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맥스·셀런 등 오펜하이머펀드 M&A 경계령

입력 2006-06-1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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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개 기업 주요주주 지분 확보…주가 꿈틀

지난 5월 11일. 전북은행 주가가 장 중 갑자기 요동쳤다. 원인은 2대주주인 미국계 오펜하이머펀드가 이 회사의 지분을 추가 매입해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루머였다.

이 소문은 한 외신의 보도가 확대해석된 것으로 결론이 모아졌지만,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도 놀라 듯' 칼아이칸의 공격을 받은 KT&G 사례를 경험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했다.

이처럼 오펜하이머펀드와 연관된 M&A 이슈가 최근 증권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 펀드가 집중 투자하고 있는 코스닥시장의 경우, 일부 기업들이 실제로 경영권 방어 전략 마련에 나서는 곳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휴맥스·예당의 최대주주로 부상

11일 금융감독원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오펜하이머펀드가 10%이상의 지분을 취득해 주요주주로 등극한 기업은 예당엔터테인먼트, 엠텍비젼, 만인에미디어 등 1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예당엔터테인먼트와 휴맥스는 경영진 측보다 오펜하이머펀드의 지분율이 높으며, 양측 지분율 격차가 10%P 미만인 곳도 모빌리언스, 셀런 등 5곳에 달했다.

오펜하이머펀드는 이들 기업에 대한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공시하고 있지만, 지분율 격차가 적은 기업의 경우 만약을 대비해 자체적인 방어수단을 마련하는 곳도 있다.

국내 셋톱박스 1위업체 휴맥스의 경우, 오펜하이머펀드의 지분율(13.79%)이 변대규 사장(11.88%)을 추월, 증권가 일각에서 M&A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대표적 업체다.

한 증권사 통신장비 담당 애널리스트는 "휴맥스는 기술력과 영업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M&A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이를 대비해서 휴맥스 측에서도 최대주주 지분을 포함해 25% 정도의 우호지분을 확보해 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 엔터테인먼트업체인 예당의 경우도 오펜하이머펀드의 지분율(16.50%)이 경영진(15.67%)을 앞서고 있어, 잠재적인 M&A에 노출돼 있는 상태다.

휴대폰결제서비스 업체 모빌리언스 역시 최대주주 지분율과 2%P로 격차가 좁혀진 오펜하이머펀드를 의식, 최근 자사주신탁계약 체결 등으로 지분 방어에 나서고 있다.

◆그린메일·블록딜, 충분히'가능'

유가증권시장 기업도 예외는 아니다. 인터넷프로토콜 텔레비젼(IPTV) 전문업체인 셀런의 경우, 최대주주인 디프로텍(12.6%)과 오펜하이머펀드(6.79%)의 지분율 차이는 5.8%P 정도다.

이 회사는 최근 김영민 사장이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디프로텍(페이퍼컴퍼니)에 현물출자를 단행했다. NH증권은 이와관련 "향후 디프로텍을 중심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추가적인 자금조달을 통해 계열사를 지배하는 동시에 경영권 방어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오펜하이머펀드가 다수의 지분을 보유한 업체들도 아직은 최대주주와의 지분율 격차가 있지만, 추가적인 지분 매입과 투자 성격등을 파악해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펜하이머펀드는 이들 기업에 대한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밝히고 있어, 당장에는 M&A 이슈가 본격 전개되지는 않을 것이란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그러나 시세차익을 추구할 수 있는 그린메일(경영권이 취약한 대주주에 고가에 지분을 되파는 방법) 등은 가능한 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오펜하이머펀드가 통신장비,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등 일부 업종에 중점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업종의 동종(경쟁)업체로의 지분 대량 매각 등도 배제할 수 없는 시나리오다.

김홍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펀드인 오펜하이머가 직접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것인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적다"며 "그러나 그린메일 또는 블록딜 등을 통해 M&A관련 이슈를 생산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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