정부는 지방세인 취등록세는 과세표준이 실거래가로 바뀜으로 발생한 세금 증대에 대해 2%가량으로 세율을 낮춰줄 계획이다.

◆정부의 '굳은 신념'이 더 문제

이같은 문제점에 따라 8.31대책에 대한 여론은 친여권 시민운동가를 제외하면 실패했다는 의견이 많은 수를 차지한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부동산정책 기조 고수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는 상황. 즉 말 그대로 차기정부에서 바뀐다하더라도 현 참여정부는 바꿀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다수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가 '유연성'을 보일 것을 주문한다. 정책은 국민을 위해 있는 것이지 정권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란 게 이들의 이야기다. 따라서 실패한 정책에 대해서는 재고도 필요하며, 지나친 정부 기능의 확대는 자본시장의 자연스런 흐름을 거스릴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박용석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권은 "현재 거래건수 만으로 양도세 과세가 거래시장을 마비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부동산 투기와 무관한 1세대 1주택 실수요자의 양도소득세를 실질적으로 경감하여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유도하고, 선의의 주택 소비를 촉진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트럼프, 고유가에 초조…“호르무즈 미개방시 이란 발전소 초토화”
  • 차기 한은 총재 후보자에 신현송 BIS 통화경제국장
  • 부동산 정책 신뢰 확보부터⋯李 대통령, ‘다주택 공직자’ 배제 지시
  • 불붙은 유가, 흔들린 금리…미국 연준, 인상 갈림길
  • 단독 공공기관 운영 컨트롤타워 ‘공공정책위원회’ 신설 초읽기
  • 보랏빛 물들인 K뷰티‧패션‧호텔도 인산인해...팬덤 매출 ‘껑충’[BTS 노믹스]
  • 韓 증시에 드리운 ‘버블’ 그림자…과열 경고 속 엇갈린 전망
  • 고유가에 외국인 매도까지⋯은행 창구 환율 1530원 넘었다
  • 오늘의 상승종목

  • 03.2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3,264,000
    • -2.59%
    • 이더리움
    • 3,129,000
    • -3.19%
    • 비트코인 캐시
    • 703,500
    • +0.36%
    • 리플
    • 2,101
    • -2.73%
    • 솔라나
    • 131,300
    • -2.81%
    • 에이다
    • 386
    • -2.53%
    • 트론
    • 470
    • +1.51%
    • 스텔라루멘
    • 240
    • -3.61%
    • 비트코인에스브이
    • 21,220
    • -2.26%
    • 체인링크
    • 13,220
    • -2.94%
    • 샌드박스
    • 117
    • -2.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