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미국’도 소득 불균형 심화...‘톱 1%’ 현금 36% 보유

입력 2014-08-09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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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보유자금 급증...美 법인세 반발 등 도피성 M&A도 늘 듯

기업의 소득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주요 18개 기업이 지난 2013년 기준 전체 기업의 현금 자산 36%를 보유하고 있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를 인용, 블룸버그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비율은 2009년 27%에서 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하위 80%의 기업이 보유한 현금 자산은 11%에 그쳤다.

자산 보유 ‘톱 1%’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해 구글 코카콜라 애플 포드와 같은 다국적 기업이 포함됐다.

이들 기업은 해외 매출을 통한 수익이 급증했다. 높은 법인세와 송금세율에 따라 해외 사업 비중이 높아졌고, 현지에서 보유하는 금액이 많아진 영향이다.

이번 보고서 작성을 이끈 앤드루 창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은 개인과 달리 ‘톱 1%’에 오르고 싶어하지 않는다”라면서 “현금 비중이 커진 것은 미국의 세금정책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해외 자금은 계속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의 법인세율은 최고 35%로 주요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본사를 미국에 둔 다국적 기업들의 이 같은 행보는 미국 시민은 물론 정부에도 큰 손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 의회는 기업들이 본국으로의 송금을 꺼리면서 연 834억 달러 규모의 세금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해외 자금을 마냥 보유하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톱 1%’에 포함되는 거대 의료기기업체 메드트로닉은 130억 달러의 해외 자금을 인수·합병(M&A)에 투입할 계획이다.

메드트로닉은 M&A에 성공하면 본사를 해외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통신은 전했다.

창 애널리스트는 ‘톱 1%’가 보유한 현금의 83%는 해외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과 시스코시스템스 등 '현금 부자'들은 풍부한 해외 자금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배당금 지급 등을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초저금리 정책을 지속하면서 자금조달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애플과 시스코는 각각 해외에 300억~400억 달러의 자금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 경제의 회복에 따라 연준이 긴축 고삐를 당기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실세금리 상승으로 미국 내 자금조달 부담을 높이게 되고, 미국 기업의 해외 M&A를 가속화하는 배경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 다국적 기업이 해외에서 올린 이익은 지난해 1조95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11.8%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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