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신원호 PD “천재성 번뜩인다는 평가? 거듭된 회의 덕분이죠” [스타인터뷰]

입력 2014-05-13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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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호 PD(사진=장세영 기자 photothink@)

안녕하세요, CJ E&M 신원호 PD입니다. 제가 연출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2013)와 ‘응답하라 1997’(2012)이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아 무척 감사한 마음입니다. 많은 분이 제게 천재성이 번뜩인다고 평가해주시는데,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원래 KBS 2TV ‘남자의 자격’을 연출한 예능 PD 출신이에요. 그 때부터 호흡 맞춘 이우정 작가는 물론, 여러 제작진과 함께 지금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답니다. 일반적인 드라마 제작과는 달리, 기획부터 편집까지 다함께 무수한 회의를 거쳐 만들어내는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방식을 고스란히 적용한 셈이죠. 막내 작가의 의견이 좋다면 두말없이 반영하고, 촬영장에서도 저희 대본은 완성형이 아니랍니다.

저도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녜요. 예능 PD로서 입문 했을 땐, 카메라 앵글부터 조명까지 모든 게 제 계획대로 나와야만 했어요. 결과의 방향도 스스로 닫아놓았고요. 속으로는 모든 스태프가 제게 마이너스가 되는 사람들처럼 느껴져 괴롭기만 했죠. 하지만 점차 알게 됐어요. 제 머리 속 그림만으론 승산도 없거니와 연기자, 스태프 등이 주는 현장의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게 더욱 풍성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걸요. 더불어 현장 분위기도 좋아지고요. 하나의 협업인 셈이죠. 오늘날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작품의 원천이랍니다.

▲신원호 PD(사진=장세영 기자 photothink@)

지금 JTBC 김석윤 PD, tvN 이명한 제작기획국장처럼 KBS 예능의 기둥 같은 선배로부터 배울 수 있었던 것도 같은 예능 프로그램 PD로서 일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예능 PD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드라마 영상문법을 모르는 저지만, 1분 1초라도 시청자에게 충분한 재미를 줄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자는 게 초심이자 모토였고요. KBS 2TV ‘여걸 식스’ 속 ‘쥐를 잡자’ 코너처럼 자극적으로 흐르는 콘텐츠도 만들어봤지만, 이제는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고 돌이켜보면 가슴에 남는 게 있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또 다른 색깔의 자극이었습니다. 점차 나이가 들수록, 나쁜 사람, 불편한 것을 보고 싶지 않더라고요. 작품에도 그런 정서가 녹아들었나봐요. 그래서 현실에 겪어봤을 법한 캐릭터들로 가득한 저희 드라마엔 악역이 없답니다. 각각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는 설정으로 엮여있죠. 드라마가 불러일으킨 사투리, 복고 열풍도 예상했던 건 아니었는데, 많은 분이 좋아해주신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따뜻한 면을 드라마를 통해 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요.

저는 원래 어릴 적부터 영화 감독이 되길 꿈꿨습니다. 1968년도에 만들어진 스탠리 큐브 감독의 ‘스페이스 오딧세이’라는 영화를 보고 수없이 돌려보기도 했는데, 남들이 다 박수치는 영화인데 ‘그 이유는 뭘까’ 하고 너무나 궁금했기 때문이었죠. 그런 호기심과 집중력이 지금의 저를 이끈 것이라 생각해요.

여전히 영화 제작을 할 수 있길 꿈꿉니다. 하지만 발은 항상 PD에 닿아있을 거에요. 예능은 리얼버라이어티, 교양, 다큐까지 모든 걸 담고 있습니다. 그 때 익힌 넓은 스펙트럼이 역량으로 축적돼있죠. 앞으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뛰어들고 싶어요. 큰 웃음을 주는 예능을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고요, SF물, 사극도 생각해보고 있죠. 언제까지나 창작자로 남고 싶은 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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