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사사(社史) ‘SK 50년 패기와 지성의 여정’ 발간

입력 2006-09-03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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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의 모태가 된 선경직물 공장은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의 마차로 자갈을 날라 세워진다.

이용진 전 선경직물 전무는 “요즘에야 건설회사가 공장을 짓지만 1953년 선경직물 공장은 종업원들이 최종건 회장의 마차를 이용해 5㎞ 떨어진 광교천에서 돌과 자갈을 날라 만들었다”면서 “무거운 앵글이나 파이프도 모두 종업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나르는 등 수원공장은 창업주와 종업원이 손으로 만든 공장이었다”고 회고한다.

고 최종현 회장이 1962년 11월 10여 년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선경직물 부사장으로 취임하면서 SK는 패기(최종건)와 지성(최종현)의 쌍두마차 체제를 갖춘다. 최종현 회장은 수직계열화 완성, 정보통신 사업 진출로 두 번의 큰 도약을 이뤄낸다. 손길승 전 SK 회장은 1965년 12월 SK에 먼저 입사한 대학동기 이순석 전 사장의 권유를 받고 최초의 대졸 신입사원으로 SK에 합류한다.

SK그룹은 1953년 3월 전쟁으로 폐허가 된 선경직물 공장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을 시작으로 매출 60조원의 국내 굴지의 그룹으로 성장하기까지 50년 동안의 과정을 소개한 사사(社史) ‘SK 50년 패기와 지성의 여정’을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1380여 쪽 분량의 사사는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이 선경직물을 인수해 SK그룹을 일으키는 ‘맨손의 창업’편을 시작으로, 최종현 회장이 선경직물 부사장으로 SK에 합류하는 ‘패기와 지성의 만남’편, 울산 정유공장을 완공하면서 수직계열화를 이루는 ‘수직계열화의 완성’편,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하는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의 두 날개’편 등 7부 22장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사사에는 2003년 그룹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SK 100년의 토대를 마련하고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행복추구경영 등 최태원 회장의 경영철학도 자세히 담겨 있다.

시대순으로 정리된 사사에는 전·현직 임원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 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다양한 일화가 담겨 있다. 수 백장의 자료사진 및 인물사진 중에는 1962년 11월 선경직물 수원공장 준공식에 최종건 회장과 최종현 회장이 참석하는 사진 등 그 동안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던 사진 등도 게재됐다.

퇴직 임원들의 인터뷰 코너에는 다양한 사연이 담겨 있다. 박영수 전 ㈜선경 사장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자신의 입국 사실이 회사에 알려지면서 부도를 겨우 막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뉴욕 지사장으로 근무하던 중 회사 부도를 막기 위해 미국에서 300만 달러를 빌려 1972년 1월1일에 입국했습니다. 너무 급히 오느라 회사에 입국 사실을 알리지 못했고, 대연각빌딩 화재 이후 선경 본사가 어디로 옮겨졌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연휴가 끝나기 전까지 자금을 전달하지 못하면 회사는 부도가 날 판이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내가 1972년 입국한 첫 한국인이라고 라디오에 방송이 되면서 회사가 나의 입국 사실을 알게 됐고, 사장님이 집으로 전화를 하셔서 무사히 돈을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최종현 회장의 기술에 대한 집념도 자세히 묘사돼 있다. 최종현 회장은 1965년 까칠까칠하면서도 통풍이 잘되는 이른바 ‘깔깔이’ 원단을 시행착오를 거쳐 직접 개발했다. 식당 종업원이 입고 있는 ‘깔깔이’ 원단을 본 뒤 일본 이토추사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으려 했으나 이토추사측이 거절하자, 원사에 가하는 압력과 가열온도, 가열회수 등에 대해 무수한 시험을 거쳐 최적의 조건을 찾아낸 것이다.

최종현 회장은 1974년 선경합섬 생산부에서 시행했던 품질관리 운동인 BEST 운동을 그룹전체로 확대하는 등 현재 SK의 경영관리체계인 ‘SKMS’를 하나씩 정립해 나갔다. 최종현 회장이 BEST 운동의 기본이념으로 삼은 ▲자기계발과 자기혁신으로 모든 것을 개선해 나간다 ▲하고자 하는 마음만 먹으면 안될 것이 없다. 우선 하면서 배운다 ▲서로의 장점을 찾아 길러주어 신뢰하는 직장을 만든다는 등의 5가지 사항은 현재의 SKMS의 의욕관리 모태가 됐다.

SK 기업문화실 권오용 전무는 “SK 50년사는 SK의 시련과 영광, 미래비전을 생각하는 중요한 자료”라고 말하고, 옛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앞으로 SK그룹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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