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

입력 2014-07-0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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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다카시 ‘내가 공부하는 이유’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를 하라.” 사이토 다카시가 쓴 ‘내가 공부하는 이유’의 핵심 메시지다. 일본 메이지대의 괴짜 교수로 통하는 사이토 교수의 책으로 분량이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인생의 깊이를 갖지 않으면 좀처럼 나올 수 없는 책이다.

그는 젊은 날 죽음의 문턱까지 가 본 사람이다. 그전까지는 인생을 마라톤이라고 생각했다. 최소한 어디까지는 뛸 수 있는 것으로 말이다. 하지만 젊은 날 불시에 찾아온 죽음의 그림자는 그의 인생관을 완전히 바꿔 놓고 만다. 시작은 있지만 누구든지 중간에 인생 마라톤이 예고도 없이 중단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가슴 깊이 깨우치게 된다. 그가 죽을 고비를 넘긴 이후 깨달은 삶의 진실은 이렇다.

“처음부터 모든 사람이 반드시 뛰어야 할 정해진 거리나 목표 같은 것은 없다. 죽기 직전까지 자기만의 인생 목표를 정해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였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은 결승점을 1등으로 통과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결승점을 무엇으로 할 것인지를 정하고 거기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만의 결승점을 정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런 질문은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로 연결된다. 이렇게 질문이 꼬리를 물면서 그는 성공이나 실패는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우친다. 무엇을 하든 그 과정 동안 성실하게 최선을 다했고 그래서 후회가 없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후회 없이 성실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으로 그가 선택한 것은 언제 어디서나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를 생활화하는 것이었다. 그의 결론은 “그 어떤 순간에도 후회 없는 삶을 사는 방법은 오직 공부뿐”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그는 공부와 관련된 자신의 경험담을 담담하게 털어놓는데, 이 가운데서도 자기에게 최적의 결과를 가져다주는 공부법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공부라는 용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사람들이 공부를 쉽게 포기해 버리는 이유를 시험과 성적으로만 평가되는 공부를 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공부에 대한 생각을 다시 정립해 보라고 권한다. 그에 따르면, 공부에 대한 관점은 세 가지 생각으로 재정리해야 한다. 첫째, 스스로 공부의 방향과 목표를 정하는 것이 진짜 공부의 시작이다. 스스로 공부의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공부의 시작인 것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 피해야 하는 것은 “남들이 하는 거니까…”라고 생각해 남들이 읽는 책이나 남들이 하는 공부법을 무작정 따라하는 것이다. 둘째, 공부는 배신하지 않는다. 진지하게 한 공부는 버릴 것이 없다. 셋째, 잠깐 열심히 하는 것보다 조금씩 오래 하는 것이 낫다. 저자는 하루에 2~3시간 공부하기보다는 하루에 30분씩이라도 꾸준하게 하라고 권한다.

저자가 말하는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수단으로써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 그 자체가 목적인 공부를 말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고민을 상담하는 젊은이들에게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를 하라고 충고하면 대부분 처음에는 낯설어하고 어려워한다. 호흡이 깊어지는 공부를 강조하는 이유는 차차 내공이 쌓이고 목적과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수단이나 도구가 되는 실용 공부도 한결 손쉽게 할 수 있게 된다.

짧은 실용서이긴 하지만 공부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해서도 울림이 있는 교훈을 담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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