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大役事, 그 현장을 가다]세계 첫 ‘사장+현수교’ 공법… 장대교량 새 역사 세운다

입력 2014-03-2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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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보스포러스 제3대교’

이스탄불 시내를 벗어나 1시간가량을 달려 꼬불꼬불한 시골길과 언덕을 따라 들어가면 거대한 주탑이 안갯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은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이어주는 터키 보스포러스 해협으로 현장에서는 세계 최대 높이(322m)의 위용을 자랑하는 거대한 주탑 건설이 한창이다. 현대건설은 현재 터키 보스포러스 해협, 즉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역사적인 장대교량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한쪽은 유럽, 다른 한쪽은 아시아 대륙에 걸쳐 있는 이 주탑은 장차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할 교량, 바로 ‘보스포러스 제3대교’의 메인 기둥이다.

현대건설과 SK건설이 공동 시공 중인 보스포러스 제3대교는 전체 길이가 2164m, 주탑과 주탑 사이 거리(주경간장)가 1408m에 달한다. 사장교 기준으로는 전 세계에서 가장 길고, 현수교 기준으로는 세계 4위 수준이다.

주탑의 높이는 322m로 현존하는 사장교와 현수교를 통틀어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이 공사가 완료될 경우 극심한 이스탄불의 교통체증 역시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스포러스 해협의 교량은 1973년 영국과 독일 건설사가 지은 제1교량, 1988년 일본과 이탈리아 건설사가 지은 제2교량이 전부이다. 때문에 추가 교량 건설에 대한 논의가 오래전부터 진행됐지만 환경 파괴 논란과 예산문제로 지난해에야 제3교 입찰이 진행됐다.

이 입찰에서 현대건설과 SK건설은 미화 6억9740만 달러 규모의 보스포러스 제3대교 건설 프로젝트를 공동 수주했다. 특히 현대건설은 이 공사의 수주로 터키라는 신시장에 새로 진출하는 성과도 거두게 됐다. 3월 현재, 공정률 약 21%의 공사 초기 단계로 교량 주탑을 건설하는 작업이 한창이며 전체 공사는 2015년 말 완공 예정이다.

보스포러스 제3대교는 기존의 제1교, 제2교 기준, 중앙경간(Middle Span) 약 1.4배, 주탑 높이 약 2배가 넘는 대규모 공사로 왕복 8차선 도로와 복선철도로 구성되어 있다.

교량의 규모만으로도 단연 세계 최대 규모다. 아시아 측과 유럽 측에 놓이는 두 개의 주탑은 높이 322m로 세계 최대이며 교량 상판의 경우 폭 60m, 길이 1408m로 국제 규격 축구장을 약 11개를 만들 수 있는 면적에 해당한다. 취재진이 공사가 진행 중인 주탑의 100미터 지점까지 올라가보니 바닷바람과 산바람이 만나 눈을 뜰수 없을 정도로 거센 바람이 불어왔다.

특히 이번 공사는 기후적인 것보다 기술적인 어려움이 더 큰 공사다. 보스포러스 제3대교는 세계적으로 선례가 없는 ‘사장-현수교’ 방식으로 건설된다. 사장케이블을 주탑에 바로 묶어 교량 상판의 무게를 지지하는 사장교(斜張橋)와 주탑 사이 현수케이블을 연결하고 거기에 상판을 다시 묶어 차량 하중을 지지하는 현수교(懸垂橋) 방식을 하나의 교량 내에서 재현한 것이다.

이처럼 고난이도의 공사를 진행하는 이유는 이 다리가 도로와 철도로 동시에 사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긴 다리에 적합한 현수교는 바람에 취약한 반면, 사장교는 튼튼하지만 긴 다리에는 부적합하다. 보스포러스 제3대교는 자동차는 물론, 열차가 다녀야 하기 때문에 흔들림이 적어야 한다. 이를 위해 두 방식을 섞었다. 이에 따라 주탑과 주탑 사이 길이가 1150m인 울산대교의 경우 좌우 움직임이 12m에 이르지만 보스포러스 제3대교(1408m)는 2~3m에 불과하다.

실제로 장대교량 건설은 고난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첨단 기술력과 전문인력의 완벽한 조화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현대건설은 그동안 국내외 장대교량 건설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과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보스포러스 제3대교 공사에서도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현장소장 나영묵 상무는 “보스포러스 제3대교는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상징성을 지닌 장대교량으로 3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내에 공사를 준공해야 하는 도전적인 프로젝트다”면서 “하지만 현대건설이 가진 세계적인 수준의 초장대교량 기술력과 풍부한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공사를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2009년부터 건설교통 R&D 혁신사업인 초장대교량 사업단에 참여, 주경간 2㎞급 초장대 현수교 가설공법의 일환으로 조립식 평행선 스트랜드(PPWS, Prefabricated Parallel Wire Strand) 케이블 및 동 케이블 가설용 핵심장비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PPWS 케이블 가설공법은 기존 케이블 가설공법에 비해 향상된 품질과 주공정 공기(工期) 단축이 가능해 최근 그 활용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현대건설은 그동안 유럽 선진 건설회사의 독점 무대였던 유럽 건설시장에서 동서양을 연결하는 상징성을 지닌 터키의 보스포러스 제3대교를 시공함으로써 향후 유럽 건설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현대건설은 지난 2012년 총연장 36km의 해상교량인 쿠웨이트 자베르 코즈웨이(Jaber Causeway) 교량 공사, 2013년 터키 보스포러스 제3대교 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올해 미화 6억4800만 달러 규모의 칠레 차카오(Chacao) 교량공사를 수주함으로써 세계 장대교량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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