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주의 새로고침] ‘수임료 후려치기’에 멍드는 회계법인들

입력 2014-03-2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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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지난해에 회계감사 했으니까 수고가 덜 들지않냐며 수임료를 흥정하면 ‘을’ 입장인 회계법인은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어요”

최근 12월 결산법인의 감사보고서가 속속 제출되고 있다. 10대그룹 중 LG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GS건설 등이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제출했다. 회계법인에게는 반가운 감사 시즌이지만 최근 몇 년간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물가는 오르고 기업의 감사 업무는 늘어나는데 수임료는 줄고 있기 때문이다.

회계법인은 크게 회계감사, 세무자문, 경영컨설팅 등을 통해 수입을 얻는다. 이 중 감사업무는 꾸준한 수입 중 하나지만 업무강도가 세고 노동시간이 길다. 재무제표 제출 기한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기한 내 감사보고서에 적힌 숫자들을 확인해야만 한다. 올해 감사했던 기업을 다시 맡는다고 일이 쉬워지는 것은 없다. 같은 회사일지라도 회계 이슈가 해마다 발생하기 때문에 매년 전쟁을 치른다.

가령 작년에 대법원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판시하면서 미사용 연차에 대한 보상, 퇴직급여 등이 영향을 받게 됐고, 이에 대한 적절한 회계처리가 이슈로 떠올랐다. 올해 금융계 가장 큰 이슈였던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건 역시 회계 이슈가 된다. 해당 카드사들은 2차 피해 발생시 100% 보상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로 인한 영향을 합리적으로 추정하여 회계처리 해야하기 때문이다. 회사 내부사정이나 영업이 일정하더라도 매년 새로운 회계이슈가 발생하는 예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매년 감사 업무 계약시마다 회계법인에 수임료를 흥정한다. ‘경기불황’ 혹은 ‘매년 했던 일이 아니냐’며 수임료 인하를 요구하는 것이다. 회계법인은 업계 경쟁으로 이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전문적인 업무를 위해 고급인력이 투입되면서도 울며겨자먹기로 기업의 무리한 요구에 응하는 것이 회계법인의 현실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회계법인을 변경한 기업의 감사수임료가 작년보다 평균 8.2%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4대 회계법인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4대 회계법인 중 한 곳에 감사를 맡기다 로컬회계법인으로 감사인을 변경한 비상장사는 평균 수임료가 25% 이상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모든 서비스는 그에 상응하는 값을 치뤄야 한다. 기업들이 외부감사 비용을 줄이면 자연스레 감사품질도 저하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이 같은 감사보고서로 가장 손해를 보는 사람은 기업이 아니라 회사 주주라는 점이다. 주주들이 공개된 감사보고서를 통해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자사 제품과 서비스가 정당한 가격을 받기 원하듯 회계법인에 합리적인 감사 수임료를 지불하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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