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의 장동건, ‘우는남자’로 응축 에너지 폭발

입력 2014-05-30 21:4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우는남자

‘벼랑 끝’이 주는 어감이 거슬린다면 작은 언덕 정도로 해두자. 어차피 '우는 남자'의 곤은 벼랑 끝에 몰린 인물이다만…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스타 장동건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스타’ 장동건이 이토록 악을 쓰고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는 이유를 알 수 없을 테니.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마지막 승부’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장동건의 드라마 행보는 그를 스타로 살게 하기에 충분했다. ‘모델’ ‘의가형제’ ‘이브의 모든 것’… 가장 최근 ‘신사의 품격’까지. 단연코 안방극장에서의 장동건은 가장 빛나는 별 시리우스다.

그렇다면 영화로 넘어가보자. 2001년 ‘친구’ 성공으로(인지 아닌지 몰라도) 줄곧 스크린에 애정을 쏟아왔지만 2003년 원빈과 함께 출연한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었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후광을 받으며 기대를 모았던 ‘태풍’이나 천문학적인 제작비로 주목 받은 ‘마이웨이’ 모두 스케일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둔 탓에 배우 장동건의 내면에 상처 아닌 상처를 냈으리라는 짐작이다.

우는남자

그렇다. 장동건의 영화 성적표는 그의 빛나는 스타성에 미치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그 때문일까? 장동건은 주연작마다 자신을 혹사시켜 온 것처럼 보인다. ‘태풍’ ‘문극’ ‘마이웨이’. 이 작품들이 몸을 혹사 시켰다면 ‘워리어스 웨이’와 ‘위험한 관계’는 배우에게 중요한 대사, 즉 언어의 벽을 넘어야 하는 훈련이 필요했다. 그리고 ‘우는 남자’. 그 동안 여러 작품에서 훈련해 온 신체적 단련과 외국어 대사를 소화해야 하는 연기적 능숙함을 동시에 버무려야 하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 동안 스스로를 혹사시킨 장동건에게 달콤한 열매가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언론시사회를 열고 세상에 첫 선을 보는 ‘우는 남자’에서 장동건은 딜레마에 빠진 킬러 곤을 연기했다. 어릴 적 사막에 버려져 킬러로 길러진 곤은 어느 날 타깃을 처리하던 중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른다. 그 기억은 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다. 그리고 조직을 떠나려던 순간, 그에게 내려진 마지막 미션은 모국인 한국에서 이행해야 한다. 하지만 곤. 마지막 타킷인 그녀를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없는 처지에 놓였다.

영화 ‘아저씨’로 스타일리시한 액션 장르를 선 보였던 이정범 감독이 언뜻 보면 비슷하되 자세히 보면 많이 다른 작품 ‘우는 남자’로 다시 한 번 날 선 액션 영화를 보여주었다. 여전히 거칠고 남성적인 연출이었지만 ‘우는 남자’는 좀 더 섬세하고, 좀 더 흥미롭게 만들어졌다. 곤 역할에 장동건을 염두에 두고 준비 했다는 이 감독은 “자신의 일에 대한 회의감, 벼랑 끝에 서 있는 남자의 느낌을 장동건이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는 확인이 있었다”고 말한다.

우는남자

‘아저씨’의 원빈이 맨몸 액션을 위시했다면, ‘우는 남자’의 장동건은 총기 액션이다. 이를 위해 그는 “촬영 5개월 전부터 하루 4~5시간 씩 일주일에 4일을 꼬박 액션 연습에 매진했으며, 이도 모자라 무술감독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FBI 특수요원 교관에게 직접 사격을 배웠다”고 말했다.

마치 각오라도 한 듯, ‘우는 남자’에 그 동안의 필모그라피를 응축이라도 시키듯, 장동건은 강력한 존재감으로 ‘주연배우’라는 뻔 한 수식을 압도하며 영화를 이끌어갔다. 그의 강력함이 여자 배우 김민희를 더욱 더 나약하고 상처 받은 엄마로 보이게 했을 정도니.

그 동안 장동건 작품에서 보여준 캐릭터의 면면들이 겹쳐지면서, 혹은 전혀 낯선 이의 모습처럼도 보이면서 ‘변신’이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의 미묘한 연기를 선보인 장동건 만으로도 ‘우는 남자’는 티케팅의 가치가 충분하다.

그러나 이 거친 남자, 메가폰을 잡은 이정범 감독의 위트는 주연배우 장동건을 잘 보조했다. 김희원 등 전작 ‘아저씨’의 여운을 ‘우는 남자’에 투영시키며 웃음을 준다. ‘레옹’의 마틸다는 그의 유일한 연인인 듯, ‘우는 남자’를 끌어가는 강력한 모티브는 사랑스럽지만 잔혹한 운명에 처한 소녀에게 맡긴다. 그로인해 눈물도 준다.

남자 중의 남자(일 것 같다. 연출을 보면) 이정범 감독과 배우 중의 배우 장동건이 만나 폭발적인 흥행 에너지를 갖춘 영화 ‘우는 남자’는 내달 4일 개봉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대통령실 "北 감내하기 힘든 조치 착수…대북확성기 방송도 배제 안해"
  • 단독 빨래 심부름 걸리자 보복성 인사 ‘갑질’…도로공사 지사장 고발
  • [유하영의 금융TMI] 6개 은행, ‘책무구조도’ 도입 앞두고 은행연합회에 매일 모이는 이유
  • 세계증시 랠리서 韓만 소외 [불붙은 세계증시, 한국증시는 뒷걸음 왜]①
  • "'딸깍' 한 번에 노래가 만들어진다"…AI 이용하면 나도 스타 싱어송라이터? [Z탐사대]
  • 중국, ‘우주굴기’ 중요한 이정표 세워…달 뒷면에 목메는 이유는
  • 이혼재판에 SK우 상한가…경영권 분쟁마다 주가 오르는 이유
  • “넘버2 엔진 시비어 데미지!”…이스타항공 훈련 현장을 가다 [르포]
  • 오늘의 상승종목

  • 05.31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5,200,000
    • +0.43%
    • 이더리움
    • 5,310,000
    • -0.09%
    • 비트코인 캐시
    • 647,000
    • +0.31%
    • 리플
    • 724
    • -0.69%
    • 솔라나
    • 231,600
    • -0.98%
    • 에이다
    • 632
    • +0.64%
    • 이오스
    • 1,136
    • +0.35%
    • 트론
    • 160
    • +1.91%
    • 스텔라루멘
    • 149
    • -0.67%
    • 비트코인에스브이
    • 85,200
    • -0.64%
    • 체인링크
    • 25,650
    • -1.16%
    • 샌드박스
    • 623
    • +2.6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