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 뜬금없이 웬 감자?

입력 2006-08-24 11:03 수정 2006-08-2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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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악재’, 중장기 ‘중립’... 일관성 없는 정책은 ‘문제’

프라임그룹 계열의 한글과컴퓨터가 5대1 무상감자를 추진한다는 소식으로 주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반기매출 200억원을 달성하고, 25억원 순이익도 거두는 등 견실한 사업성과를 보여주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감자 결정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심리도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투자심리의 '바로미터'인 주가도 이를 반영하는 듯 24일 코스닥시장에서 한글과컴퓨터는 전일대비 10%가 넘는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5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를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글과컴퓨터의 발행주식수는 종전 1억1496만4249주에서 2299만2849주로, 자본금은 607억여원에서 121억여원으로 줄어든다. 이번 무상감자는 오는 10월11일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11월15일을 기준일로 이뤄진다.

▲회사측 "악재아니다" 홍보

한글과컴퓨터는 감자 결정 이후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무상감자 결의는 창사 이래 최대 경영성과 회사 가치 높이기의 일환"이며 "감자 후 과도한 총 발행주식수가 줄어 주당 순자산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등 주주가치가 증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도자료에서 백종진 한글과컴퓨터 사장은 "기존의 무상감자를 시행한 회사들은 누적적자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목적이 대부분이었으나 한컴의 경우는 최근 4년간 연속 흑자 경영을 이루는 등 창사 이래 최대 경영성과를 이어가고 있어 사례가 전혀 다른 경우"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단기 악재, 중장기 중립"

국내증권사에서 한글과컴퓨터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감자 결정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악재, 중장기적으로는 기업가치에 중립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오재원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무상감자가 가져다주는 부정적 이미지가 주가 급락세를 연출하고 있다"며 "그러나 한글과컴퓨터는 매출 등 회사 규모에 비해 그동안 자본금이 너무 컸다는 점에서 이번 감자는 이러한 기형적인 구조를 바로잡는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정 SK증권 연구원도 "과도한 자본금 규모를 줄이면서 재무구조의 모습을 좋아보이게 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이번 감자 결정이 단기적으로는 심리적 악재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회사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관성 없는 회사 정책은 '문제'

한글과컴퓨터는 2004년 12월 액면가 500원을 5000원으로 병합했다. 그러나 1년 뒤인 지난해 12월에는 다시 액면가 5000원을 500원으로 분할했다. 이에따라 기존 1078만4091주였던 총발행주식수는 1억784만910주로 급증했다. 거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액면분할 이후 8개월여 만에 '과도한 발행주식수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감자를 결정했다. 회사의 정책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다.

오재원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이러한 모습은 정책상 일관성이 부족한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증권전문포털 팍스넷 게시판에도 이러한 회사측의 정책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와관련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그동안 액면 병합·분할 등을 실시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 "실적이 좋은 지금 감자를 단행하는 것이 시장의 오해를 줄일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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