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밥그릇부터 챙기자"

입력 2006-08-0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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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회상장기업, 경영권 방어조항 앞다퉈 도입…이사 연봉도 높여

기존 상장 기업을 발판 삼아 증시에 우회상장기업들이 앞다퉈 경영권 방어조항을 도입하고 있다.

기업의 새 주인 입장에서 향후에 있을지 모르는 또 다른 경영권 위협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우회상장의 '숙주'가 되는 기업들이 대부분 부실기업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회사 정상화나 주주가치 제고보다는 '내 밥그릇 챙기기' 부터 나서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이사보수 총액을 높이거나 퇴직금 지급 조항을 만드는 곳도 있다. 통상 경영권 변동이 있게 되면, 인수자 측의 인물로 이사진이 대폭 교체된다는 점에서 이 역시 밥그릇 챙기기의 일환으로 지적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선물거래소 등에 따르면 텔레윈, 디지탈디바이스, 퓨쳐시스템, 남선알미늄 등 최근 경영권 변동 또는 대주주 지분 매각이 있은 기업들이 주주총회를 열어 '황금낙하산' '초다수결의제' '이사상한선 제한' '집중투표제 배제' 등 경영권 방어 조항을 잇따라 만들고 있다.

청도 소싸움 운영업체 한국우사회가 우회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업체 텔레윈은 지난 7일 임시주총을 통해 이사선임 요건을 강화하는 '초다수결의제'와 적대적 M&A에 의한 임원 퇴직시 100억원의 퇴직 보상금을 지급토록 하는 '황금낙하산' 조항을 통과시켰다. 집중투표제는 배제키로 했다.

이에따라 이번 주총과 이사회에서 텔레윈('불스'로 사명 변경 예정)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희준 한국우사회 사장은 향후 M&A 위협을 줄인 동시에,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거액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텔레윈은 또 황금낙하산 규정과 별도로 이사급 이상의 임원에 대한 퇴직금 지급 규정도 마련했다.

장외업체 광섬유제조업체 누비텍이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우회상장을 추진하는 시큐리티KOR도 7일 임시주총에서 기존 정관에 있던 황금낙하산 조항을 강화하고, 이어 이사회에서 김영근 누비텍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지난달 장외 M&A컨설팅 업체 CCG컴퍼니의 장성수 사장이 경영권을 인수한 디지탈디바이스는 오는 21일 주주총회에서 이사해임 요건 강화, 황금낙하산 도입, 이사수 상한선 제한 등 다양한 적대적 M&A 방어책을 도입할 예정이다.

장외 나노기술개발업체 디지탈바이오테크놀러지와 주식교환을 실시키로 한 퓨쳐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오는 17일 주총에서 해임 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초다수결의제'를 담은 정관 변경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퓨쳐시스템의 이번 주총에서는 장준근, 박진형, 조한상, 정찬일 씨등 디지탈바이오테크놀러지 측 인사들에 대한 이사 선임안와 스톡옵션 부여안도 상정돼 있어, 원안대로 안건이 모두 통과된다면 이들은 '안정적인 이사직 보장'과 '스톡옵션'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게 된다.

상장기업간 M&A에서도 '밥그릇 챙기기'는 예외가 아니다.

지난 6일 코스닥기업 제이엠피에 피인수된 남선알미늄은 오는 11일 주총에서 '초다수결의제'와 '황금낙하산' 조항을 신설할 계획이다. 또 이사보수 한도를 종전 2억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두배 늘릴 방침이다.

이번 주총에서는 제이엠피의 김덕수 부회장과 한찬면 부사장의 이사 선임건도 상정돼 있어, 이들 역시 고스란히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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