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버티기’ 오래 못 갈 듯… 청와대도 ‘낙마’ 가능성 대비

입력 2014-06-1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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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순방 전 ‘임명안 서명’ 하려다 ‘보류’로 돌아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커져가는 사퇴 압박 여론에도 ‘나홀로 버티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여당 내에서마저 문 후보자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늘고 있는 등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좌장격인 서청원은 17일 “문 후보자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라고 압박에 나섰다. 그동안엔 “훌륭한 분”이라고 추켜세웠던 서 의원이지만, 문 후보자에 대한 악화된 여론이 자칫 7.30재·보궐선거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고 한다.

청와대도 애초 이날 오후 6시 이전까지 문 후보자에 대한 임명안과 인사청문 요청서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끝내 실행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박 대통령의 일정이 늦어져 해당일 승인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18일 중 박 대통령의 서명이 이뤄지는 대로 임명안을 제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문 후보자는 이날 퇴근길에 “박 대통령이 해외 일정에 쫓겨 시간을 낼 수가 없다고 들었다”며 “시차가 있어 오늘밤에는 어려운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상황의 심각성을 감안해 서명을 보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순방을 떠나기 전 문 후보자 임명안에 서명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이미 한 차례 서명을 미룬 셈이다.

또 실시간 전자결제 준비가 돼 있는 상황에서 바쁜 일정 때문에 서명 기회를 놓쳤다는 것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서청원 의원까지 나서 문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국민정서도 ‘부적격 후보’라는 것이 드러난 만큼 박 대통령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스스로 문 후보자 임명을 철회하기에는 부담이 적지 않다”며 “임명안에 사인하지 않은 데에는 문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나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묻어있는 것인데 문 후보자가 이런 대통령의 의중을 읽지 못하고 버티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와대는 문 후보자가 ‘낙마’하는 최악의 사태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비해 후임 총리까지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문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이 표결까지 가더라도 승산이 없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라며 “청와대가 이미 후임 총리를 물색하고 검증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문 후보자가 물러날 경우 현 정부 들어 총리후보자만 세 번째 낙마로 기록된다. 인사책임자인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한 책임론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문 후보자가 버티더라도 여권 내부 갈등만 확산시킬 가능성이 높아 임명안 서명을 앞둔 박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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