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최저인데… ‘4대 명품’ 올 들어 모두 가격 올렸다

입력 2014-07-2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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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소비세 앞세워 가격 인상, 사회공헌은 불합격

프라다 사피아노 177만→244만 37.9%↑… 에르메스 켈리백 3번 인상 42.2%↑

수익 대부분 본사로… 기부금·사회공헌 ‘찔끔’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이 끝없이 치솟고 있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이 상반기에 가격을 올린 가운데 최근 이탈리아 명품 프라다가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흔히 거론되는 ‘4대 명품’이 올 들어 모두 가격을 인상했다. 이들은 인건비와 개별소비세 등을 가격인상 카드로 내세웠지만, 최근 원·달러 및 원·유로 환율 수준을 감안하면 인상률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개별소비세 뭐길래… 가격은 고공비행= 프라다가 이달 들어 국내 판매 가격을 인상했다. 작년 12월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상한 지 6개월 만이다. 최근 환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인건비와 개별소비세 등을 내세워 가격을 올린 것.

인기가 높은 핸드백의 인상률은 5~10%로, 프라다를 대표하는 사피아노·고프레 라인 등이 모두 가격이 상승했다. ‘사피아노(BN2274)’는 작년 12월 인상된 데 이어 이번에 244만원으로 3.85% 다시 올랐다. ‘고프레 체인백’은 231만원에서 252만원으로 9%(21만원) 정도 인상됐고, 지갑 가격도 평균 3만~5만원씩 상승했다.

프라다코리아 측은 “글로벌 본사의 방침에 따라 1년에 두 번 정도 가격 조정을 하는데, 원자재 값 상승에 따라 가격을 인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다까지 가격인상을 하면서 올해 대부분 유럽 명품 브랜드 제품의 가격이 올랐다. 1월 에르메스가 평균 4.6% 인상한데 이어 3월에는 루이비통이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7% 올렸다. 이어 6월 샤넬이 가방·지갑 등의 제품 가격을 평균 10% 인상했다.

이들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인상 카드로 내세운 것은 개별소비세다. 올해부터 적용된 세법 개정안에 따라 수입가격 200만원 이상 가방에 대해 200만원 초과분의 20%가 개별소비세로 부과된다. 200만원 초과 금액의 20%를 개별소비세로 부과하고, 개별소비세의 30%를 다시 교육세로 추가해 실질적으로 26% 세금이 더 붙게 된다.

그러나 수입 원가에 영향을 주는 환율을 반영하면 가격인상률이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사피아노는 2012년 1월 177만원에서 시작해 196만→206만→224만→235만원으로 올랐다. 이번에 3.85% 다시 올라 2년 새 인상률은 37.9%에 달한다. 에르메스의 대표적인 핸드백인 켈리백(35㎝) 역시 2년간 3차례 가격을 인상, 42.2%나 비싸졌다.

한 MD(상품기획자)는 “그동안 해외 유명 브랜드들은 ‘환율 변동’과 ‘원자재·인건비 인상’을 가격 인상 이유로 꼽았지만, 환율이 하락했을 때 가격 인하에 나섰던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개별소비세로 무장해 국내에서 콧대 높은 장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4대 명품의 가격 인상이 마침표를 찍으면서, 주요 명품 브랜드 역시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는 “본사의 내부 방침을 따른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서 떼돈 번 ‘배부른 명품’, 사회공헌은 불합격=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을 ‘봉’으로 보는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들이 꾸준한 고배당 정책으로 수익의 대부분을 외국 본사에 보내고 있어서다. 반면에 국내 사회공헌 활동이나 기부금에는 인색한 모습이 역력하다.

스와치그룹·시슬리·불가리 등 4개 업체는 지난 5년간 기부금이 0원이었다. 프라다는 작년에 849만원의 기부금을 냈다. 2012년 0.0048%에 불과하던 매출액 대비 기부금 비중은 지난해 0.0024%로 더 떨어졌다.

이들 명품 브랜들의 배당 성향(당기 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은 평균 70% 이상이다. 국내 기업이 20% 미만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프라다코리아는 지난해 본사에 800억원을 지급해 배당 성향이 128%에 달했다. 오메가 등 명품 시계 브랜드를 보유한 스와치그룹코리아는 205억원(배당 성향 78.7%), 페라가모코리아는 64억원(79.3%), 한국로렉스는 40억원(49.6%)을 각각 본사에 송금했다.

루이비통과 에르메스, 샤넬의 한국 지사는 감사보고서 제출의무가 면제되는 유한회사로 전환해 실적과 기부금 내역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 규모로 한국은 세계 여덟 번째 명품 시장이 됐지만, 비쌀수록 잘 팔리는 나라라는 인식이 강해 기부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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